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가 떴다!

1.

장천공 목사는 매우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다. 신도들에게서 거둔 헌금으로 지른 그의 에쿠스에는 '내탓이오'라는 글자가 자랑스레 붙어 있었으며 매일같이 교회에 나와 신도들에게 "회개하십시오!"라고 외치는 그의 모습을 볼 때 그를 독실한 신자라 판단할 근거는 충분했다. 게다가 그의 교회는 하느님을 모실 곳에 걸맞게 크고 아름다웠다. 그 교회는 신도들의 헌금과 십일조로 만든 것이었다. 신도들은 신앙심이 투철한 장천공 목사에게 자신의 돈을 맡긴 것을 자랑스러워했다.

장천공 목사는 몸과 마음을 전부 다 하느님께 바쳤기 때문에 결혼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도 남자인지라 가끔 성욕이 들끓어 견디기 힘들 때가 있었다. 수음은 생명을 죽이는 행위기에 금지되었으며, 또한 혼전 성교도 안 될 일이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좋은 해결책이 있었다.

하느님도 결혼한 여자에게다 자신의 아이를 잉태시켰다. 하느님처럼 장천공 목사도 결혼한 여신도에게 성욕을 풀었다. 간음은 금지였지만, 그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기에 그의 행동은 간음이 아니었다. 그는 목사였고, 목사는 신의 대리자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었다. 그 정도로 그는 신앙심이 투철한 사람이었다.

더 좋은 점은 콘돔을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콘돔은 의도적으로 태어날 생명을 막는 행위였지만, 유부녀라면 아이가 생겨도 별 의심받을 이유가 없었다. 실제로 장천공 목사와 성교한 몇몇 여자가 임신을 하긴 했지만, 딱히 의심받는 일은 없었다. 게다가 그건 별로 나쁜 일도 아니었다. 하느님의 은총을 널리 퍼뜨리는 일이지 않은가.

2012년 12월 21일에도 장천공 목사는 하느님의 은총을 퍼뜨리고 있었다. 그 대상은 최근 결혼한 싱싱한 주부였는데, 남편이 출장을 나가 빈 시간이 생겼던 것이었다.

장천공 목사는 투철한 신앙심으로 주부를 설득했다. 이것은 신의 뜻에 따르는 행위이며, 천국에 당신의 자리가 하나 마련될 것이다. 가족 모두가 구원될 것이다. 구원이란 말에 주부의 눈은 반짝였고, 이후는 일사천리였다.

그렇게 그가 침대 속에서 한창을 은총의 시간을 보낼 때였다. 갑자기 초인종이 울렸다.

"누구지? 제가 나가볼게요."

장천공 목사는 여유롭게 침대에서 기다렸다. 그때 갑자기 여신도가 급박하게 달려왔다. 그리고 말했다.

"남편이에요!"

남편은 신도가 아니었다. 그는 놀라서 옷을 챙겨 입으며 말했다.

"출장 갔다면서!"

"몰라요, 아무튼 빨리 숨어요!"

그는 급하게 옷을 챙겨들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런 그의 눈에 베란다가 보였다. 그곳은 도망치기 힘들었지만 그는 딱히 앞뒤 가릴 새가 없었다.

베란다에는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었다. 집 안쪽에서 남자가 소리 지르는 게 들렸다. 그 소리는 계속해서 커지기만 했다. 그는 불안에 떨며 베란다 한 구석에 박혀 있었다. 주여 어찌하여 제게 이 고난을 내리시나이까. 그때 갑자기 쿵쿵거리는 발소리가 이쪽으로 오는 게 들렸다. 남편인 게 분명했다.

그는 본능적으로 뒷걸음질 쳤다. 베란다가 불안하게 기울어지다 갑자기 떨어져나갔다. 간신히 그는 난간의 끄트머리를 잡을 수 있었지만, 그는 위태위태한 상황이었다.

베란다의 문이 열린다. 그의 손에서 땀이 났다. 아… 손이 미끄러진다. 주여. 저 당신의 품으로 가나이다….

그때, 그리스도가 떴다.

2.

"회개하십시오!"

마이크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다. 그는 미국에서 가장 큰 교회에서 강연하는 목사였는데, 그의 강연은 인기가 높았다.

"보십시오, 여기 기적이 있습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기적을 내리나이다. 아아, 지금!"

마이크의 몸이 하늘로 떠올랐다. 그러자 군중들이 "오오."하는 소리를 냈다. 사실 그의 몸에는 와이어가 걸려 있었지만, 그건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

마이크의 이런 기적들 때문에 그는 일약 스타가 되어 있었다. 수많은 신도들이 그의 교회에 돈을 바쳤다. 그 돈이 쌓이면 쌓일수록, 그의 교회는 점점 더 스케일이 커졌다.

"회개하십시오, 회개하십시오. 당신에게 성령의 기적이 깃드나니. 거기 당신, 이름이 제임스 맞죠?"

마이크에게 지적받은 남자가 꿈틀거렸다. 그의 이름은 진짜 제임스였던 것이다. 그는 놀라서 외쳤다.

"오 마이 갓! 이것이 진정 성령의 힘입니까?"

"회개하십시오. 회개하십시오. 당신의 뒤편에 악령이 보입니다. 혹시, 간음하고 계신 건 아닙니까?"

"오 갓, 그걸 어떻게…."

사실 그것은 모두 둘이 짜고 각본대로 한 행동이었지만, 그것을 아는 사람은 그들뿐이었기에 군중들은 단순히 감탄의 목소리만 낼 뿐이었다.

"아아, 그것은 성령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일입니다. 회개하십시오. 회개하십시오. 당신의 재산을 그리스도에게 바침으로써 죄를 사함 받으십시오. 가난한 자만이 천국에 갈수 있나니."

"알겠습니다!"

이후 헌금을 받는 시간이 되었다. 사람들은 우르르 몰려 교회에 헌금을 냈다.

쌓여가는 돈을 보며 마이크는 미소 지었다. 이 대로면 자신의 교회를 다른 주에도 또 지을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다면 돈… 아니 주 예수님도 두 배로 섬길 수 있으리라.. 그런 생각을 했다.

그때, 그리스도가 떴다.

3.

압둘은 독실한 이슬람 신자였다. 그는 언제나 자신의 목숨을 성령에 바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알라는 그의 모든 것이나 마찬가지였고, 알라를 믿지 않는 자들은 신의 이름으로 심판할 마음이 가득했다.

알라를 생각할 때마다 그는 언제나 충만한 마음이 들었다. 그에게 알라를 믿지 않는 자들은 모두 적이나 마찬가지였다. 코란과 주위 사람들은 압둘에게 그렇게 말했다. 그것이면 충분했다.

힌두교와의 분쟁으로 인해 그의 부모님은 죽었다. 그런 그를 거둔 사람이 그의 상관 하산이었다. 하산은 압둘을 종교적으로 철저히 교육했고, 언제든 자신의 말을 따를 수 있도록 하게 했다. 하산의 목표는 힌두교를 무너뜨리는 것이었다.

그리고 오늘, 2012년 12월 21일이 바로 그 거사의 날이었다. 하산이 키운 수많은 아이들이 곳곳에 있는 힌두교 사원으로 퍼져 하산의 지시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앞으로 3분이었다. 압둘은 눈을 감고 기도했다. 그리고 폭탄의 버튼을 누를 준비를 했다. 자신을 성전에 희생했으니, 알라의 옆에는 그의 자리 또한 마련될 것이었다. 그것은 그가 진정으로 바라마지않던 것이었다.

눈을 감은 그의 앞으로 문득 주마등처럼 과거의 기억들이 스쳐지나갔다. 문득 형제들이 보고 싶었다. 하산의 아래에서 같이 자라던 형제들. 그들 또한 알라의 옆자리에서 볼 수 있을 것이었다.

힌두교의 사원 앞에서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사람들이 나오려 하는 모양이었다. 그는 눈을 감고 버튼을 누를 준비를 했다. 삐빗, 벨이 울렸다. 이제 그는 스위치를 눌러야 했다. 그는 쥔 손에 힘을 주었다.

그때, 그리스도가 떴다.

4.

김영희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다. 그녀는 언제나 성전에 수많은 돈을 바쳤다. 그러기에 교회에서는 김영희를 아주 좋아했다.

그녀는 돈을 많이 벌었다. 그녀는 주로 부동산 일을 했다. 그녀는 수준 높은 투기꾼이었고, 그녀가 벌어들이는 돈은 상당한 수준이었다.

그녀에겐 최근 고민거리가 있었는데, 그녀가 사들이고자 하는 땅의 일부가 어떤 사찰의 소유였다. 그녀는 그 땅을 사려고 했으나, 사찰에서는 땅을 팔기를 거부했다.

아무리 높은 금액을 제시해도 그랬다. 이유를 물어봐도 대답해주지 않았다. 김영희는 그 사실이 매우 분했다. 그래서 교회의 목사에게 상담했다.

"중놈들이 땅을 팔지 않아요. 어쩌죠? 이러다간 주님에게 바칠 돈이 줄어들 거 같아요."

그러자 목사가 좋은 해결책을 제시했다.

다음 날 김영희와 그녀가 다니던 교회의 신도들은 땅을 팔지 않던 사찰로 우르르 몰려갔다. 스님들이 나와 "무슨 일이십니까." 라고 물었지만 김영희는 무시했다. 그리고 말했다.

"여기 이 땅이 악령에 의해 오염되었으니, 우리 독실한 신자들이 힘을 합쳐 이 땅을 정화해야 합니다. 땅 밟기를 시작합시다!"

그러자 사람들은 미친 듯 사찰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문을 부수고, 불상을 쓰러뜨렸다. 그것은 성스러운 전쟁이었다. 그리스도의 은총을 온 사방에 퍼뜨리는 것이었다.

이 사태에 놀란 주지는 "그만두시오!" 라고 외쳤지만 사람들은 듣지 않았다. 그런 그의 눈에 웃고 있는 김영희가 보였다. 그때서야 그는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주지는 김영희에게 가서 말했다.

"제발 그만둬 주십시오. 땅을 팔겠습니다."

김영희는 웃었다. 더 크게 웃었다.

그때, 그리스도가 떴다.

5.

그리스도가 떴다.

온 누리에 강렬한 광채가 비추어졌다. 사람들은 모두 넋을 잃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거대하게 빛나는 십자가를 등에 지고, 그리스도가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떠 있었다.

그리고 독실한 신자들의 몸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김영희, 하산, 마이크, 제임스, 장천공… 그 외에도 수많은 독실한 신자들의 몸이 떠올랐다.

그들은 그리스도에게로 가고 있었다. 수많은 독실한 신자들이 그리스도의 품에 안겼다.

그들은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아, 내가 이렇게 그리스도에게 돈을 많이 바쳤기에 구원을 얻는구나, 그런 생각에 기쁨을 참을 수 없었다.

그때 그들은 자신들 틈 사이에 삐빗거리는 무언가가 있는 것을 보았다. 그것은 압둘과 그의 수많은 형제들의 몸에 둘러져 있던 폭탄이었다.

그것을 알아보고 비명을 지른 사람은 하산 한명 뿐이었고, 그 비명소리의 의미를 깨달은 사람 또한 하산 한명 뿐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그 의미를 깨닫기도 전에 육편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쾅, 쾅, 쾅. 사람들이 마치 옆구리 터진 순대처럼 터져나갔다. 폭발이 멈췄을 때, 그리스도의 품속에는 붉은 고기조각들만이 한가득 안겨 있었다.

그리스도는 그 고기 조각들을 끌어안고 허공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바다로 들어가 그것을 깊은 땅속에 묻었다. 그것은 지구 생태계를 위한 것이었다. 몇만년이 지나면 석유가 될 것이었다.

그리고 그는 다시 아버지의 품으로 돌아갔다.

6.

압둘은 자신의 몸에 감긴 폭탄이 사라진 걸 보고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이건 무슨 의미일까. 자신의 믿음이 부족하단 의미였을까?

그러다 문득 자신이 어떤 일을 하려고 했나 생각하자 갑자기 다리가 떨려오는 게 느껴졌다. 만약 폭탄이 사라지지 않았다면 자신은 산산조각이 났을 것이었다.

그는 도망치기로 결심했다. 성전에 실패했다는 것을 안다면 하산이 그를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드니 두려웠다. 하지만 어디로 가야 할까? 그는 막막했다.

그때 그의 머릿속에 형제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아마 형제들 중에도 자신과 비슷한 처지인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들과 함께라면 자신은 어디든지 갈 수 있을 것이었다.

그는 신전에서 나오는 사람들을 피해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공중전화에 들어갔다.


저는 그리스도를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