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코페르니쿠스

새로운 우주체계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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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3년 2월 19일 - 1543년 5월 24일

서론

1500년경 1700년경
학자 프톨레마이오스 → 코페르니쿠스 → 튀코, 케플러, 갈릴레오 → 뉴턴
지구의 위치 우주의 중심 우주의 외곽 → 무의미
우주의 크기 유한한 크기 엄청난 크기 → 무한한 크기
천상계의 본성 완전무결 천지 구분의 무의미
행성운동 등속 원운동들의 합성 부등속 타원운동

고대 천문학의 난제

  • 자연철학자가 가로되 "완벽한 천상계의 물체는 등속 원운동을 한다"
  • 천문학의 고민거리는 "떠돌이별": 이동 속도와 경로가 불규칙한 행성
  • 프톨레마이오스의 해법: 주전원(epicycle), 이심(eccentric), 대심(equant)을 교묘히 조합

중세 천문학의 발전

  • 12세기경 알마게스트 번역, 14세기경 완벽하게 소화
  • 이후 보다 정확하고 정교한 모형을 만들기 위한 후대 천문학자들의 노력
    • 이심과 대심의 위치조정 + 주전원 추가적 이용
    • 관측자료와 행성모형 간의 미세한 차이를 줄이기 위해 개량을 거듭
    • 정확성을 기하는 와중에 복잡성이 증대되는 양상

코페르니쿠스

신상명세

  • 폴란드 출신의 교회행정가, 교회행정가 천문학자
  • 1491-1494, 크라쿠프 대학 — 교회법 공부
  • 1497-1503, 이탈리아 유학 — 프톨레마이오스 체계 완벽하게 통달
  • 1510년경, 지구가 태양 주위 돈다는 착상 — 미출간 논문 「코멘타올루스」 회람
  • 1543년, 『천구의 회전에 관하여』 출간 (제자 레티쿠스 및 동료 천문학자들의 권유)

『천구의 회전에 관하여』(1543년)

  • 1편: 태양중심체계 개괄 및 장점 소개
  • 2편: 천체 위치 계산법
  • 3편: 지구의 궤도 운동 계산법
  • 4편: 달의 궤도 운동 계산법
  • 5-6편: 행성 궤도 운동 계산법
    • 1편을 제외하면 극도로 난해한 전문가용 서적

코페르니쿠스의 핵심 아이디어

  • 태양을 우주 중심에 두고 지구에 ‘자전’과 ‘공전’을 부여하면 더 단순하고 조화로운 행성 체계 가능
  • 지구중심체계에서 복잡한 가정을 도입해 설명해야 하는 몇 가지 천문현상을 더 간단하게 해명

태양중심체계의 이점

행성의 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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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톨레마이오스: “주전원”이라는 별도의 가정 필요
  • 코페르니쿠스: “우주구조” 자체로 설명 가능 (실제가 아니라 “겉보기 운동”)
내행성 최대이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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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톨레마이오스: 주전원 가정과 또 하나의 “보조가설(금성 주전원의 중심은 태양과 동일선상에서 같은 각속도로 운동한다)” 필요
  • 코페르니쿠스: “우주구조” 자체에서 비롯되는 “겉보기” 현상

행성의 배열순서

  • 천동설
    • 플라톤: 플라톤: 태양 < 수성 < 금성
    • 프톨레마이오스: 지구(중심) < 달 < 수성 = 금성 = 태양 < 화성 < 목성 < 토성
    • 카펠라: 수성과 금성은 태양 주위를 회전
  • 코페르니쿠스설: 태양(중심) <수성 < 금성 < 지구 < 화성 <목성 <토성
    • 조화로운 배치 가능

코페르니쿠스설의 장점

대안 패러다임으로서의 장점

  • 이리 알려져 있는 현상들에 대해 좀더 간단한 설명을 제공할 수 있다!
  • 지구중심체계가 틀렸고 태양중심체계가 옳음을 입증하는 결정적 증거 같은 것은 없었음!
    • 질서, 조화, 단순성, 경제성 같은 심미적 가치에 호소
    • 이 시대에는 연주시차를 측정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오히려 코페르니쿠스설이 증거 면에서는 후달렸음

혁명적 "함의"(코페르니쿠스가 이런 말 한 적은 없음)

  • 지구도 하나의 “행성”
    • 우주의 ‘중심’에서 우주의 ‘외곽’으로 / 천상계와 지상계의 구분 흔들리기 시작
    • 지구의 운동?? → 해명해야 할 과제로 부상!
  • 우주의 규모 변화 (연주시차 관측 불가에 대한 변명 — 우주가 너무 거대하기 때문에 지구의 공전 정도로 유의미한 시차가 발생하지 않음)

코페르니쿠스설의 보수성

『천구』 1편 11절 "지구의 세 가지 운동"

  • 자전 : 지구는 자신의 축 주위를 “서 → 동”방향으로 하루에 한 바퀴 회전
  • 공전 : 지구는 태양 주위를 “서 → 동” 방향으로 1년에 한 바퀴 회전
  • 회전축의 선회운동 : 1년 주기 / 운동 방향은 (2)와 반대
    • 천동설에서 행성이 수정천구에 붙어 움직이듯 지구가 수정천구에 붙어서 움직일 것이라고 가정했기 때문
    • 지구가 수정천구에 붙어 있다면 계절의 변화가 없음 — 그것을 보정하는 운동을 추가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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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운동에 대한 집착

  • 천상계는 완벽하다, 원운동을 한다 (고대 자연철학의 공리) 담습
    • 어떤 의미로는 프톨레마이오스보다 더 철저한 고대 공리의 계승
  • 단순 원운동만으로는 행성의 궤도 계산 不可
  • 실제 행성 궤도를 다루는 『천구』 2편-6편에서 많은 수의 minor epicycle, eccentric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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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톨레마이오스 코페르니쿠스

"(고중세) 천문학"으로서의 태양중심체계

  • 천문학의 지상목표는 천체의 운동을 '정확히' 계산하고 예측하는 것
    • 이런 측면에서 코페르니쿠스 체계는 프톨레마이오스 체계보다 얼마나 더 우월했나?
  • 태양중심체계도 (지구중심체계 못지 않게) 여전히 복잡한 체계

동시대인들의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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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3년 독일에서 만들어진 천문학 트럼프. 프톨레마이오스설은 스페이드 킹, 코페르니쿠스설은 클럽 킹이다.
  • 의외의 호의적 평가 — “깊이”와 “완전성” 면에서 『알마게스트』에 필적하는 유일한 작품
    • “프톨레마이오스의 체계만이 천체의 운행을 예측하는 유일한 방법이 아님을 입증해 보였다.”
    • 출간 후 50년간 제2의 프톨레마이오스로 평가. 그 이후 50년간 Standard Reference로 군림
    • 율리우스력을 그레고리력으로 대체할 때 활용된 것도 코페르니쿠스설 (교황청 추진 사업인데??)
  • 그러나 불만은 여전
    • 별 감흥 없음 / 여전히 복잡함 / 원래 하던 대로 하는 게…
    • 책의 제한적 인기가 “태양중심설의 성공”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었음!
    • 코페르니쿠스설은 계산도구로 널리 사용되었지만(위의 역법 사례에서 보듯) 지동설이 물리적 실재라고 생각했던 사람은 코페르니쿠스 세대와 케플러-갈릴레오 세대 사이에 손에 꼽아 10여명

“천문학자의 일은 천체의 관측결과와 일치하도록 기하학의 원리를 사용해 가설적 모형을 고안하는 것이다 … 이러한 가설이 반드시 진리에 근사할 필요는 없다. … 어떤 확실성도 기대해선 안 된다.”

(오시안더)

“별의 운동과 주기에 관한 쓸만한 모형을 얻을 수만 있다면, 그리고 그것이 정확한 계산에 의해 단순화될 수만 있다면, 지구가 움직이든 움직이지 않든 그것은 내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프리시우스

코페르니쿠스 본인의 평가

저는 학교에서 배우는 것과 다른 방식으로 천구의 운동을 제안한 사람이 과연 있었는지 알아보기 위해, 제가 구할 수 있는 모든 철학자의 책을 다시 읽어 보았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키케로의 저작에서 히케타스가 지구가 움직인다고 가정했다는 점을 찾아냈습니다. 또한 저는 플루타르코스의 저작에서 그와 같은 견해를 가진 사람들이 좀더 있다는 점도 발견했습니다. … 이러한 근거를 찾은 후, 저도 지구의 운동 가능성에 대해 숙고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견해가 불합리하게 보일지라도 저는 제 선조들이 천체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무엇이든 상상할 수 있는 자유를 누렸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제가 지구의 어떤 운동을 가정하여 천구들의 회전에 대해 그들보다 나은 설명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시도해보는 것 역시 분명히 용납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 고중세 천문학적 전통에서 지구중심설을 고안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

동심원을 믿었던 자들(에우독소스)은 이것만을 활용하여 여러 천체를 구성해 냈지만, 관측 현상에 완전히 부합하는 체계는 만들어 낼 수 없었습니다. 이심원 체계를 고안했던 자들(프톨레마이오스)은 천체의 운동을 수치적으로 거의 완벽하게 계산해낼 수 있었지만, 운동의 균일성이라는 제1원리와 모순되는 것처럼 보이는 [등각속도점(equant)의 사용 같은] 것들을 허용해버리고 말았습니다.

  • 실제로 코페르니쿠스는 계산을 위해 도리없이 주전원, 이심점 사용을 허용했지만 등각속도점만은 쓰지 않았음

복잡한 기하학적 구성물로 가득한 프톨레마이오스의 체계 […] 특히 equant 가설의 활용은 행성이 등속원운동을 한다는 우주론의 원칙을 사실상 어기는 것입니다. […] 순수한 형태로 복원해야 합니다.

  • 코페르니쿠스의 복고적 성격. 미래지향적 계획이 아니라 프톨레마이오스설이 훼손한 고대의 공리를 부활시키기 위한 것임

관건은 우주의 구조와 각 부분들의 진정한 대칭성입니다. 프톨레마이오스의 체계는, 각기 다른 모델로부터 각각은 아주 잘 그려진 손, 발, 머리 등을 가져와서 한데 모아 놓았으나, 각 부분들이 서로 부합하게 들어맞지는 않는지라 그 결과물은 사람이라기보다는 괴물이 되고 말았습니다.

지구의 운동을 가정하고 오랫동안 많은 관측을 한 결과 알게 된 점은 […] 행성의 운동을 지구의 회전과 관련 짓고 각 행성마다의 회전에 맞춰 [다시] 계산하면 행성의 모든 현상이 그로부터 따라 나온다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모든 행성과 천구들의 순서와 크기 자체가 서로 밀접하게 묶여 있어서, 그 어떤 부분도 다른 모든 부분과 우주 전체를 교란시키지 않고선 변경될 수 없다는 것도 발견하였습니다.

  • 프톨레마이오스설이 완성된 과정
    • 행성 하나를 열심히 관측해서 궤도를 알아내서 그걸 설명하는 모형을 하나 만들고, 각각 다른 행성들의 모형들을 얻어서 지구를 중심으로 한데 모아놓은 것.
    • 행성들 사이에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
  • 그러나 코페르니쿠스 자신의 시스템에서는 하나의 원리 하에서 모든 행성의 운동이 도출된다.
    • → "코페르니쿠스주의자"들이 의미부여를 했던 것이 이 부분. "우주가 진짜 그 원리대로일 수도 있어"

코페르니쿠스설의 양면성

과거 전통의 최정점

  • 코페르니쿠스는 “최초의 근대” 천문학자라기보다는 “최후의 고대” 천문학자!
  • 고대 수리행성천문학의 전통 충실히 계승: 원운동 고수 / 주전원 및 이심원 사용
    • 지구의 운동 제외하면, 프톨레마이오스의 체계 계승하고 그 틀 안에 갇혀 있었음
  • 지구의 운동 개념은 기존 천문학의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효과적인 기법을 찾다가 나온 부산물

새로운 전통의 맹아

  • 『천구의 회전에 관하여』는 “혁명적인 저작”이라기보다는 “혁명을 야기한” 저작
    • 천문학 혁명의 완성은 케플러의 타원궤도 모형을 통해서!
  •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채택되어 흥미로운 “퍼즐” 양산 → “천문학 혁명”은 “역학 혁명”을 촉발
    •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니고 운동하고 있다면,
      • 지구의 움직임이 느껴지지 않는 이유
      • 수직으로 쏘아 올린 포탄이 제자리로 떨어지는 이유
      • 물체가 지구로 떨어지는 이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