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

길바닥에서 문득 가면을 하나 발견했다. 새하얀 가면이었다. 눈, 코, 입은 있었지만 전부 따로 채색되어 있진 않았다. 그래서인지 눈을 뜬 건지 감은 건지 구분할 수가 없었다.

이런 곳에 웬 가면이 놓여있을까, 라고 생각하며 지나치려고 할때, 문득 등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녕하세요."

인사를 받았는데 그냥 지나가는 것도 예의는 아닌 듯 해서 나도 돌아서서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가면은 흡족한 듯한 미소를 지었다. 사실 표정은 변하지 않았지만 그렇게 보였다.

"어디 가시는 길입니까?"
"아,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입니다."
"학생인가 보군요."
"네, 그렇습니다."

가면은 잠깐 생각에 잠긴 듯한 표정을 지었다. 사실 얼굴은 변하지 않았지만 왠지 그렇게 보였다.

"그런데… 어… 아무튼 왜 길바닥에 누워 있는 거죠?"
"누구에게나 말하기 힘든 이유가 있는 법인 거죠."
"곤란한 상황에 처하셨나 보군요."
"그런 건 아닙니다만, 단지 좀, 부끄럽다고 할까요."

그렇게 말하고 가면은 난처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사실 얼굴은 변하지 않았지만 왠지 그렇게 보였다.

"아무튼 피곤하실텐데 이만 돌아가 보시죠."
"네, 뭐… 그럼 안녕히 계세요."

딱히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 않았기에 나는 인사를 하고 집으로 걸어갔다. 문득, 그 가면을 그곳에 누워있게 한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해졌다.


쉬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