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과학에 대한 인문학적 접근

카를 포퍼와 토머스 쿤의 과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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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대중적 이미지

과학은 특별한 지식체계

  • 과학 지식은 가치중립적이고, 유용하며, 무엇보다도 신뢰할 만하다!
  • 과학은 가장 “모범적인” 지식 체계 → 높은 인식론적 위상, 높은 사회적 지위
  • 과학 지식은 “만고불변의 진리”라서 높은 평가를 받나?
    • 그건 오히려 논리학의 특징: 시대가 변해도 유지되는 일관성과 확실성 제공
    • 과학은 역사적으로 변화무쌍: e.g. 아리스토텔레스 우주론 → 뉴턴 우주론 → 빅뱅 우주론

그렇다면 대체 “무엇”이 과학을 특별하게 만드는가? — 거기에 대한 통상적 대답들

  • “과학은 관찰 경험에 확고히 기반한 지식 체계이다!!”
    • 과학탐구의 대상: 미지의 영역으로서의 자연
    • 과학탐구의 주체: 탐험가, 발견자로서의 과학자
    • 과학탐구의 도구: 인간의 관찰능력을 증대시키는 관측 및 측정 기구들
  • 과학의 객관성, 과학의 누적적 진보성
    • 과학자(주체): 체계적이고 끈질긴 관찰 + 사심 없는 협력 활동
    • 관측기구(도구): 개발 및 개량 → 관측 영역의 영역 확장 + 관측 정확성의 정확성 향상
    • 자연(대상): 점진적으로 완전해지는 자연에 관한 밑그림

과학이란 경험적 지식의 축적인가?

  1. 자연을 열심히 관찰하고, 관찰결과를 꾸준히 축적하는 것만으로 자연에 대한 이해를 도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2. 관찰은 과학의 필수불가결한 요소이지만, 관찰이 과학의 전부인 것은 아니다!
  3. 관찰결과를 해석하고 이론화하는 작업(개별 과학자들이 재능을 발휘해야 하는 영역)이 과학에는 반드시 필요하다(내지 포함된다)!

그렇다면 (다시) 과학은 왜 특별한가? — 과학의 특별함은 과학이 채택하고 있는 “방법론”의 특별함에서 비롯된다!

카를 포퍼

포퍼의 과학방법론

  • 과학활동의 본성
    • 꾸준한 관찰로부터 이론/법칙을 조심스럽게 도출한다? No!
    • 비약을 통해 가설을 추측하고 관찰을 통해 그에 대한 반증을 시도하는 것! → 대담한 추측과 인정사정 없는 반증 시도
  • 모험가로서의 과학자, 최종 판결자로서의 자연
    1. 자유로운 상상력을 동원해 새로운 가설 고안
    2. 가설을 최대한 엄격하게 시험
    3. 시험에 실패한 가설(이론)은 사정 없이 제거!
  • 편견, 선입견, 권위에 얽매여 이론을 유지하는 것은 비과학적!

구획문제 — 과학과 비과학의 구분

  • 과학의 정수는 비판정신
    • 모든 이론을 가혹하게 시험하라! ↔ 종교는 시험의 대상이 아님
    • 경험과 맞지 않으면 이론을 버리고 새로운 이론을 고안하라! ↔ 종교적 믿음은 포기할 수 없음
    • 이런 과정을 거쳐 내용을 개정하고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다! ↔ 종교적 믿음은 절대 불변
  • 진정으로 경험적인 이론을 구분하는 방법: 예측에 반하는 어떤 관찰이 나왔을 때, 이론을 기꺼이 포기할 수 있는가?
  • 포퍼가 보기에 비과학적인 경험적 이론들: 마르크스 역사철학, 프로이트 정신분석학, 아들러 개인심리학
    • 수많은 입증사례를 통해 뒷받침되고 있는 듯하나 프로이트, 아들러의 이론에 반하는 행동은 사실상 기술될 수조차 없다!
    • 무엇이든 설명할 수 있는 근사한 이론 같으나, 사실상 그 무엇도 제대로 해명 못하는 이론인 것
  • 포퍼의 아인슈타인 해석
    • 뉴턴 역학에 반기 → 시공간에 관한 대안 이론 모색
    • 대담한 이론적 예측 제기: “빛이 태양 주변을 지날 때 그 경로가 휘어질 것이다.”
    • 정면승부: 이론을 시험대(에딩턴의 일식 관측) 위에 올리기

포퍼 요약

  • 구획문제: 과학과 비과학의 구분
    • 반증에 열려 있지 않은 주장은 사이비 과학: 마르크스주의 경제학, 프로이트-아들러 정신분석학, 인종주의 담론 등
  • 반증주의 (Falsificationism)
    • 과학의 논리는 증명이 아니라 반증
    • 과학의 진보는 끝없는 추측과 반증의 반복을 통한 것
    • 과학의 규범: 편견과 선입견에 빠져 이론을 고수하지 말아야 함
  • 반증주의의 문제점
    • 자연의 판결은 얼마나 명확한가?
      • 태양중심설과 지구중심설이 대립할 때, 당대 유럽에서 가장 뛰어난 관측천문학자였던 튀코 브라헤는 연주시차를 확인하지 못하였고 이를 통해 태양중심설이 반증되었다고 여겼다.
    • 반증을 대하는 과학자들의 실제 행동양식은?
      • 뉴턴역학과 천왕성: 천왕성 궤도가 뉴턴 예측과 맞지 않았을 때 과학자들이 한 것은 뉴턴을 내다버리는 것이 아니라 천왕성 너머에 새로운 행성이 있으리라 추측한 것이고, 실제로 해왕성을 발견함

토머스 쿤

  • 물리학 박사 출신으로, 실제 과학도로서의 경험을 반영
    • 과학방법론에 대한 포퍼의 설명(반증주의)은 역사적 사실과 들어맞지 않는다
    • 과학자들은 변칙이나 반증 사례에 직면해서도 자신들의 이론(체계)를 버리지 않고 계속 작업한다
    • 이론에 맞지 않는 관측결과는 종종 거부되는데, 그것이 오히려 생산적 결과를 낳기도 한다.

“포퍼의 말과는 정반대로 과학은 비판적 논의를 포기함으로써 시작된다. (정상)과학은 패러다임이 미리 만들어놓은 비교적 경직된 상자에 자연을 처넣으려는 노력이다.”

용어 정리 — 패러다임과 정상과학

  • 패러다임
    • 모범이나 귀감이 되는 과학적 성취, 이를 본받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연구의 스타일이나 전통
    • 특정 시기의 과학자 공동체가 공유하는 사고방식 및 행동양식 → 개념, 기법, 전제, 접근법, 신념, 가치 등을 총망라
    • 특정 시대 사람들의 견해나 사고를 근본적으로 규정하는 테두리로서의 인식의 체계 / 사물에 대한 이론적인 틀, 체계
  • 정상과학
    • 특정한 패러다임에 기반한 연구 활동
    • 과학의 대부분의 기간을 차지하는 연구 방식

패러다임과 정상과학

  • 과학자가 된다는 것이란 패러다임을 전수받고 내면화하는 훈련
    • 기본 개념, 접근법, 문제 및 해결법 습득/체화한 뒤 교과서의 예제, 유제, 연습문제 풀이를 통해, 실습 실험의 반복을 통해 성공적인 문제풀이를 (변형하여) 따라하는 과정
  • 전문 과학자의 연구 활동은 패러다임 내의 미해결 문제들을 파악하여 이를 해결해냄으로써 패러다임의 적용 영역을 확장시키는 것
  • 예컨대 뉴턴과학은 물체를 질점으로 간주, 보편중력과 운동법칙 가정, 계산을 위해 미적분 이용. 보편중력의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않았으나 태양계 천체역학에서 대성공했고 패러다임으로 확립됨
  • 정상과학 활동은 퍼즐풀이
    • 퍼즐이란 패러다임 하에서 제기되는 문제들
    • “퍼즐은 패러다임에 의해 정의되고, 퍼즐이 해결되면서 패러다임은 더욱 정교해진다”
    • “정상과학자의 목표는 (규칙과 해답이 이미 정해져 있는) 퍼즐의 풀이법을 찾아내는 것이다”
    • 퍼즐 풀이를 통해 시험 받는 것은 퍼즐의 규칙(패러다임)이 아니라 퍼즐을 푸는 선수(과학자)의 능력!
    • 전형적인 정상과학의 예: 멘델레예프의 주기율표(패러다임)에 따라 빈 자리들을 채워나가는 연구활동

“상당히 난해한 문제의 작은 영역에 주의를 집중하도록 함으로써, 패러다임은 과학자들로 하여금, 그렇지 않았더라면 상상조차 못했을 자연의 어느 부분을 상세하고 깊이 있게 탐구하도록 만든다.”

  • 정상과학은 해답이 있는 문제에 전념하기 때문에 빠르게 발전한다.
    • 정상과학은 패러다임을 시험하려 하지 않으며, 패러다임을 당연한 것으로 전제하고 그것에 의해 정의된 퍼즐을 풀면서 패러다임을 발전시키고, 명료화 해나간다.
    • 정상과학, 즉 패러다임 내에서 이뤄지는 누적적 발전은, 과학이 진보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 과학의 역사에서 패러다임을 뒤엎는 변화가 나타나는 것이 과학혁명

변칙사례와 위기

  • 변칙(anomaly)
    • 패러다임이 제공하는 모범사례의 변형을 통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
    • 그러나 변칙사례의 존재 자체가 패러다임의 위기를 뜻하지는 않음
    • 변칙사례 = “풀이”에 완고하게 저항하는 “퍼즐조각”
    • 정상과학자의 능력 부족 or 장차 해결해야 할 도전적 과제 or 사소한 문제로 방치
  • 위기(crisis)의 도래
    • 변칙사례 지나치게 증가 → 정상과학자들의 불안감 증대 / 패러다임의 근본가정에 대한 의구심
    • 대안 패러다임(변칙사례들을 해명할 수 있는, 그러나 다른 부분에선 약점이 많은 새로운 패러다임) 등장
    • 기존 패러다임과 대안 패러다임이 경쟁하는 시기가 "혁명적 시기"

과학혁명의 국면

“(과학혁명이란) 옛 패러다임이 그와 양립불가능한 새 패러다임에 의해서 전면적으로 혹은 부분적으로 대체되는 비축적적인 발전의 에피소드들”

  • 자연을 바라보는 인식 틀 변화 → 개념의 의미 변화 & 문제 및 문제 풀이법의 변화
    • 천동설 → 지동설 / 뉴턴 역학 → 상대성 이론, 양자역학
  • 정치혁명과의 유사성
    • 혁명은 위기에 의해 시작된 신구 체제 옹호자들 사이의 싸움
    • 기존 제도가 금지하는 방식의 개혁을 추구
    • 혁명은 중립적 심판이 없는 싸움

쿤식 과학발전의 단계

  1. 전패러다임 시기
    • 패러다임 없이 연구. 여러 학파들이 백가쟁명
    • 무작위적인 사실의 수집. 애초에 이 단계에선 과학조차 아님.
  2. 정상과학
    • 패러다임 확립. 단일 패러다임을 벗어나는 이단적 학파는 존재하지 않음.
    • 퍼즐풀이식 연구활동. 비로소 과학이 되었다고 할 수 있음.
  3. 변칙
    • 패러다임으로 설명되지 않는 중요한 문제
    • 설명에 성공했다면, 2단계로 돌아감
  4. 위기
    • 변칙의 누적, 패러다임의 약화. 여러 이론들의 경쟁
    • 위기 해결에 성공했다면, 2단계로 돌아감.
    • 새로운 패러다임이 형성
  5. 과학혁명
    • 새로운 패러다임을 받아들인 젊은 과학자들로 세대교체
    • 몇몇 구세대 과학자들도 전향
    • 새로운 패러다임이 오래되어 굳어지면 또다른 정상과학이 되어 2단계로 돌아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