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르네상스와 종교개혁

르네상스

근대의 지표

  • 세속성, 합리성의 증대 by 막스 베버
  • 억압, 미신으로부터 해방되는 과정 by 마르크스
  • 화폐가 지배하는 세계 by 짐멜
  • 근대적 인간 — 파우스트
    • "더 알고 싶어하는 인간, 더 주체가 되고 싶어하는 인간"
    • "내 이성, 내 지혜로써 세상의 법칙성을 파악해 통제력을 넓혀가는 인간"
    • "그것이 잘 될수록 인간은 더욱 해방되고 더욱 주체로워지리"
  • 그래서, "르네상스"가 그 세속성, 합리성의 시작이냐? 또는 아니냐?

르네상스에 관한 통설

  • 미슐레: 중세와 단절하고 새로운 인간상이 만들어지는 시작 (by 19세기 민족주의 사관)
  • 부르크하르트: "인간과 세계의 재발견" — 자신만만한 19세기 스위스 귀족
    • 15세기 이탈리아의 특수성이 르네상스를 탄생: 남부에선 양시칠리아 왕국이 버팅기고, 중부에선 교황이 말달리며 전쟁질, 북부에선 온갖 도시국가들이 백가쟁명
    • 북부 도시국가의 자수성가형 정치가들(장사치 출신)이 권위의 대상으로 "천재적 예술품"을 선택, 이들이 바로 "근대인"들이며 근대인들이 "근대예술"을 후원했다
    • 르네상스인들은 천재구요, 독창적이구요, 예술적이구요, 귀족적이에여 (하고 싶은 말: "나도 그래여ㅎ")
    • 부르크하르트의 르네상스인 = 불러주면 가서 일하고 잘리면 낙향해서 글쓰고 예술하는 엘리트 (귀족들이나 가능한 것)
  • 하위징아: "중세의 가을" — 1차대전 경험 세대
    • 르네상스는 근대의 시작이 아니고 중세의 몰락이라는 우울한 관점
  • 1970년대 이후: 탈근대주의
    • 이탈리아 르네상스 이외에 관심
    • 예술사적으로도 하이컬처 이외에 생활용품 따위에 관심
  • 르네상스를 바라보는 관점은 시대적 경험에 따라 많이 달라짐 (로마 멸망 갖고 입터는 것처럼)
    • 한국에서도 유난히 7-80년대에 르네상스 선호가 존재했음 (한강의 기적을 이룬 우리 = 르네상스 시대의 영웅들)
    • 르네상스 시대의 스또오리 = 천재가 노오력하는 이야기

이탈리아 르네상스

페트라르카(1304년-1374년) — 최초의 근대인(?)

  • 서정시인: 가상의 여자친구에게 보내는 연애편지 모아서 출판 (히익)
    • 중세의 시는 무훈시(왕은 위대하시다!) 아니면 찬양시(신은 위대하시다!)
    • 최초로 "자기 마음"을 이야기하기 위한 시를 씀
    • 서정시를 쓰는 이유는 "시인"의 위대함을 만들기 위한 것
    • 최초의 "우리 같은 짓"(…)
  • 페트라르카의 배경
    • 로마빠, 특히 키케로 숭배자 (키케로 필체도 따라하고 키케로에게 편지도(…) 씀)
    • 예술, 고전학, 철학 모든 방면에서 드러나는 페트라르카의 특징: "비대한 자의식"

르네상스 = 유럽의 사춘기 by 박재욱 (…)

  • 사춘기의 필수요소
    • 부모 부정 "내 부모가 사실 내 부모가 아닌 게 아닐까?"
    • 매우 강렬한 자의식 → 그것을 표현하고 싶어함 → 흑역사 양산
    • 하지만 자의식이 비대한 반면 실제 삶은 엄마아빠가 벌어다 주는 돈, 해주는 밥 처먹고 사는 것
  • 르네상스의 양태
    • 중세라는 부모를 부정하고 고대가 진짜 부모라고 주장
    • 고대를 모방 → 어설픈 습작 → 고대와는 다른 완성품
    • 르네상스 "운동"은 극소수 지식인들의 놀음이었고 그들의 관념도 상당히 중세적이었음
  • 요는 "비대한 자의식" → "내가 중요해"라는 인식의 전환
    • 그럼 왜 인식의 전환이 일어났나? 교회의 권위가 추락 → 교회가 지탱하던 모든 가치가 흔들렸기 때문

인문주의

  • studia humanitatis = "인간에 대한 공부" 또는 "공부해서 인간 되자" (…)
    • 그리고 그 "인간" = 르네상스인은 "시민 (= 공적인 인간, 공동체에 기여하는 인간)"
  • 그래서 도움이 되는 공부란? 수사학 — 고대를 무작정 베낀 게 아니라 선별적으로 취사선택했다는 증거
    • 고대의 가장 큰 유산은 분명히 철학인데 르네상스인들은 철학책은 제껴놓고 수사학 책을 읽음
    • 르네상스인이 보기에 철학(심지어 신학과 결합됨)은 강요된 답을 논리로써 정당화하는 "억압"(← 또잉 포퍼가 요기잉네?), 반면 수사학은 "설득"
    • 혼란스러운 이탈리아에서 리더가 갖춰야 할 자질은 설득의 기술
  • 그 외에 뭐 겸사겸사 문학, 역사, 어쩌구

시각예술

  • 도나텔로의 다윗
    • 교수님 생각에 르네상스 시각예술로서 가장 중요한 작품
    • 나상, 동성애적으로도 느껴지는 여린 몸매 (미켈란젤로의 다윗과 대조적)
    • 고대 그리스의 나상: 남자는 나체로 그리지만 여자는 나체로 안 그림. "남자의 나상은 육체미, 여자의 나상은 포르노(더럽고 위험한 것)"
    • 중세 기독교의 나상: 남녀 모두 옷 입고 있음. "인간 = (숨만 쉬어도) 죄인" 인간에 대한 부정, 인간의 능력과 인간의 도덕성에 대한 철저한 부정.
    • 도나텔로의 다윗 나상: "육체미"의 재발견
    • cf. 보티첼리의 비너스: 서양 최초의 여성 나상 "태어나는 순간인데 어케 옷을 입어여!"
  • 도나텔로의 용병대장 기마상
    • 중세의 기마상에 비해 역동적이고 사실적인 동상
    • 중세에는 "그리스도를 섬기는 기사"로서의 "스테레오타입"을 강조, 개인 필요없고 "배후의 질서"의 개념만 표현하면 됨
    • 르네상스 청동상의 자세, 표정은 그 대상의 "독특성"을 나타내기 위한 것, 그리고 그것을 강조하기 위한 근본적 인식의 차이 "자연스럽게" "있는 그대로"
  • 레오나르도 다 빈치: 르네상스인의 대표
    • l'uomo universale : "만능인" — 르네상스적 이상적 인간상의 현실판이 다 빈치 by 부르크하르트
      • 초상화를 많이 그림 — 르네상스의 독특성, 개별성
      • 요상한 설계도들: 현실성은 없지만("이거 어케 작동하죠?" "그건 공대 애들이 알아서 해야죠") 기술적으로 불가능했다는 것은 그 컨셉 자체가 시대를 앞서갔음을 의미
      • 만능인이란 중세적 "죄인" 개념과 반대되는 것. 인간의 무한한 가능성을 가장 긍정하는 사고방식.
    •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의의는 당대에 어떤 영향을 끼쳤다기보다(당대 대부분 민중은 중세적 삶) 후대에 남긴 소수의 유산에 있음
  • 착각해서는 안 되는 것: 르네상스가 인간중심적이었으니 세속적, 반기독교적이었다?
    • 무신론자는 19세기에야 등장했음
    • 르네상스는 "인간의 긍정"도 기독교 내부적으로 이루어진 것

알프스 이북 르네상스

에라스뮈스: "기독교 인문주의"

  • 모순적인 "신앙과 이성"의 결합 — 아퀴나스가 했던 것의 새로운 기획
  • 르네상스 당대의 가장 성공적인 지식인 (i.e. 인생이 모순)
    • 『우신예찬』: 본인이 성직자인데 교회를 겁나 깜. 하지만 루터의 도움을 세 번이나 거부
    • 왕실과 귀족을 존나 까면서 동시에 어용지식인
  • 에라스뮈스의 기획:
    • 교회에 순종하면서도 교회의 잘못된 관행은 비판하자
    • 신약성서 그리스어 주석본 간행 — 이교도 문헌에서 얻어낸 고전적 지식으로 신약성서를 재조명하는 작업
    • 교회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의 잘못"을 공격하는 입장
    • 정치적으로 취약한 입장: 신교도들이 보기에는 간잽이, 구교도들이 보기에는 사꾸라
  • 아무튼 에라스뮈스는 르네상스가 반기독교가 아니었다는 증거
  • 에라스뮈스식 대처는 지식인이 교회 내부에서 "온건한 비판"을 하는 것으로서 한줌 엘리트의 움직임인 르네상스를 대표
    • 종교개혁은 이와 반대로 다수 대중의 종교적 감수성을 자극, 소수 엘리트가 아닌 다수 민중이 "교회 썩었어!" 라면서 들고 일어나는 사태

종교개혁

마르틴 루터

  • 하층민 계급 아버지가 열심히 일해서 중간계급으로 상승, 처음에는 법학 공부하다가 벼락맞고(리터럴리) 신학으로 전향
  • 열심히 공부하는 루터를 괴롭히는 의문: 자기는 죽으면 지옥 갈 거라는 확신, i.e. "심판에 대한 확신"
  • 중세 가톨릭 교회의 구원론의 문제:
    • 가톨릭식 구원은 대차대조표. 덕과 악의 플러스 마이너스.
    • 그런데 도덕적 결벽론자인 루터의 입장에서 덕은 "당연한 것"이기 때문에 플러스가 별로 안 되는 반면 악은 조금이라도 행하면 왕창 깎이는 것
    • 왜 신은 정의로우셔서 나를 이렇게 힘들게 만들어 → 그러다 보니 신을 증오(…)하기 시작
  • 우울증에 빠진 루터가 발견한 탈출구: "인간은 오로지 믿음으로 구원받는다" by 바울
    • 인간이 암만 지랄을 해봤자 신을 만족시킬 수 있겠는가? 인간이 선행을 해서 천국 간다는 것이 무리한 요구다
    • 그래서 신께서 인간을 천국에 들이기 위해 만든 수시(…)가 있으니 그것이 바로 "예수가 인류의 모든 죄를 대신 지고 갚았다는 것을 믿으면 퉁치는 것"
    • 근거조항: 구약성서 내내 반복되는 희생양을 바쳐 "대신 죽기" (유대 히브리적 전통. ← 로마 전통에서는 말이 안 되는 것)
  • 루터의 세 가지 "오직": "오직 믿음으로", "오직 은총으로", "오직 성서로"
    • 중세 가톨릭에서 구원은 교회 제도 아래, 자격증 있는(…) 사제 아래에서 "집단적 질서"로 이루어지는 것
    • 루터: "신 앞에 서면 교황님이 추기경님이 책임져 줄 거 같냐?" 구원은 오로지 "개인적 양심"으로 이루어지는 것
    • 개인적 양심 > 집단적 질서: 서양 근대정신의 시작. 여기서 신만 빼버리면 세속주의가 되는 것. 그리고 그 세속화는 금방 이루어짐

르네상스와 루터의 나비효과

  • 한 수도사 개인의 우울증 치료로 끝났을 일이 어째서 이렇게 커졌느냐…
  • 르네상스의 정신은 "더 멋진 예술품 과시" → 바티칸에서 성 베드로 성전 재건축 계획, 재원이 부족하자 독일에서 면벌부 발행
    • 면벌부란 교회가 발행하는 채권, 그 근거는 성인들이 천국 가고 남은 덕들이 교회에 적립(…)되어 있어서 그 잉여의 덕을 담보로 범인들이 연옥에서 굴러야 하는 기간을 줄여주는 것
  • 하필 망할 놈의 르네상스 때문에 돈이 오지게 모자라게 되고, 그래서 하필 면벌부를 대량 판매하게 되고, 하필 그 중에서도 가장 지독한 징수관이 루터네 동네로 왔음
    • 사실 이 때 면벌부는 상당히 저렴하게 판매된 편이었고,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들 샀음
    • 지독한 징수관이 한 짓: "헌금함에 돈이 떨어지는 땡그랑 소리가 나는 순간 여러분 아버지 시아버지 아들 형제가 연옥에서 천국으로 쓩 합니다"
    • 지독한 번민 끝에 구원받(았다고 제딴에는 생각한)은 루터가 보기에는 배알이 꼴리고 뒤집어지는 판국 → 예전 전공인 법학을 살려서 95개조 반박문 작성
    • 그리고 또 한 번 더 하필 그 시대에 구텐베르크가 있어서 전 유럽에 반박문이 전파
  • 그동안 사람들은 교회의 타락에 항의할 수단이 없었는데, 루터가 그 수단(교황 < 성서)을 제공한 것

종교개혁의 유산

  • 국민국가의 태동
    • 가톨릭 교회가 유일하고 영원한 것이었던 세상에 개신교라는 것이 등장, 종교가 "옵션"이 됨
    • 루터의 의도는 썩어빠진 교회를 갱신하여 초대교회로 돌아가자는 종교적 근본주의
    • 하지만 사람들에게 종교가 상대화, 종교의 권위가 추락하는 결과를 낳음
    • 교회의 자리를 대신하게 된 새로운 권위 "국가" (장기적 결과) — 개별적 국민국가의 발전을 막던 보편적 교회("누구나 다 기독교인이지 뭐 우리가 남이가")의 붕괴
  • 개신교 그 자체
    • 개신교도들은 양심을 위해서는 전통을 부정할 수 있음: 올바른 신앙이 중요한 것이지 여태까지 어찌 해왔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 긍정적 측면: 그 어떤 권위 앞에서도 양심을 고수한다 (신성로마황제와 교황대리인 앞에서 뻗댄 루터)
    • 부정적 측면: 분열주의
      • 교황청: "루터야 네가 이렇게 판을 깨고 나간다면 어찌 될 거 같니. 계속 깨질 거야"
      • 개신교도가 목사 말을 듣다가 뭔가 잘못된 거 같애 → 교회 나가서 새 교회 세움
      • 현재까지 가톨릭의 공식 입장: "루터 나쁜놈"
  • 천주교의 변화:
    • 예수회 등 가톨릭 종교개혁: 하지만 루터의 충격파가 없었다면 스스로 개혁하는 일은 없었을 것
    • 종교전쟁의 시기가 지나가고 나서도 유럽의 절대 다수 인구는 가톨릭세계에 남았음 — 개신교는 북독일, 네덜란드, 스위스, 잉글랜드(영남충 헨리 8세), 헝가리(뜬금) 뿐
    • 유럽에서 잃은 만큼 바깥에서 벌어오면 되지. 개신교보다 150년 먼저 세계선교 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