9. 서유구와 백과사전

전근대 백과사전의 특징

  • 유서, 유취, 잡고 라 하였다.
  • 어휘분류, 문헌용어, 식자교과서 등의 종류
  • 역사
    • 중국에서는 수당시대에 시작
    • 송나라 때 식자층의 증가와 인쇄술 진보로 발달하기 시작
    • 명나라 『영락대전』
    • 청나라 『고금도서집성』
    • 귀한 책들이기에 사신들이 얻어다가 조선에서 필사
    • 많은 책을 보유한 장서가들이 형성 → 먹물들이 뭉치는 구심점이 됨

서유구의 『임원경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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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구(徐有榘, 1764년 ~ 1845년)

서유구의 출신성분

  • 소론계 경화사족, 달성 서씨 명문가
  • 규장각 초계문신 - 많은 자료를 접할 기회. 정조의 명령으로 전국의 책을 모으고 주석을 수집
  • 북학파와 어울림
  • 조선 후기 박학풍의 성리학적 배경
    • 리일분수: 질료는 하나지만 형상은 여럿으로 나뉘어 있다
    • 격불치지: 사물 하나하나의 이치를 깨우쳐 이치에 도달한다
    • 성리학적 원리를 대전제로 하는 학문 경향
    • 발전형인 명물도수학(= 경제지학 = 경세학): 제도, 규범, 사물의 이치

임원경제지의 특징

  • 한국과 중국의 저서 900여 종을 인용해 엮은 것(주석은 없음)
  • 세계 전체를 다루지 않고, 향촌에 사는 사대부에게 필요할 만한 일들을 모아놓음
  • 고증학적 형식이 강함
  • 삽화의 사용

임원경제지의 저술 목적

  • 농사직설과 같은 책으로 착각할 수 있으나 일반 백성에게 필요한 그런 책이 아님
  • 사대부가 시골에서 자족적 삶을 살면서 뜻을 기르는 것에 목적 의도가 있다.
  • 벼슬을 하지 않을 때(재야 향촌에 있을 때)도 사대부는 세상을 구제할 방법을 생각하면서 시간을 때워야 한다는 문제의식
  • “중국에서 쓰는 바를 우리나라에 그대로 시행하면 어찌 장애가 없겠는가. 이 책은 오로지 우리나라를 위해서 쓴 것이다” → 근대적 민족성의 시작?

임원경제지의 ‘비실용’성

  • 화려한 문화생활(누각, 수상가옥, 고상한 취미 등)의 비중
    • 백성은 물론 웬만한 사대부도 이렇게 살 수는 없음(알려졌다간 욕처먹음)

실용이라는 개념

서양의 ‘실용’(프래그머티즘)

  • 이런저런 감성적 경향성의 만족으로서 행복이라는 목적 실현에 이바지하는 것

동양의 실용(實用)

  • 實은 허위의 반대말
  • 실용이란 참된 쓰임, 공허하고 거짓되지 않은 쓰임, 마음을 다해야 한다는 수양론
  • 실용이란 겉치레의 반대말

대소인을 막론하고 모두 게으르고 편안함에 습성이 되어서, 창칼을 몸에 휴대하고 겉치레만을 숭상할 뿐이다. 활을 들면 명중한다고 장담하나 실용은 볼 수 없고, 혹 시사할 때를 당하면 모두 어긋나고 마음대로 되지 않아서 움직일 때마다 법도(= 리)를 잃는 것이다.

홍대용, 『담헌서』 중 「권무사목서」

『임원경제지』의 실상 - 철저히 사대부를 위한 것

  • 삶의 질 향상? : 중국처럼 침대를 쓰자는 주장
  • 개발의 추진? : 중국처럼 광산 개발 하자는 주장
    • 여담 - 조선에서 광공업을 억압한 이유: 광산 노동자들은 일정한 연고지 없는 이들이 한 데 집결되어 있다는 성격상 반란세력의 병력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농후함(e.g. 홍경래)
  • 새 품종의 도입? : 중국의 희귀한 화훼 종자를 들여오자는 주장
  • 외국 산업과의 비교를 통한 국내 생산의 제고? : 중국과 일본의 아름다운 도자기를 들여오자는 주장
  • 서유구는 서양적 의미의 실용 뿐 아니라 동양의 이용후생 관념에도 일치하지 못함

조선 후기 백과사전 편찬의 진정한 목적

진실로 부류를 모으고 무리를 나누어서 사문의 범주를 종주로 삼되 격물치지의 학문을 보좌할 수 있는 자가 있다면 이 또한 성인의 무리이니, 탁 트인 학자가 힘쓸 일이다. 내 벗인 이성지는 재능이 뛰어나고 학문이 넓다. 늙은 나이에도 게으름을 피우지 않은 채 세상의 학자들이 명물도수를 화급히 해야 할 공부로 여기지 않다가 갑자기 닥치게 되면 고루함을 한스럽게 여기는 자들이 많은 것을 병통으로 여겼다.

김정견, 『재물보』 중 「재물보서」

  • 유교문화의 범주 안에서 성리학(격물치지의 학문)을 보좌하는 것이 명물도수학

격물궁리의 학문을 한다는 자들이 인체의 내외 형상과 장부 골육이 어떻게 생긴 지도 전혀 모르면서 건상곤여에 대해 공연히 말만 많으며, 높은 경지에 이르러 천고에 자기만한 자가 없다고 자만한다. 이는 대체 무슨 사리인가? 나는 이것이 부끄러워 다음과 같이 변증한다.

이규경, 『오주연문장전산고』 중 「인체내외총상변증설」

  • 성리학(격물궁리의 학문)을 하는 사람은 세상의 상세를 알아야 세상의 이치를 논할 자격이 있는고로 박학, 명물도수학을 지향해야 한다는 것
  • 결국 명물도수학이란 성리학에 대항하는 조류가 아니라 성리학의 격물치지 방법론의 일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