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과학혁명의 배경

(지난 학기 강의 3, 4, 5, 10강 복습)

중세의 과학활동

0. 고전세계의 종말. 중세 암흑기 (5세기-10세기)

  1. 이슬람 과학의 흥기 (8세기-13세기)
    • 급속히 팽창한 이슬람 제국은 현지 문화들을 적당히 포용하며 그 과정에서 지식 흡수
    • 아리스토텔레스 등 그리스 저술들을 아랍어로 번역 작업 (제1차 번역운동)
  2. 라틴 서유럽의 부활 (12세기-)
    • 봉건제가 정착되면서 사회 안정화
    • 농업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도시와 교역망 부활
    • 이베리아 반도의 레콩키스타 과정에서 이슬람을 몰아내고 그 번역지식 습득 → 제2차 번역운동
    • 지식이 축적되면서 그 지식을 체계적으로 소화하는 기관으로서 대학이 등장
  3. 스콜라주의의 형성
    • 기독교와 아리스토텔레스주의의 습합
    • 대학을 배경으로 중세 시기 유행

과학혁명에 대한 접근법

1. 지성사

  • 근대 과학의 토대가 마련된 시기 : 1543년-1687년 or 1500년-1700년
  • 내용 측면: 고대 및 중세 자연철학 → (천문학, 운동학 분야의 획기적 전환) → 근대 과학
  • 지적 풍토 측면
    • 우주관의 변화 : 인간중심적 우주관의 폐기
    • 자연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 : 기계론적 자연관의 부상
    • 자연현상을 기술하는 언어의 변화 : 수학의 인식론적 지위 향상

2. 사회·문화·제도사

  • 마인드의 변화 : 지식의 진보에 대한 믿음
  • 새로운 과학 활동의 부상 : 새로운 현상의 ‘발견’ 및 ‘창조’ / 실험과학의 부상
  • 과학의 새로운 물적 토대 : 중세의 대학 → 과학단체, 학회(e.g. 왕립학회, 과학아카데미)

과학혁명 전야

문예부흥기 인문주의

  • 중세에 대한 반발, 고대에 대한 선망
  • 중세 스콜라주의 학풍에 대한 반발
    • 이슬람 , 중세 유럽의 주역서 전통 + 필사 문화 전통 → 오염되고 훼손되고 퇴보한 지식이 양산되었다고 생각
  • 인문주의의 슬로건 : “발전”이 아니라 “복원”과 “회복”
    • 지상과제 : 문헌학적 방법을 동원해 “ 순수한 원전 ” 또는 “Original Knowledge” 복원
  • 주해서 전통의 아리스토텔레스주의 학설에 대한 불만
    • 원전을 복원하려는 노력 → 새로운 고대 서적들, 새로운 고대 사상 발굴
      • 플라톤 , 아르키메데스 , 헤르메스 , 고대 원자론 등
      • 아리스토텔레스 사상에 대한 잠재적 대안을 찾으려는 노력
    • 절대적 진리의 해답을 “고대의 선구자”에게서 찾고자!

인쇄술

  • 1450-1550년: 4만여 종의 서적 2000만부 인쇄 / 16세기: 대략 2억 권의 책 출간
  • 인쇄술이 인문주의에 미친 역설적 영향
    • 인문주의의 원동력 : 새로 발굴된 원전의 광범위한 보급 → 인문주의의 영향력 증대
    • 인문주의의 쇠락 : 인문주의가 “고전의 복원” 이라는 본연의 모습을 상실하기 시작
  • 지식을 대하는 태도의 변화
    • 필사의 시대: 세월의 흐름 속에서 “마모되는” 되는 지식, 책 한 권 필사하려면 몇 년이 걸리는 힘든 작업. 책 자체가 귀하기에 원전(오리지날 북)이란 존재는 더더욱 경외의 대상
    • 인쇄의 시대: (표준화된 텍스트로서의) 원전의 범람 → (진리의 보고로서의) 원전에 대한 경외감 하락
      • 인쇄된 책을 통한 지식의 보존: 지식은 더 이상 마모되거나 훼손되지 않게 됨
      • 새로운 지식의 창조로 관심 이전: 지식의 누적적 발전

대항해시대

  • 정보의 홍수 — 고대의 권위 쇠락
    • 아리스토텔레스는 만물에서 "목적인"을 찾으려 했지만 듣도보도 못한 새로운 동식물들 발견
    • 유럽인들이 자연세계에 질서를 부여하기 위해 고안한 기존 분류체계에 혼란 야기
    • 새로움의 추구 : 새로운 인종, 진기한 물건, 희귀한 동식물, 놀라운 경험
  • 경험의 재정의
    • 경험의 인식론적 지위
      • 감각 경험은 모든 지식의 ‘토대’이자 ‘원천’ / (vs. 플라톤)
      • 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가 거론하는 경험은 일종의 “Common Knowledge”, 일상에서 무수히 관찰되어 , 지각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지하고 있는 “보편적 경험”
      • 기존 자연철학의 목표 : 기지의 “보편적 현상”에 대해 “왜”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지 설명하는 것
    • 강조점의 이동
      • “일상적인, 보편적인, 친숙한” 경험 → “새로운, 신기한, 특이한” 경험
      • 신대륙 탐험 vs. 자연에 대한 새로운 접근
      • 배를 타고 미지의 세계를 탐험 → 진기한 물건 수집 , 새로운 동식물 발견
      • 정밀한 “ 관측기구” 로 새로운 자연 현상 “발견”

인식 지평의 확장

관측기구

[과학기계는] 감각 특유의 능력을 다소 향상, 증진시키기 위한 것으로, 우리의 감각 기관만으로도 이미 인지할 수 있는 것들을 숫자, 무게, 치수로 환산하는 것뿐만 아니라, 감각 기관이 발휘하는 힘의 한도를 넓혀서 맨 감각만으로는 여태껏 접근 통찰, 지각이 불가능했던 문제의 영역에서조차 정확히 같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에 그 목표가 있다. 이로써 그것은 감각의 제국을 확장하여 자연의 후미진 곳까지 포위해 압박한다. 또한 이것들을 축적해 잘 활용한다면 평범한 사병의 힘만으로도 단기간에 자연을 굴복시켜 가장 접근하기 힘든 요새조차 내어 놓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로버트 후크

  • 튀코 브라헤: 1572년 초신성, 1577년 혜성 — 혜성이 달보다 더 멀리 있다고 주장
  • 갈릴레오의 달, 태양흑점, 목성의 위성 관측
아리스토텔레스주의 새로운 자연철학
이미 알려진 사실 자연에 널린 아직 모르는 사실
무엇이 일어나는가? 무엇이 일어났는가?

실험철학

  •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관
    • 자연은 그 정의상 “자연스러운 상태”에 있을 때만 그 본연의 모습을 우리에게 드러낸다!
    • 방해 받지 않은 자연의 일상적 움직임(ordinary course)을 설명하는 데 초점
    • “자연”과 “인공(인위적 현상)”의 엄격한 구분
  • 과학혁명기 자연에 대한 조작주의적 접근
    • 재정의된 자연 : (1) 일상적 자연, (2) 자연의 실수나 돌연변이, (3) 인간의 노력이 가해진 현상
    • 새로운 지적 감수성 : “자연에 내재된 법칙을 발견하려면, 실험기구로 자연을 고문하여 베일에 감춰진 본 모습을 들춰내야 한다!”

사람의 본심이나 지적 능력, 그가 품고 있는 감정 등은 평상시보다는 동요 및 교란 상태에 빠졌을 때 더욱 잘 드러난다. 마찬가지로 자연의 경우도 제 스스로 진행되도록 방임했을 때보다는, 인간이 기술로 자연에 인위적인 자극을 가했을 때에야 비로소 그 본성과 원리를 완전하게 드러낸다. (중략) 자연의 품에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유추조차 불가능한 기상천외한 보물들이 인간에게 쓰일 날일 기다리며 수없이 묻혀 있다. (중략) 새로운 작업방식을 통해 연구함으로써 혹은 이미 알려진 작업방식을 학문적 경험, 즉 실험이라고 부르는 방법으로 이전, 비교, 응용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엄청난 발견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프랜시스 베이컨

  • 베이컨의 자연철학 재정의
    • 전통적 자연철학 반대 → 새로운 “자연철학(실험철학)”의 필요성 주창
    • “조작적 지식”에 남부럽지 않은 “지적 혈통” 제공
    • 자연철학의 재개념화
      • 전통적인 자연철학 개념: 현상(phenomena)에 대한 인과적 설명(cause/effect). 관조적. 자현 현상은 인간의 실천과는 무관 / 자연 vs. 인공
      • 베이컨 : 효과(effect) ← 자연철학의 실천적 사용. 진리와 효용이 자연철학의 두 요소.
        • 원인의 탐구 / 효과의 산출 , 사색 / 조작, 자연의 지식 (natural science) / 자연의 절약 (natural prudence)
        • 원하는 “효과” 를 산출할 수 있으면 , “원인” 을 어느 정도 이해한 것이라 볼 수 있다
  • 사례: 보일의 공기펌프 실험.
    • 유리구 속 공기가 빠져감에 따라 기압계의 수은주 하강
    • 유리구가 진공상태에 거의 다다르면 수은주는 바닥까지 하강
    • 밀봉 마개를 열어 공기를 유입시키면 수은주는 다시 상승
  • 실험 기구 → 자연에 대한 손쉬운 통제
    • 자연적 발생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기구를 이용해 원하는 현상을 실험실에서 만들어냄 → 파스칼의 퓌드돔 실험
    • 현실적으로 관찰 불가능한 현상 창출

기계론

  • 홉스, 몰리에르 등이 아리스토텔레스주의의 자연의 의인화 경향 비판
  • 감각에 대한 이해
    • 아리스토텔레스: 감각은 실재를 충실히 반영. 감각 경험은 모든 지식의 “토대”이자 “원천”
    • 데카르트: “인간을 쉽게 기만하는 감각을 어떻게 신뢰할 수 있나?”
      • 물질이란 기하학적으로 연장된 존재 i.e. 길이, 두께, 높이 등.
      • 물질들 사이의 모든 차이는 운동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 감각과 실재 — ‘사물’과 이를 지칭하는 ‘단어’처럼 둘 사이에는 본질적 유사성이 없다.
      • 물질(기하학적 외연)과 그 운동 → (1차 속성) → 인간의 신체에 영향 → 정신의 해석 → (2차 속성) → 다양한 속성을 감각함 → 신체는 이러한 변화에 기계적으로 반응
  • 기계론의 기획
    • 아리스토텔레스는 모든 현상을 “목표(목적)” 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 으로 설명
    • 데카르트는 불활성 물질입자의 크기, 모양, 배치, 운동으로 환원해서 모든 현상을 해명
    • 자연은 (목적을 지닌) 유기체 → 자연은 (생명이 없는) 거대하고, 복잡하고, 정교한 기계
      • 자연의 각 부분들은 (그 메커니즘을 이해할 수 있는) 간단한 방식으로 작동하며 , 이들이 다 함께 결합하여 조화롭고 경이로운 자연현상을 창출
    • 자연현상의 수학화
      • 수학화하기 힘든 속성들은 "2차 속성"으로 취급하여 모두 제거
      • 기하학적 연장으로 정의되는 inert matter in motion 만이 진정한 속성
  • 이해가능성: “자연을 마치 기계인 것처럼 생각하라” → 자연의 “놀라움”을 “제거”하기 위한 매개

"자연은 진공을 싫어하지 않고, 그것을 피하려 하지도 않는다. "진공 혐오(horror vacui)"라 일컫는 현상은 모두 공기의 무게와 압력에 기인한 것이다. 이것만이 진짜 원인이다. […] 인간의 연약함으로 인해 참된 원인을 간파하지 못할 때, 인간은 교묘하고 가상적 원인을 만들고 여기에 특수한 이름을 붙여서 이성이 아니라 그 귀를 만족 시킨다. 이런 일은 그간 너무도 흔했다. 무생물체가 공감이나 반감을 가질 수 있는 것처럼 가정하고, 이를 여러 현상의 일반적 원인인 듯이 설명해왔던 것이다."

블레즈 파스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