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은 매일 이 시간이 되면 밖으로 나갔다

동생은 매일 이 시간이 되면 밖으로 나갔다. 모두들 하루 일과를 정리하고 돌아와 편하게 쉬고 있을 시간에.

그녀가 어디로 가는지는 알고 있었다. 어떤 사람을 만나고, 어떤 일을 하고, 어떤 댓가를 받는지도. 그래서 납득할 수가 없었다. 부족한 것은, 전혀 없을 텐데.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동생은 딱 달라붙는 스커트와 와이셔츠를 입고 현관문에서 하이힐을 신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만은 달라야 했다. 나는 애써, 그녀의 이름을 불러 보았다.

"수진아."

동생이 몸을 흠칫 떠는게 느껴졌다. 오랜만에 부르는 이름이라 너무 어색하게 들렸다. 그건 그녀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왜."

어색한 침묵이 지나고 그녀가 대답했다. 머릿속이 하얗게 되는 것 같았다.

"잠깐 이야기 좀 해."
"나 바빠. 약속 있어."
"그거, 내가 한 거니까 안 나가도 돼."

그 말을 듣자마자 그녀는 날 돌아봤다. 화장끼 진한, 아직도 어색하게 느껴지는 그 얼굴에는 경악의 표정이 떠올라 있었다.

"알고 있었어?"
"응."
"언제부터?"
"몇달 전부터."
"알면서도 그동안 말 안하고 있었던 거야?"

대답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내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그녀는 말했다.

"그래서, 어쩌라고? 더러운 년이라고 욕이라도 하게?"
"그런 일은, 그만 해."
"언니가 무슨 상관인데!"
"잘못된 일이잖아, 그런 건…."

동생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녀는 눈을 똑바로 뜬 채 날 노려보았다.

"잘못된 일? 그래, 나도 알아. 그래서 어쩔건데? 저번처럼 여기저기 끌고 다니면서 '교정'이라도 하게?"
"그 이야기는 왜 꺼내는 건데…."
"언니 입장에서는 오히려 다행 아니야? 적어도, 그때보다는 훨씬 '정상적'이잖아?"
"나, 나는…."

입술을 깨물어, 터져나오려는 비명을 삼켰다. 악몽같았던 시간들이 되살아 나오는 것 같았다. 겨우 마음을 진정시키고, 나는 말했다.

"그만둬 줘, 제발. 언니로써 하는 부탁이야. 필요한 게 있다면, 뭐든 도와줄게. 혹시 돈이 필요하다면…."
"저번에는 그렇게 기겁을 하더니, 이젠 날 사고 싶어졌어?"
"내, 내 말은 그런 의미가…."
"아니라면, 꺼져. 일해야 하니까."

그 말을 남기고, 동생은 집 밖으로 사라졌다. 쾅, 하는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 멍하니 그곳을 바라보고 있다가, 나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에봉이에게서 영감을 받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