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중세의 인간상

일하는 자들

  • 중세의 일하는 자(인구의 절대 다수)는 거의가 농민
    • 도시의 상공인은 한줌
  • 고대의 농민은 소규모 자영농이고, 시민권의 소유자, 반면 중세의 농민은 "농노"(serf)라고 불림
  • 고대에서 중세로 넘어오면서 가장 큰 변화는 노예제의 소멸
    • 고대의 가장 큰 축은 자유민 vs 노예
    • 1차 민족대이동 때 기존질서(노예제)가 뒤집히면서 노예들의 신분 상승, 10세기 2차 민족대이동 때 대대적인 권력 파편화가 일어나면서 자유민들의 신분이 하강(힘 있는 기사에게 의존적인 존재가 됨) → 농노의 출현
    • 노예제가 없어졌다 함은 모두가 자유로워졌다는 것이 아님
    • 여말선초 "노비"의 탄생과 유사한 현상: 서양 고대사의 노예는 기본적으로 이민족이었음. 한국 고대사에서도 오리지널 천민(…)은 향, 소, 부곡의 화척(혈통 불명의 유랑민)들이었음. 그리고 어지러운 세상으로 기존 자유민들의 신세가 쪽박나면서 거대한 예속집단으로 수렴
  • 영주가 농노를 다양하게 억압, 착취하지만, 농노에 대해 무제한적인 권리를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님
    • 노예들에게는 전혀 허용되지 않는 토지경작권, 가족구성권이 보장
    • 이런 권리는 자유민 시절의 흔적기관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토지에 예속된 것을 의미(영주가 땅을 팔면 땅과 함께 팔려감)
  • 12세기 중세 성기에 농노제의 급격한 와해
    • 경제성장, 도시발달에 의해 농업에 의한 자급자족적 생활을 하던 영주들의 상대적 빈곤화 (인플레이션)
    • 농노에게서 지대를 수취하는 것보다 좀더 효율이 좋은 착취 방법을 유지하고자 하는 생각 i.e. 농노를 억압하는 것이 영주에게 더 이상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게 되어버림
    • 영주에게 있어서 농노의 머릿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농노들에게서 얼마나 수익이 나오느냐가 중요한 것이기 때문
    • 화폐로 지대 수취, 농노의 차지농화 등의 변화 → 영주의 임대업자화, 인신적으로 구속된 농노의 소멸
    • 예외: 동유럽은 중세 초기에는 서유럽보다 농민의 지위가 좋았음(맨날 유목민들이 쳐들어와서 험악하기에 농민들을 유치하기 위해 영주들이 좋은 조건을 제시해야 했음). 그러나 서유럽에서 농노제가 해체되는 동안 동유럽의 영주(융커)들은 농노제를 오히려 강화(제2차 농노제)하여 수익 증대를 도모
    • 농민층의 분화: 날품팔이 노동자(프롤레타리아의 원형), 거대 부농, 부농 밑에서 부쳐먹는 소농, 영주 vs 농노 라는 이원구도는 더욱 해체

싸우는 자들

  • 중세 초기, "전사"와 "귀족"은 좀 다른 것이었음
  • 카롤루스 제국 이후 중세 성기 넘어가면서 "귀족" = "기사(말 타고 싸우는 폭력의 독점자)"의 동의어가 됨
  • 마상전투의 기술을 익히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혹독한 훈련 필요
  • 기사서임식은 본래 어깨 세 번 치는 점잖은 게 아니고, 게르만족의 관습에서 유래하여, 두들겨 패는 것이었음 (조폭들 입단식: 조직에 들어온 것을 환영한다. 일단 맞고 시작하자)

중세 유럽 기사의 특징

  1. 기사도 — 깡패들이 귀족이 됨
    • 귀족 = 고귀한 자, 기사 = 싸우는 자. 싸우는 놈이 무슨 고귀함이 있어?
    • 신의 평화 운동: 기사의 폭력성을 제어하려는 교회의 눈물겨운 노력
      • 교회의 최대 관심사: 어떻게 해야 폭력배들로부터 안전할 수 있을까 또는 폭력배들에게 보호를 받을 수 있을까
      • 기사서임에 교회가 끼어들어 숟가락을 올림 (기름 부어주기) → "그리스도의 기사"의 의무는 교회의 수호
      • 힘 있는 놈에게 정당성까지 주는 건 위험한 일이지만 교회에게는 달리 대안이 없었음
      • "니들끼리 쳐 싸우는 건 좋은데 교회, 비무장, 여자는 때리지 말어라"
    • 그 결과 만들어진 것이 "기사도"라는 개념: "매너가 건달을 만든다"
      • "앗 너는 나의 원수. 그런데 지금 무장이 없구나 가서 무장을 갖추고 오너라"
      • "주군에 대한 충성"의 강조는 반대로 실제로는 배신이 밥먹듯이 일어났다는 것을 의미
      • 레이디와의 사랑: 조폭 마누라(…)에게 바치는 플라토닉한 사랑 (에로틱해지면 큰일남)
    • 12세기 중세 성기가 되면 유럽 내부에선 더 이상 전쟁이 없어지고, 전쟁은 외부 세계와의 전쟁(십자군)밖에 없어진 것도 이런 변화를 가속화
    • 1945년 이전까지 서양 남성들의 행동규범으로 강력하게 남은 전통물("남자라면 마땅히…"). 중세 유럽이 후대에 남긴 가장 중요한 유산, 특산물
  2. 귀족의 정체성 — 소비"만" 하는 존재
    •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본래 뜻: "내가 직접 일하면, 내 수발 거들어주는 애들이 실직한다" (…)

기도하는 자

재속성직자

  • 주교, 교구신부 등
  • 각종 성사를 집전하면서 인민들을 인도하는 목자들

수도성직자

  • 인민들을 만나지 않고 외딴 곳에 따로 삶.
  • 수도사의 기원:
    • 성 안토니우스(3-4세기)가 사막으로 가서 금욕과 고행 끝에 도통함
    • 많은 사람들이 따라하려 했으나 오히려 타락
    • 파코미우스: 독학하려고 하니까 마귀의 꾀임에 쉽게 넘어가서 망하지! 스터디 하자. → 공동생활수도원
    • 바실리우스: 수도원에서 지켜야 할 엄격한 규칙
    • 베네딕토스: 위의 동방 사람들을 모방하여, 6세기 초에 "규칙서" 작성(바실리우스의 규칙보다 엄격), 대성공하여 서유럽에 수도원이 퍼져나감
  • 수도원에 대한 의문:
    1. 왜 이 짓을 하는가?
      • 살아 있는 순교 (생고생) — 가톨릭에서 인정하는 교회의 반석은 예수의 공덕과 순교자들의 피
      • 순교는 최고의 영광인데, 콘스탄티누스가 교회를 밀어주면서 순교를 못 하게 됨
      • 순교도 색깔이 있다. 피 뿌리는 빨간 순교, 살아있으나 죽은 것처럼 삶을 포기하고 신에게 모든 것을 바치는 녹색 순교(수도원), 수도원 들어가는 것도 아니지만 살다 몇 번 템플스테이 좀 하는 흰색 순교
      • 수도사들이 보기에 교회는 국교가 되면서 타락했고, 금욕하고 고행하는 삶이 복음에 따르는 것
    2. 왜 이게 성공을 하는가? i.e. 어떻게 제도화가 되는가?
      • 유도리 있는 규칙들
      • 상급자(주교, 교황)에 대한 철저한 순종: 기성 교회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여지를 차단
      • 중세 중기가 되면 제도화된 수도원이 안착
      • 영적 엘리트들의 집단, 혁신운동의 본거지
  • 수도원의 타락
    • 수도사들이 계율을 지키지 않게 될 때 (대개 수도원이 사유화되는 경우)
    • 수도원 내부의 개혁운동: 클뤼니회 → 클뤼니도 타락하니 시토회 → …

탁발성직자

  • 여기저기 왔다갔다 빌어먹는 수도사
  • 수도생활을 광야가 아닌 도시에서 하는 것
  • 길거리에서 설교, 복음전파
  • 가장 유명한 탁발수도사: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 도미니코회: 미국 서해안을 평정했던 공격적 선교

중세 교회에 대한 평가

  • 종교의례를 통한 사회 기초의 유지, 학문의 보존
  • 수도원이 기독교 사회의 외곽에 설치되면서 기독교의 저변이 넓어지는 의도치 않은 효과
    • 도시는 썩었어. 나가자! → 변두리에서 수도사들이 개간생활 → 살만해지니 사람들 모여서 도시 형성 → 나가자! → …
  • 기성 제도와 질서를 정당화시키는 축
    • 사회 불평등을 고착화시킨 주범
    • 농노들이 당하던 착취, 그 모든 모순들을 신의 이름으로 정당화
  • 중세인들의 정신 일부로서의 교회
    • 중세인의 행동을 규정하는 기본토대
    • 중세를 중세이게 한 것은 기독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