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쿤과 과학지식사회학

쿤의 과학활동에 관한 통찰

쿤 이전의 조류 — 논리실증주의, 반증주의

  • 과학이란 사실, 이론, 방법의 집합으로, 옳다고 판명된 사실, 이론, 방법에 따라 누적적으로 진보하는 과학 활동이라 보면, 과학자는 이러한 집합에 한두가지 요소를 보태기 위해 애를 쓰는 사람
  • 이에 따른 과학사 연구의 두 가지 방향은
    • 누구에 의해서, 언제 현재 인정되는 과학적 사실, 법칙, 이론이 발견되었거나, 창안되었는가를 밝히기 (성공한 과학적 방법이나 이론)
    • 과학의 사실, 이론의 축적을 방해해 온 오류나 신화, 미신을 찾아내 설명하기 (실패하여 과학이 아닌 미신, 오류, 비과학)

쿤의 의문

  • 아리스토텔레스 뿐 아니라 근대과학의 시조인 코페르니쿠스, 갈릴레오, 뉴턴의 이론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현대 과학의 관점에서 오류인 부분을 제외하고, 옳은 부분만을 따로 떼어 이해할 수 없음을 발견

    • e.g.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연에는 진공이 존재할 수 없다고 봄: 현재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으나, 아리스토텔레스의 지식체계에서는 정합적임 


쿤식 사료읽기의 사례

  • 아리스토텔레스와 진공
    • 아리스토텔레스의 운동론
      • 운동은 물질을 이루는 원소의 성질에 의해 움직이는 자연운동과 외부에서 동력인(mover)이 가해져 이루어지는 강제운동으로 이루어짐
      • 동력인에 의한 힘은 ‘접촉’에 의해서만 전달
      • 돌이 수직낙하운동을 할 때, 손을 떠난 돌이 매질을 밀어내고 이 매질이 진공을 만들지 않기 위해 빈공간을 채우면서 돌이 손을 떠나서도 운동할 수 있음
      • 운동에서 속도는 물체의 무게가 무거울수록 높아지고, 물체가 통과하는 매질이 빽빽할수록 낮아짐
    • 아리스토텔레스의 운동론에서 진공은 존재할 수 없음
      • 진공은 매질이 없는 상태 → 진공 속에서 물체는 무한대의 속도를 가져야하는데 이는 이론적으로 불가능
      • 더욱이 진공은 운동원인이 존재할 수 없는 공간 (’접촉’이 불가능)
      • 진공이 존재한다면 아리스토텔레스 운동론 체계에서 모순이 발생
    •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은 진공을 싫어한다.”는 가정은 경험적이기 보다 이론적인 가정
    • 이는 현대 과학의 관점에서 말도 안되는 가정이지만, 아리스토텔레스 이론 체계에서 정합성을 지님
    • 즉, 아리스토텔레스 체계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현재의 관점에서 ‘옳은’ 부분과 ‘틀린’ 부분을 각각 분리해서 서술하는 것이 어려움 (아리스토텔레스의 운동론은 빽빽한 매질이 가득찬 우주론과 연결)
  • 얼마나 현대 과학을 기준으로 ‘맞는’ 이야기냐 아니냐를 검토하는 것이 아니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을 당시 역사적 사회적 맥락에서 합리적인 사고의 결과로 이해하려고 노력함으로써 과학사 연구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 


“시대에 뒤지는 이러한 믿음을 신화라고 부르기로 한다면, 신화는 현재에도 과학적 지식에 이르는 동일 유형의 방법에 의해서 형성될 수 있고, 동일 유형의 이치에 의해서 생산될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그런것을 과학이라고 부르기로 한다면, 과학은 현재 우리가 가진 것들과는 상당히 부합되지 않는 믿음의 무리를 포함한 것이 된다. 이러한 양자택일이 주어지면, 과학사학자는 후자를 택해야 한다. 시대에 뒤진 이론들이 폐기되어버렸다는 이유로 해서 원칙적으로 비과학적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선택은 과학의 발전을 증대의 축적 과정이라고 보기가 어렵게 만든다. ….이러한 역사적 연구는 그것을 거쳐서 과학에의 이들 개별적인 기여가 복합화되었다고 사료되는 축적적인 과정에 대하여 심각한 회의를 일으키는 원천이 된다. “


과학혁명의 구조 23쪽

『과학혁명의 구조』의 과학관

쿤 이전 (논리실증주의, 반증주의)
과학은 관찰에 의한 사실, 이론 법칙의 집합 과학자들은 어떻게 연구를 진행하는가?
"정상과학", "패러다임", "퍼즐풀이"
과학은 누적적으로 진보하는 활동 과학은 변칙사례와 위기, 혁명을 통해
"부분-축적적"으로 발전
과학자는 이전 이론이 포괄하지 못한 새로운
경험적 사실을 가지고 가설을 입증/반증 과정을
통해 탐구하여 이론/법칙을 세워 혁신을 추구
과학자의 목표는 새로운 관찰 사실을 찾아내는 것이
아니며, 예측할 수 있는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
즉 문제(퍼즐판)이 이미 주어져 있고, 자료와 이론
간의 과리를 이론의 정교화를 통해 푸는 과정
→ 이러한 문제를 제공하는 것이 바로 “패러다임”
자연을 중립적으로 관찰하는 과학자 개인에 주목 연구 대상과 연구 방식을 결정하는 과학자
집단(사회)에 주목

“언어와 마찬가지로 과학지식은 근본적으로 한 집단의 공동소유물이며 그렇지 않다면 아무 것도 아니다. 과학지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과학지식을 만들어내고 사용하는 집단들의 특수한 성격들을 이해해야할 필요가 있다.”

쿤의 패러다임론에 따른 과학혁명의 과정에 대해서는 옆 강의(과학과 근대사회)를 참조

쿤식 과학관의 특성

  • 부분-누적적 발전
    • 기존 과학관과 달리 과학 지식은 누적적으로 발전하지 않음
    • ”정상과학1”의 시기에는 주어진 패러다임이 제공한 문제를 정교화가 이루어지며 축적적인 발전이 이루어지나 패러다임 전환에 따라 이전과는 전혀 다른 “정상과학2”가 도래
    • 그렇다면, 정상과학 1과 정상과학 2의 관계는?

  • 공약불가능성(incommensurability)
    • 패러다임 1과 패러다임2 사이에는 둘을 비교할만한 공통된, 논리적 잣대가 없음
    • 기존의 과학자 세대와 후속 과학자 세대는 서로 ‘다른 세계’에 있으며 이들 사이의 논쟁은 부분적이며 합리적인 방식으로 즉, 증거와 논리에 의한 해결이 이루어질 수 없음
    • 합리적인 이유에서만 패러다임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으며 역사적이고 우연적인 요소들과 뒤얽히며 변혁이 일어남
    • 공약불가능성의 예: 착시 그림에서 이 그림이 토끼인지 오리인지 무엇이 더 나은지 비교할 수 있는 공통적 잣대가 없으며, 토끼에서 오리로 또는 그 반대로 보이는 것이 변화하는 것을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음
 — 즉 패러다임의 변화란 인식형태의 전환(gestalt switch)
  • 신념(faith)
    • 현재에는 아직도 새로운 패러다임의 확실한 우위가 증명되거나 보이지 않았지만, 미래에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기존 패러다임보다 더 우월한 것으로 판명될 것이라는 개인적인 믿음
    • 예컨대 코페르니쿠스설은 직관적이지도 못하고, 프톨레마이오스설보다 현상을 더 정확히 설명하지도 못했지만, 그 우주구조 자체의 간단함, 규칙성, 조화로움 때문에 더 선호되어 갈릴레오나 케플러 같은 추종자(새로운 세대)가 만들어짐
  • 쿤의 과학관 요약
    • 과학은 이론이 포괄하는 경험 데이터를 늘려가는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누적적이고 축적적인 진보의 과정이 아님
    • 합리적인 요소(정상과학 시기)와 역사적으로 우연적인 요소(패러다임 전환 시기)가 함께 결합된 복잡한 과정
    • 패러다임 2가 패러다임 1보다 반드시 논리적으로 우월하지 않음 (현재의 관점에서 옳은 사실, 이론, 법칙 만을 골라 서술하거나, 오류를 이끌어낸 요소들만 골라서 서술할 수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