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말고사

법정에서의 전문가 증언과 과학적 증거에 대한 신뢰성을 구축하기 어려운 이유에 대해 논의해보시오. 본인이 법원(판사)이나 과학자의 입장에 서서 이들의 입장 중 한 입장을 관련된 사례나 판결을 사용해 지지해보시오. 결론으로 자신의 지지한 입장의 연장선상 하에서 Frye Rule 혹은 Daubert Rule 의 정당성에 대해 논의하시오.

  • 첫째, 법적 공방에서 각 측에서 증인으로 호출된 전문가는 중립적 진실보다는 자신을 호출한 쪽의 승리를 위한 증언을 할 수 있다. 둘째, 대기업 등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전문가를 고용하고 그럴 능력이 없는 사람은 하지 못하는 전문가 증언의 상업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 셋째, 전문가는 상대편 전문가에게 반박당하거나 공방으로 인해 자기 신뢰도가 하락할 것을 우려하여 증언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다. 넷째, 아직 명확한 정설이나 인과관계가 확립되지 않은 것에 대한 법적 판결이 요구될 때가 있다. 다섯째, 법정에서 사실 판단을 위해 사용되는 수단인 반대심문은 전문가에 대해 가해질 경우 전문가 권위와 전문적 사실에 대한 도전이 될 수 있다.
  • 1923년 프라이 v. 미국 정부 판례 이래 전문가 증언에 대해서는 프라이 기준이 적용되어 왔다. 프라이 기준은 법정에서 증언이 받아들여지는 기준을 전문가 집단에서의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짐"으로 규정했다. 1993년 도버트 v. 도우사 판례에서 이 "일반적 허용성"의 기준이 애매하다는 점이 논박되었다.
  • 도버트 v. 도우사 판례에서, 도우사 측의 전문가는 30개의 출판된 논문에서 입덧완화제와 기형출산의 상관관계를 찾을 수 없다고 증언했다. 도버트 측에서는 해당 논문들을 재분석한 역학자료를 바탕으로 입덧완화제가 태아에 부작용을 불러일으킬 수 있음을 증언했다. 그러나 도버트 측 전문가들이 사용한 역학자료는 논문으로 출판이 되지 않았다. 프라이 기준에 따르면 30개의 논문(전문가 집단)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도우사의 증언을 법정은 받아들여야 하고, 2심까지는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 하지만 이 증언은 기업이 전문가를 고용한 상업성의 문제와, 전문가가 자신을 고용한 기업의 승소를 위한 증언을 할 수 있는 당사자성의 문제가 있다. 대법원에서는 전문가 집단에게 받아들여지는 정도보다, 증언을 하는 전문가가 사용한 방법론이 신뢰할 수 있는 것인지를 판단해야 한다며 도버트 승소 판결을 내렸다. 도버트 기준은 포퍼의 반증주의를 법정과 전문가 증언에 적용한 것이라 할 수 있으며, 현재로서 가장 현실적인 절충안으로서 타당성을 지닌다.

Brain Scan 을 통한 fMRI 기술을 사용해 거짓말 탐지기를 사용하는데 수반한 여러 과학기술과 법적 쟁점에 대해 논의해 보시고. 논의에는 fMRI 의 기술적 문제와 fMRI 이미지를 법정에서 증거로 사용하는 것에 대한 문제에서 거짓말 탐지기의 사용으로 나타날 법적 차별과 윤리적 이슈에 대한 논의를 포함해야 한다.

  • fMRI는 특정 인지작용을 수행할 때 뇌의 활성화되는 부분을 측정하는 기술이다. 즉 뇌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측정해 거짓말과 참말을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이며, 그 정확도는 80% 정도다. 그러나 이 기술을 법정에서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여러 반대 의견이 있다. 그 이유는 기술 자체의 문제와 거기서 파생될 사회적 문제가 거론된다.
  • 기술 자체의 문제는 기계가 거짓말과 오기억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 통제된 실험과 실제 현실이 같을 수 없다는 것, 선행연구결과의 재현성이 어렵다는 점 등이 있다. 사회적 문제는 fMRI 기술이 사용될 경우 개인의 정신적 자유가 침해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1988년 미국에서는 회사가 직원들에게 거짓말탐지기를 강제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게 금지하는 법이 통과되었다.
  • 미국 법원은 fMRI가 도버트 기준을 만족하지 못한다고 증거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하고 있다. 도버트 기준에 따르면 fMRI의 방법론적 신뢰성 자체가 증거로 받아들이기 충분해야 하는데, fMRI는 통제 실험에서도 정확도가 80%에 불과한데, 통제 환경이 아닌 법정에서 증거 방법으로 받아들일 경우 정확도가 얼마나 낮아질 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지적재산권과 ‘일반’ 재산권의 차이를 설명하고 현재 지적재산권이 ‘제한적’인 재산권이라는 사실에 대한 역사적이고 경제적인 이유에 대해 논의해보시오. 지적재산권 개념의 이해에 대한 이러한 논의와 그 변천에 바탕해서 2013 년 미 대법원의 판결과 관려되어 유전자 특허에 대한 자신의 찬, 반 입장을 전개해보시오.

  • 지적재산권은 "유용한 의미가 있는 지식"에 관해서 "제한된 기간"동안 재산권을 인정해 주는 "제한적 재산권"이다. 지적재산권이 왜 이런 형태를 가지게 되었는지에 관해서는 역사적 논의를 살펴보아야 한다.
  • 전근대 시기에는 지식이란 신만이 아는 것 또는 고대에는 진리였으나 시간이 지나며 열화되어가는 것이었고, 특정인의 지식은 "재능"일 뿐이었다. 중세에 특허 개념이 발생했지만 그것은 생산 및 판매의 독점권 보장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지 지식 그 자체에 대한 권리를 인정한 것이 아니다.
  • 지식에 대한 재산권 개념은 지식이 점차 열화되는 것이 아니라 점차 진보하는 것이라는 근대과학, 계몽주의 사고방식과 동시에 발생했다. 로크나 디드로는 내가 노동해 얻은 산물은 나의 자연권적 재산이며, 지적노동의 산물은 지적재산이라고 보았다. 반면 콩도르세는 지식은 사회에 기반되어 만들어지고, 그 가치는 사회적 유용성에서 평가되기 때문에 자연권적 재산이 아니라 사회적 특권이라고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 지적재산권의 실제 법적 실행은 기본적으로 그 지식의 고안자 또는 개발자에게 독점권을 주는 것이라 요약할 수 있다. 여기서 지적재산권이 독점을 통한 비효율성과 사회적 부정의를 발생시킨다는 반대론과, 독점권으로서의 지적재산권이 지적 혁신에 동기를 부여한다는 찬성론으로 경제적 측면의 논의가 이루어진다.
  • 현재의 지적재산권이 "제한된 기간" 동안의 독점권인 것은 위와 같은 철학적, 경제적 논의가 역사적으로 절충된 결과다.
  • 2013년 미국 대법원은 인간 DNA의 특허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렸다. 미국 특허법에서는 "자연의 산물"은 특허권의 대상이 될 수 없다. 하급심에서는 문제의 유전자(cDNA)가 인공적으로 추출된 것으로서 자연의 산물이 아니라며 특허권을 허용했다. 하지만 원고측인 시민단체 ACLU에서는 유전자를 단순히 분리만 한 것은 자연의 산물과 다를 것이 없다고 상고했고, 대법원에서는 ACLU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 대법원에서 ACLU 승소 판결을 한 이유, 즉 노동 투입에 관한 철학적 논의의 측면 역시 충분히 중요할 것이나, 유전자 관련 기술이 인간 보건 의료에 큰 관계가 있다는 점에서 ACLU가 애당초 소송을 한 이유, 즉 이 특허가 공익을 저해하는지 여부 역시 매우 중요하다 할 것이다. 경제적 불평등이 상존하는 사회 상황에서, 비록 일시적이라도 특정 의료 행위가 경제적 유한계급에게만 독점 공급될 수 있는 상황은 공익적이지 못하므로, 유전자에 대한 특허권은 회의적으로 접근될 필요가 있다.

통신 네트워크 상에서 이루어지는 정보와 문화산물에 대한 지적재산권의 정의에 대해 논의해보시오. 특히 통신 네트워크에 대한 접근과 정보의 공유에 대한 이론과 역사에 대한 논의를 바탕으로 소프트웨어나 문화산물의 한 예를 들어, 이들에 대한 ‘지적’ 재산권을 어떻게 정의하는지가 정당한 것인가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전개해보시오.

  • 문화적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은 역사적으로 순차적으로 확대되어 왔다. 1790년 제정된 미국 저작권법은 원래 인쇄물만 보호 대상으로 삼았다. 이 때 저작권은 "복제"를 방지하여 저작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그러나 "복제"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복제"할 수 있는 대상의 범위도 늘어나고, 그에 따라 저작권법의 보호 대상 범위도 인쇄물에서 저작물(copy)로 확대되었다.
  • 디지털 시대에 들어와 이 점에 관한 문제가 발생하는데, 인터넷 세계를 이루는 모든 소통, 음원, 사진, 영상 등은 copy이기 때문이다. 디지털 시대에 인터넷을 통해 문화를 생산하는 것 뿐 아니라 문화를 소비하는 것마저 copy 가 된다. 이에 대한 반발로써 저작권 개념에 저항하는 움직임들이 디지털 업계인, 소위 해커들 사이에서 발생하기도 한다. 반대로 IT 기술을 사용해 복제를 방지하는 수단을 개발하는 업계인들도 있다.
  • 지적재산권은 저작자의 재산권과 사회적 공익을 절충시키는 제한적 재산권이다. 모든 행동이 저작물이 되는 시대에 그 보호 범위를 어디까지 제한적으로 정할 것이냐가 쟁점이 되는데, 여기에 관해서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운동이 타당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는 기본적으로 저작자의 저작권을 긍정하되, 그 저작물을 어떻게, 어떤 범위로 사용해야 할지를 저작자가 고지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저작자가 자신의 저작권 범위를 스스로 정의할 수 있게 함으로써, 책임의 문제와 인터넷상 모든 활동을 저작물로서 보호해야 하는 활동의 비효율성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자사노프(S. Jasanoff)는 유해물질을 둘러싼 소송들(Toxic Torts)을 분석하면서 법원에서 이러한 환경, 공중보건, 유해물질을 둘러싼 소송에서의 피해의 원인과 이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해 법원에서 ‘사실’과 ‘인과관계’를 과학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이러한 논의에 바탕해서 유해물로 인한 피해에 관한 소송에서 실제 법원의 판결은 “확실한 인과관계를 확립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사회에서 발생한 여러 비용을 어떤 사람(기관)이 지불해야 할 것인가를 판단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라 주장했다. 공중보건, 유해물, 환경 소송 중 한 분야를 선택하여 (답안에는 담배소송, 원자력발전소, 반도체 소송 등 다양한 예를 사용할 수 있다) 인과관계 확증의 어려움에 대한 논의해보고, 이러한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20 세기 후반 법정에서 어떤한 판결과 합의를 도출하려고 하였는지 간략히 논의해 보시오. 그리고 이러한 분석에 기반해서 그녀의 법정의 역할에 대한 주장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서술해보시오.

  • Toxic torts 에서는 인간 신체와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과 패턴에 관한 역학증거가 최선의 증거로 받아들여진다. 석면 규제, 유연휘발유 규제 등을 이끌어낸 판례들에서 역학조사는 위험성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지표로서 유의미한 증거였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상관관계이지, 인과관계는 되지 못한다. 다만 법정에서 위험성 그 자체를 규제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었기에 증거로 받아들여진 것일 뿐이다.
  • 담배 관련 소송에서는 흡연과 암의 인과관계와 담배에 포함된 니코틴의 중독성이 주된 쟁점이고, 여기서 역시 역학조사가 원고측에서 주로 사용되는 증거로 제출된다. 하지만 역학증거는 개연성을 보여주는 것일 뿐 법에서 요구하는 기계적 인과성을 절대 만족시킬 수 없다. 사람이 살아가는 환경에는 온갖 발암물질(석면, 자외선 등)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콕 집어서 흡연만이 이 환자의 발암 원인이라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금연에 성공한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 때문에 니코틴의 중독성도 받아들여지지 않기도 한다.
  • 그러나 "인과관계"는 그 입증책임이 원고에게 주어진다는 점, 그리고 이런 소송에서 원고는 대개 피고에 비해 경제적, 사회적 처지가 약소하다는 점에서 그 기준성이 비판의 대상이 됨이 마땅하다. 그래서 미국의 경우 그 합의로 도출된 것이 집단소송을 통해 다수 피해자가 확률적 인과관계 하에 보상을 받고, 그 책임을 국가와 문제기업이 분배하라는 것이다. 이것은 자사노프의 주장과도 일치하는 것이며, 현재 현실적으로 타당한 절충안이라 할 수 있다.

정보통신 기술로 인해 점차 개인의 활동을 추적, 감시하고 이를 저장, 분석할 수 있는 감시기술들이 우리의 일상생활에 침투하고 있다. 이에 개인의 문화/정보적, 경제적, 사회적 활동에 대한 다양한 감시를 통해 각종 추전, 광고를 제공해주는 서비스들이 점차 광범위하게 도입되고 있다. 페이스북(SNS), 아마존(온라인상거래), 구글(정보검색)과 같은 기술의 한 예를 들어, 이 기술의 광범위한 사용으로 인한 이득과 위험을 프라이버시(privacy) 개념에 대한 과학기술과 법적 논의에 바탕해여 논의해보시오. 결론으로 이러한 기술로 인한 이득과 위험 사이의 균형을 추구할 수 있는 방법에대한 본인의 의견을 개진해 보시오.

  • 사생활은 개인이 침해받지 않을 권리라고 할 수 있다. 1928년 금주법 시대의 올름스티드 판례에서 미국 대법원은 도청을 통해 얻어진 증거도 증거능력이 있다고 판시했는데, 유일하게 반대의견을 낸 대법관 브렌다이스는 도청은 새로운 형태의 "강제된 고백"이며, 고문과 같은 선상에서 증거능력이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도청이나 사찰을 당하고 있을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 사람은 어떤 말을 하고 행동을 해야 할지 스스로를 규제하게 되고, 이것은 개인의 사고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 반대로 사생활이 무제한적일 수는 없다는 의견도 있는데, 이 문제는 주로 특정한 사생활이 공공성과 배치될 때 발생한다. 개인의 사생활이 중요한 만큼 복잡한 근대사회의 투명성 역시 중요하며, 이런 점에서 고위공직자나 대기업 같은 권력자는 사회의 공적 감시에 대하여 자신의 무제한적 사생활을 주장할 수 없다.
  • 모든 활동이 copy가 되는 디지털 시대에 감시란 비단 누군가를 추적, 밀착 사찰하는 오프라인 시대의 감시의 범위를 벗어났고, "검색" 가능하게 "저장"되는 정보 역시 감시의 대상이 된다. 이런 감시는 경제적 감시, 정보의 감시, 사회적 감시의 세 층위로 크게 구분되며, 각 분야를 대표하는 것이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이라 할 수 있다. 구글은 자동완성기능을 통해 편리한 검색을 제공한다. 하지만 그것은 사용자의 검색 정보가 구글 데이터 서버에 저장되어 가능한 것임을 생각하면, 어떤 말을 검색해도 될지, 어떤 말은 검색하면 안 될지 스스로 검열하지 않을 수 없다. 혹자는 구글이 감시를 통해 제공하는 편리성이 공공성에 부합한다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공공성을 위한 감시의 대상이 권력자여야 한다는 원칙을 생각해 볼 때, 구글이 수집해간 데이터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이상하게 사용하지는 않는지, 폐기를 하기는 하는지 등 모든 것이 수수께끼인 상황이야말로 공공성에 불합치하는 권력자 대기업의 불투명성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이 문제에 관한 균형적 논의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우선 사용자들이 구글을 "감시"할 수 있는 수단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며, 그렇지 않고서야 기울어진 운동장을 벗어날 수 없다.

파스퇴르의 광견병 예방주사 개발과 접종에 대한 윤리적 논의를 전개해보시오. 그가 광견병 증상이 아직 나타나지 않은 J. Meister 에 백신을 접종했을 당시의 상황과 이에 대한 평가를 과학자와 의학자의 입장에 대비해서 논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파스퇴르의 사례에 비추어보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첨단생명의료기술의 개발과 도입, 사용에 대한 법적, 윤리적 입장을 표명하고, 그 입장의 유용성과 한계를 서술해보시오.

  • 조지프 마이스터가 미친 개에게 물리자 파스퇴르가 백신을 접종하여 마이스터가 목숨을 건졌다는 이야기는 프랑스의 국민영웅인 파스퇴르 신화의 한 축을 이루는 서사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알고 보면 상당히 무시무시하다.
  • 당시 파스퇴르의 백신은 성공률이 62%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백신을 맞지 않은 대조군 개가 광견병에 걸리고 생존할 확률이 57%였으니, 백신을 맞으나 안 맞으나 큰 차이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자 파스퇴르는 효과가 없는 기존 백신 대신, 새로 개발된 백신을 마이스터에게 사용했다. 이 백신은 아직 동물실험도 거치지 않은 것이었으니, 파스퇴르가 한 짓은 사실상 마루타 인체실험이라고 할 수 있다. 파스퇴르 연구진의 의사 에밀 루는 진실을 알고 있었기에 접종을 거부했다. 파스퇴르는 루를 쫄보 취급하며 다른 의사를 불러 접종했다.
  • 또다른 문제는 미친 개에게 물린 사람이 무조건 광견병에 걸리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광견병 발병률은 20% 정도로, 마이스터가 만약 나머지 80%였다면, 마이스터는 광견병에 걸릴 일도 없는데 광견병 항원을 몸속에 집어넣은 것이 된다. 만일 마이스터가 죽었다면 그것은 광견병에 걸릴 일이 없던 마이스터를 파스퇴르가 죽인 것이 될 수도 있었다. 마이스터에게 광견병이 발병할지 여부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검증되지 않은 백신을 접종받고 생존한 것은 단순히 마이스터가 운이 좋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또 마이스터 이전에 백신을 접종받고 죽은 환자가 최소 두 명은 있는데, 이것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 현재 윤리적 기준으로는, "치료실험"이라 하여 죽을 날만 기다리는 환자에게 최후의 수단으로 검증되지 않은 신치료법을 사용해볼 수 있다. 파스퇴르의 다른 환자들은 백신을 접종받고 죽었지만 실제 광견병 환자였기 때문에 이 기준에 따라 정당화될 수 있다. 하지만 마이스터에게 행한 접종은 현재 기준으로 빼도박도 못할 비윤리적 행위다. 본인은 치료실험은 어디까지나 최후 수단으로만 행해져야 윤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실험의 진행과 그에 따른 과학의 진보, 인류의 복지 향상을 늦추는 기준일 수 있다. 하지만 마이스터의 예에서 보듯이 실험이 성공할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순전히 "운"에 맡겨 환자를 다루는 것은 윤리적이지 못할 뿐 아니라 과학적이지도 못한 태도일 것이다.

본인이 생명윤리학자 피터 싱어(Peter Singer)의 공리주의적 입장(Utilitarian Position)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하고 각종 생명윤리적 이슈들 – 시험관 아기, 줄기세포연구, 인간복제연구, 인체실험, 뇌사, 장기이식, 안락사 등 –중 두 사례를 선택하고 이러한 첨단기술 혹은 실험의 찬/반에 대한 윤리적인 윤리적인 논의를 전개해보시오.

  • 싱어식 공리주의에 따르면 도덕적 선택에 있어서 근접성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행복의 증감 총량으로만 판단을 내려야 하며, 여기서 행복의 증감을 고려하는 대상에는 인간 뿐 아니라 행복과 불행의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척추동물 이상의 고등동물들이 모두 포함된다.
  • 줄기세포 연구는 성공만 한다면 인간의 각종 난치병이나 장기 대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증가할 수 있는 행복의 양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연구로 인해 감소할 행복의 양이 얼마나 되는지를 따져 보아야 하는데, 줄기세포 연구 반대자들은 주로 줄기세포 연구 과정에서 배아, 즉 인간으로 발생할 수 있는 세포가 파괴된다는 것을 일컬어 이 연구가 비윤리적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중추신경계도 발달하지 않은 배아가 자신이 파괴되는 것에 대한 불행을 느낄 수 있겠는가? 세포 조각에 불과한 배아는 행복의 증감의 주체에서 배제되어야 마땅하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난자를 제공하는 여성의 건강에 배란유도제 등의 화학물질이 미치는 영향인데, 이 점에 관해서 명확한 사실고지와 문제 발생시 확실한 배보상이 주어져야 할 것이다. 그 점만 해결된다면 줄기세포 연구는 인간 행복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으므로 전폭적 지원을 받아야 마땅하다.
  • 안락사는 치료 가망이 없는 환자가 연명치료를 중단하고 스스로 생명활동을 중단하는 것이다. 안락사를 요구하는 환자들은 이미 사는 게 고통이라고 여기는 사람들로, 이 사람들이 계속 살아 있는 한 인류의 행복 총량은 그들의 존재로 인해 감소할 것이다. 그들 본인 뿐 아니라 연명치료를 위한 비용을 대야 하는 주변 친지들의 고통까지 더해지면 매우 큰 행복의 감소가 일어난다고 보아야 한다. 안락사를 원하는 환자의 소원을 들어주면, 환자 본인들과 주변 친지들은 이 모든 고통에서 해방되고, 친지들은 새로운 행복을 추구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판단하는 바, 안락사가 무제한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