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식민지 시대의 과학문화

일제강점기 시기에 과학이란?

(표제) 조선의 과학계를 위하야 항공가의 출생을 축

1921년 7월 12일 동아일보, 안창남에 관한 1면 기사

(표제) 비행장은 일반에 공개
(부제) 과학에 관한 취미와 지식을 보급케하고저
…이번에 일반과학에 관한 지식과 취미를 한사람이라도 더 많은 이에게 보급체 하고저함이 그 본의임으로 다시 협의한결과 당일비행장에서는 한푼의 입장료를 받지않고 일반에 공개하기로 결정하얏슴으로 …

1922년 10월 21일 동아일보 안창남 귀국 환영 기사

  • 비행사 안창남은 당대에 "(광의의) 과학자"로 여겨졌음

(표제) 아인스타인은 누구인가
(부제) 재백림(베를린에서) 황진남 (奇)
소개합니다 물리학과에서 연구하시는 아인스타인 님입니다 우리 시대 위인 아인스타인씨의 종매라 하는 일여학생이 내게 말함은 오년전 단서국 취리히 대학에서 공부할때다 「당신은 물론 아인스타인이 누구인지 아시오」하고 뭇난데 대하야 아모 행편도 모르는 나는 부정사로 답하얏다 긔가 막히여 우스면서 「이 불상한 냥반아! 자기시대를 이해못하는 사람처럼 불상한 사람이 업다 합듸다 아인스타인이라는 이름은 우리 시대의 특색임니다 더고나 당신은 주야로 우주의 원성이니 인생시 당신의 문제를 엇지 해결하시려하오 … 」

1922년 11월 황진남의 기고문

황진남

  • 미국 하와이에서 성장,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광산학 전공
  • 독립정부 통역 활동, 이후 베를린 파리 등 유럽에서 공부.
  • 해방 이후 사회주의 활동. 이후 행적 묘연.
  • 유럽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아인슈타인을 소개.
    • 1922년 아인슈타인이 일본 방문 당시 아인슈타인 소개 글을 9차례에 걸쳐 연재.
    • 위에서 나오듯 스위스 여학생에게 아인슈타인 모른다고 면박을 당하고 공부. 다만 상대성 이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음
    • 상대성이론을 왜 소개하느냐? 이것이 당대의 가장 성공한 사상이기 때문
  • 나경석(나혜석 오래비)의 상대성이론 소개도 일본 책을 참고한 것

당시 지식인들의 과학관

  • 일제시대 지식인들 다수가 문인, 언론인, 교육자. 신문, 잡지 등에 글을 기고. 계몽의 역할
  • 과학, 기술, 공업, 문명, 부국강병이 구분되지 않음.
    • 과학 = 문명화 = 부국강병.
      • 과학 vs. 미신
    • 발명, 기술 = 공업, 산업 = 부국강병
      • 문명화된 유럽, 미국에 대한 감탄, 동경
  • (조선 뿐 아니라 동아시아 전반적으로) 과학 중 진화론, 특히 사회진화론이 큰 영향을 미침. "적자생존" "우승열패" → 실력양성론의 정당화 논거

"여보게 김종성 아까 그 큰 차는 증기를 이용하는 줄 기왕 알았거니와, 이 작은 차는 무슨 신통술법으로 이와 같이 빠른가"
"이것은 전기를 응용하는 것이올시다"
"전기는 번개불이 아닌가, 그러면 무용의 번개불도 응용하는 곳이 꽤 많네그려"
" 전기의 응용하는 곳이 대단히 많습니다. 전보를 놓아 만리의 소식을 상통하고, 전화를 가설하여 왼갓 언어를 마주 앉아 이야기하듯 하고, 전등을 켜서 암흑세계로 불야성을 짓고, 모든 기계를 운전하여 미려한 물품을 제조하여, 심지어 사람의 병까지 전기로서 치료하느니, 공중에서 번쩍번쩍하는 번개불도 심상히 볼 것 같으면 일종 무용의 물건이로대 그 기묘한 이치를 연구하여 우리 인생의 생활상, 유익한 기계를 발명한 것은 즉 발명가의 고심연구가 아니면 될 수 없는 것이올시다.

벽종거사 「경성유람기」

우리에게 허하여진 것으로 오직 자연계의 과학적 탐구뿐이다. 이렇게 생각하게 되었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는 다만 종교를 비웃을뿐 아니라 철학까지도 미웃었다. 그래서 나는 생물학 강의를 듣고 천문학 강의를 듣고 실험심리학을 열심으로 공부하고 그리고는 사회학과 정치, 경제에 도리어 흥미를 느꼈다. 나는 다아윈의 진화론이 마땅히 성경을 대신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헤에켈의 알 수 없는 우주라는 책을 읽을 때에는 비로소 진리에 접한 것처럼 기뻐하였다.

  • Struggle for life(살려는 싸움)
  • Survival of the best(잘난 자는 산다)

이러한 진화론의 문귀를 염불 모양으로 외우고 술이나 취하면 목청껏 외쳤다. 이렇게 되매 내 도덕관념은 근거로부터 흔들렸다. 착하신 하나님이 계쎠서 세계를 다스린다는 믿음 위에 선 도덕은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이광수 자서전

네눈이 밝고나 엑스빗갓다
하늘을 께뚤코 땅을 들추어
온가지 진리를 캐고 말란다
네가 「새 아이」로구나 …

이광수, 『청춘』(최남선 책) 3호 「새 아이」

"그러나 서울에는 생명이 있다. 이 생명은 묵은 사해와 새로운 공기와 광선으로 생장할 것이다. 묵은 사해는 사해, 그 물건으로는 무용하다 하더라도, 그것을 생명적으로 분해한 화학적 원소는 넉넉히 신생명의 영양 될 수가 있다."

" 만일 제군이 총명할진대 성재(주인공)의 시험관이 끓어나는 소리 중에서 새 생명의 심장의 고동을 들어야 하고, 주정등의 화염 중에서 새 생명의 섬광을 보아야 한다"

이광수, 『개척자』 (1917년)

  • 소설 주인공이 화학자. 화학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
  • 조선에 남은 것은 죽은 것 뿐이고, 그것을 신생명으로 반응시키는 것은 화학의 힘

저들에게 힘을 주어야 하겠다. 지식을 주어야 하겠다. 그리하여서 생활의 근거를 안전하게 하여주어야 하겠다.
"과학! 과학!" 하고 형식은 여관에 돌아와 앉아서 혼자 부르짖었다. 세 처녀는 형식을 본다.
" 조선 사람들에게 무엇보다 먼저 과학을 주어야 하겠어요. 지식을 주어야 하겠어요" 하고 주먹을 불끈 쥐며 자리에서 일어나 방안으로 거닌다. "여러분은 오늘 그 광경을 보고 어떻게 생각 하십니까"
"힘을 주어야지요! 문명을 주어야지요!"

이광수, 『무정』 (1917년)

  • 이쯤되면 숫제 다단계 집회나 종교 부흥회의 경지 (…)
  • 삼각관계 연애소설 결말도 "우리 모두 힘을 합쳐서 조선 민중을 계몽시키자" (황당)

"응 지금 우리는 장차 무엇으로 조선 사람을 구제할까 하고 각각 제 목적을 말하려던 중일세"
"나는 교육가가 될랍니다. 그러고 전문으로는 생물학을 연구할랍니다."

그러나 듣는 사람 중에는 생물학의 뜻을 아는 자가 없었다. 이렇게 말하는 형식도 무론 생물학이란 참뜻을 알지 못하였다. 다만 자연과학을 중히 여기는 사상과 생물학이 가장 자기의 성미에 맞을 듯하여 그렇게 작정한 것이다. 생물학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새 문명을 건설하겠다고 자담하는 그네의 신세도 불쌍하고 그네를 믿는 시대도 불쌍하다…

"선형 씨는 무엇이오…… 무론 교육이겠지."
"저는 수학을 배울랍니다" 하고 있는 힘을 다하여서 말하였다.

학교에서 수학을 잘한다고 선생에게 칭찬받던 생각이 난 것이다. 다른 사람들도 수학이 좋은 것인 줄은 알았으나 수학과 인생에 어떠한 관계가 있는지를 모른다.

이광수, 『무정』 (1917년)

  • 안습 (…)
  • 과학이 좋은 거 같긴 한데, 그래서 그 과학을 해서 사회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과학을 해서 내가 뭘 해야 하는가 비전이 없음
  • 그저 서구 문명세계의 피상적 상징에 불과한 과학

성재는 빨리 탁자 앞으로 걸어 가서 그 시험관을 쳐들어서 서너 번 쩔레쩔레 흔들어 보더니 무슨 생각이 나는지 의자유리창 한 겹을 열면 실사회요, 십여보를 나아가면 종로거리다. 성재의 실험실에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실사회의 고민 번뇌가 창들과 벽틈으로 꾸역꾸역 들어온다. 시험관을 들고 앚았을 때에는 모든 것을 다 잊어버린다 하더라도, 주정 불이 턱 새지자 세상의 천사만려가 성재의 가슴을 누른다.에 펄쩍 주저앉으며 주정등의 뚜껑을 열고 바쁘게 성냥을 그어서 불을 켜 놓은 뒤에, 그 시험관을 반쯤 기울여 그 불에 대고 연해 빙빙 돌린다.한참 있더니 그 황갈색 액체가 펄럭펄럭끓어 오르며 관구로 무슨 괴악한 냄새 나는 와사가 피어 오른다.

유리창 한 겹을 열면 실사회요, 십여보를 나아가면 종로거리다. 성재의 실험실에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실사회의 고민 번뇌가 창들과 벽틈으로 꾸역꾸역 들어온다. 시험관을 들고 앚았을 때에는 모든 것을 다 잊어버린다 하더라도, 주정 불이 턱 새지자 세상의 천사만려가 성재의 가슴을 누른다.

만일 성재의 계획이 성공이 되어 목적한 발명품이 여러 나라의 전매 특허를 얻고 경성에 그 특허품을 제조하고 큰 공장이 서는 날이면 성재의 몽상한 바와 같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지마는, 만일 아주 실패하는 날이면 성재의 일가족은 거지가 될 수밖에 없다.

"어서 놓아. 저게 다 무엇이냐. 저 번쩍번쩍하는 것이 다 무엇이어. 저것이 내 돈을 다 먹었구나. 내가 손발이 다 닳도록 벌어놓은 돈을 저것이 다 먹었어! 내 저 원수. 엣, 저것을 말짱 깨물어서 먹고 죽을란다~!"

이광수, 『개척자』 (1917년)

  • 화학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개척자』의 결말 역시, 주인공이 7년간 실험실에 틀어박혀 히키짓을 한 끝에 전재산을 다 날려먹는다는 배드엔딩… (아버지는 화병으로 죽음)
  • 그 와중에 주인공의 실험실이 실제 사회와 유리되어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음

은사기념과학관

  • 식민지 조선의 첫 과학박물관
    • 은사 = 왕(천황)의 하사품
    • 일본 우에노 과학관을 모델로.
  • 은사기념 과학관
    • 1925년 일본 천황의 은사금 17만엔
    • 1926년 1월 창설준비 착수
    • 1927년 5월 남산 왜성대 구총독부 건물 일부로 개관
  • 첫 관장 시게루마 기이치: 해군 군인
  • 이와사 시코지: 실무를 담당한 주사

과학관의 운영

  • 기능: 전시, 강연, 실험, 과학영화
  • 세계 제일의 일본을 강조
    • 일본의 과학, 기계공업, 공장, 발전소 강조
  • 과학 이데올로기 교육
    • 인종우생학 교육: 서구 >= 일본 » 조선
  • 식민지 개발 사업을 중점적으로 선전
    • 일본이 건설한 산업기술, 경성의 도시계획
    • 일본 제국주의의 권력과 정책을 과시
  • 인쇄물 발간과 선전사업
    • 일용편람: 서구적 지식을 빌어 조선을 지배함.
  • 1940년 이후에는 전시동원체제에 포섭됨
    • 과학기술교육 진흥, 방공전람회. 세계인류를 지도해갈 일본적 신과학을 주장.
    • 과학에 천황제 이데올로기를 덧씌운 일본적 과학
    • 과학관은 사상통제와 기능적 훈련에 동원되어 전력 증강에 기여
    • 오늘날 과학관은 어린애들 놀이터지만, 이때 과학관은 박물학자들의 연구시설에 가까움
  • 관람 동선
    • 1층: 입구 → 정문 → 기관 → 연료 → 기계, 항공기 → 수력, 공기 → 함선 → 교량 → 건축 → 가정 → 전기 → (계단)
    • 2층: (계단) → 천문지리 → 지질 → 이화학, 공산 → 동식물 → 방공 → 조류실 → 정문

해방 이후:

  • 해방 당시 은사기념과학관: 3000 평 전시물 11만 점
  • 해방후 "국립과학박물관"으로 개칭. 하지만 6.25 전쟁 중 전소.
  • 전쟁 이후 남산 임시건물에 "국립과학관"으로, 이후 종로구 와룡동으로 부지 이전.
    • 1958년 6월 15일 당시 동아일보를 보면 비가오면 물이 새고, 일하는 직원은 나이든 공무원 1명 + 사환 1명
  • 1970년 본관 준공. 1972년 상설전시관 개관 (박정희 참석)
    • 1974년 11월 15일자 동아일보 "제 구실 찾아 몸부림치는 과학관"
    • 1982년 4월 14일자 경기신문 "규모, 내용 55년전 발족당시 수준서 맴돌아"
  • 1990년 대덕연구단지에 국립중앙과학관 개관. 서울의 과학관은 "서울과학관"으로 개칭.이후 과천과학관 개관.

요약 및 문제

  • 일제시대에 일제를 거쳐 조선에 수입된 서양과학
    • 문명, 계몽, 부국강병 수단으로서의 과학
    • 이념으로서의 과학: 사회진화론. 우승열패
    • 과학연구의 유리: 실험실 vs. 사회의 분리
    • 과학관, 과학문화:
      • 계몽 + 일제의 우월성 혼재
      • 일본 동경의 우에노 과학관과는 어떻게 달랐을까? 일본 과학의 우수성을 선전하는 과학관이 서울에 세워지다?
      • 관람객의 차이: 식민지라는 상황을 고려해야
  • 분단, 6.25 전쟁을 겪으며 한국의 과학(문화)은 한 번 더 단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