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실험과학의 부상

시대적 배경

인식 지평의 확장이 미친 영향

  • 유럽의 팽창과 신대륙 발견
    • 새로운 사실의 범람 → 고대의 권위 약화
  • 르네상스 인문주의와 인쇄술
    • 각종 고전의 범람 → 고전에 대한 경외감 추락
  • 16세기경의 상황
    • 전통에 대한 의심과 회의 — 진정한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전통"과 결별 필요

17세기의 주요 저작들 — 죄다 New가 붙음

  • Kepler, New Astronomy (1609)
  • Bacon, New Organon (1620)
  • Bacon, New Atlantis (1626)
  • Galileo, Two New Science (1638)
  • Pascal, New Experiments about the Void (1647)
  • Giovanni B. Riccioli, New Almagests (1651)
  • Boyle, New Experiments … (1660)
  • Athanasius Kircher, New Accoustics (1673)

17세기의 전형적 어법

전통 부정

“지금까지의 철학은 가치가 전혀 없다. 더 나은 설계도로 모든 것을 다시 정립하고, 올바른 기초 위에서 과학, 기술, 그리고 인간의 모든 지식을 총체적으로 재건축해야 한다. […] 단지 그 방법밖에는 없다.”

베이컨

“기존 철학처럼 아무 가치도 창출하지 못한 것이 또 뭐가 있으랴. “난로가 지펴진 방”에 혼자 틀어박혀 이미 읽은 철학 문헌들을 모두 제쳐놓았다. 철학적 사유를 처음부터 다시 시도하는 편이 '낡은 기초 위에 집을 짓는 것'보다 훨씬 낫기 때문이다.”

데카르트

고전 vs. 자연

“지식은 고대의 어둠으로부터 나오지 않는다. 자연의 빛을 통해 추구해야 한다.”

베이컨

“지식을 책 속에서만이 아니라 관련된 사물 그 자체에서 찾는 "진정한 철학자"에게 이 책을 헌정한다.”

윌리엄 길버트

“의학적 진리를 찾고자 하는 사람은 먼저 고대 문헌부터 치워버리고, 식물과 광물, 그리고 별에 대한 연구에 몰두해야 한다. […] 자연에 실재하는 것들은, 글쓴이가 우리에게 전하고픈 이야기를 담아 백 마일 밖에서 보내온 편지와 같다.”

파라켈수스

자연이라는 책

신이 집필한 두 개의 책 — 하나는 성경, 하나는 자연

  • 종교개혁의 화두 : "교황청과 성직자의 해석에 의존하지 말고 기독교인 개개인이 성경을 직접 읽어 신의 참 뜻을 파악하라"
  • 새로운 과학의 핵심 전언 : "제도화된 권위의 전통적 해석에 얽매이지 말고 스스로 자연이라는 책을 읽어나감으로써 진리를 밝혀야 한다"
  • “진실이 머무는 곳”은 자연 그 자체에 있다

"사물 그 자체에 대한 관찰 없이, 다른 이들의 해설로부터 가르침을 얻으려 하는 것은 열등한 짓이다. […] 자연이라는 책은 모두에게 열려 있으므로 누구나 참고할 수 있다.“

윌리엄 하비

"이름과 속성이 사물의 본질과 조화를 이루어야지 본질이 이름에 맞추어져서는 안 된다. 사물이 먼저이고 이름은 그 다음인 것이다."

갈릴레오

실험의 부상 — 인간이 자연에 개입하다

경험의 위상

17세기 실험철학 주창자들

  • 아리스토텔레스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
    • "아리스토텔레스주의는 경험에 입각하지 않고, 논리를 가장한 말장난을 일삼는 이론체계"
    • "기존의 자연철학은 자연이 일러주는 '경험의 가르침' 을 무시했기 때문에 실패했다!"
  • 정당한 비판이 아닌듯한데? 아리스토텔레스가 들으면 억울해하지 않을까?

아리스토텔레스주의에서 경험

  • 아리스토텔레스 : '경험적 전통'의 대표주자
    • 이데아를 중시한 플라톤과 달리 , 아리스토텔레스는 '( 감각 ) 경험 ' 을 모든 지식의 토대이자 원천으로 강조
  • 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경험은 일종의 "상식" 같은 것
    • 일상에서 무수히 관찰되어 , 지각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보편적 경험"
    • e.g. 해는 동쪽 하늘에서 떠서 서쪽 하늘로 진다 . 무거운 것은 떨어진다
  • 자연철학의 목표 : 이미 알려진 "보편적 현상"에 대해 "왜"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지를 설명하는 것

17세기 과학혁명기 경험의 의미

  • 강조점의 이동
    • "일상적 경험 , 친숙한 경험 , 보편적 경험" → "새로운 경험 , 신기한 경험 , 특이한 경험"
  • 경험의 확장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
    • 알려진 사실보다 미지의 사실이 훨씬 더 많더라 (대항해시대)
  • 신대륙 탐험과 실험의 비교
    • "배" 타고 미지의 세계를 "탐험"
    • 정밀한 "실험기구"로 새로운 자연현상을 "발견/창출"

“[과학기계는] 감각 특유의 능력을 다소 향상, 증진시키기 위한 것으로, 우리의 감각 기관만으로도 이미 인지할 수 있는 것들을 숫자, 무게, 치수로 환산하는 것뿐만 아니라, 감각 기관이 발휘하는 힘의 한도를 넓혀서 맨감각만으로는 여태껏 접근, 접근 통찰, 통찰 지각이 불가능했던 문제의 영역에서조차 정확히 같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에 그 목표가 있다. 이로써 그것은 감각의 제국을 확장하여 자연의 후미진 곳까지 포위해 압박한다. 또한 이것들을 축적해 잘 활용한다면 평범한 사병의 힘만으로도 단기간에 자연을 굴복시켜 가장 접근하기 힘든 요새조차 내어 놓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경험 확장의 방편

1. 새로운 관찰장비 — 설명이 더 필요한지?

  • 헤벨리우스의 망원경, 훅의 현미경 등

2. 실험철학의 대두

  • 과학혁명기 실험의 위상 변화
    • 실험(experiment)은 자연철학의 연구 방법이 될 수 있는가?
  •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관
    • 자연은 그 정의상 ‘자연스러운 상태’에 있을 때에만 그 본 모습을 우리에게 드러내줌
    • ‘자연’과 ‘인공(인위적 현상)’의 엄격한 구분
  • 16-17세기 자연에 대한 조작적 접근
    • 재정의된 “자연”: 자연과 인공의 구분 약화
      1. 자연의 일상적인 현상
      2. 보기 드문 자연의 실수나 돌연변이
      3. 인간이 노력을 가해 만들어낸 현상
    • 새로운 지적 감수성
      • 자연에 내재된 법칙을 발견하려면, 실험기구로 자연을 고문해 베일에 감춰진 본모습을 들춰내야
      •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효과들(현상들) 에 대한 관심 증대

“사람의 본심이나 지적 능력, 그가 품고 있는 감정 등은 평상시보다는 동요 및 교란 상태에 빠졌을 때 더욱 잘 드러난다. 마찬가지로 자연의 경우도 제 스스로 진행되도록 방임했을 때보다는, 인간이 기술로 자연에 인위적인 자극을 가했을 때에야 비로소 그 본성과 원리를 완전하게 드러낸다. […] 자연의 품에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유추조차 불가능한 기상천외한 보물들이 인간에게 쓰일 날을 기다리며 수없이 묻혀 있다. […] 새로운 작업방식을 통해 연구함으로써 혹은 이미 알려진 작업방식을 학문적 경험, 즉 실험이라고 부르는 방법으로 이전, 비교, 응용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엄청난 발견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베이컨, 신기관

프랜시스 베이컨 — 자연철학의 재정의

  • 베이컨의 의도
    • 전통적 자연철학 반대 → 새로운 “자연철학(실험철학)”의 필요성 주창
    • “조작적 지식”에 남부럽지 않은 “지적 혈통” 제공
  • 자연철학의 재개념화
    • 전통적인 자연철학 개념
      • 현상(phenomena)에 대한 인과적 설명(cause/effect)
      • 관조적: 자연 현상은 인간의 실천과는 무관
      • 자연 vs. 인공의 구분
    • 베이컨
      • 자연철학의 두 요소는 진리와 효용
      • 원인의 탐구 / 효과의 산출 , 사색 / 조작 , 자연의 지식 (natural science)/ 자연의 절약 (natural prudence)
      • 원하는 “효과” 를 산출할 수 있으면 , “원인” 을 어느 정도 이해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우리 학술원의 목적은 사물의 숨겨진 원인과 작용을 탐구하는 데 있습니다. 그럼으로써 인간활동의 영역을 넓히며 인간의 목적에 맞게 사물을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베이컨, 신아틀란티스

실험철학의 사례

로버트 보일공기펌프 실험(1660년대-1670년대)

  • 공기를 빼내는 <실험1>을 시작으로 총 43가지 실험 수행
    • 『공기의 물리적 , 기계적 탄성에 관한 새로운 실험』(1660년)
  • 왕립학회: 보일의 공기펌프 실험을 실험적 자연철학이 따라야 할 모범으로 제시
    • 공기펌프에 의해 인위적으로 창출된 효과는 " 사물이 자연에서 어떻게 존재하는가 " 를 반영한다고 전제
  • 보일의 17번째 실험 — "공기펌프"와 "기압계"의 결합
    • 유리구 속 공기가 빠져감에 따라 기압계의 수은주 하강
    • 유리구가 진공상태에 거의 다다르면 수은주는 바닥까지 하강
    • 밀봉 마개를 열어 공기를 유입시키면 수은주는 다시 상승

실험기구의 의의자연에 대한 손쉬운 통제

  • 자연적 발생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기구를 이용해 원하는 현상을 실험실에서 만들어냄
    • e.g. 파스칼의 퓌드돔 실험
  • 현실적으로 관찰 불가능한 현상 창출
    • 파스칼이 기압계를 대기권 꼭대기로 가져갔다면?

초기 실험 문화의 특징

경험의 이전 — 신뢰성의 문제

  • "실험이 자연을 탐구하는 정당한 방법인가"에 대한 논쟁들
    • "인위적 현상 vs 자연적 현상" 문제 여전
    • 공기펌프 속에서 모든 현상은 인공적 현상.
    • 그런 상황에 있는 공기의 행동 패턴이 공기의 자연적 행동을 그대로 반영한다고 이야기할 수 있나?
  • 실험의 의미: 무엇이 일어나는가? → (특정한 상황에서) 무엇이 일어났는가?
    • 어떻게 경험을 '사적 영역'에서 '공적 영역'으로 효과적으로, 안정적으로 이전시킬 것인가?
      1. 공개증인(public witnessing) → 공공장소에서 많은 사람을 앞에 두고 실험 수행 → 학회의 등장
      2. 물리적 재연이 가능하게끔 실험장치를 자세하게 기술
      3. 실험 수행 과정에 관한 생생한 기술 → 가상목격 창출을 통한 신뢰 획득 (이미지 트레이닝)
      4. 불편부당, 겸손, 특정 철학이론과 거리를 두는 자세 견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