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중세 초기

중세의 정체성

  • 로마가 폭삭 망하고 "유럽"이라고 할 만한 것이 중세에 탄생하게 된다.
  • 서유럽(영국, 프랑스, 독일)이 탄생한 순간

게르만족의 대이동

  • 이탈리아 중북부
    • 서로마 제국 파괴 이후 동고트인이 그럭저럭 사태를 수습하면서 통치
    • 6세기 비잔티움 중흥기의 유스티니아누스에게 멸망당함
    • 7세기 페르시아, 8세기 이슬람이 흥기하여 비잔티움이 이탈리아 포기
    • 동고트인 멸망 이후 랑고바르드인이 이탈리아 유입
  • 이베리아 지방
    • 서고트인이 오랫동안 왕국 유지
    • 9세기 이슬람에게 정복당해 명맥 끊김
  • 고트인은 인종청소 수준으로 지워져 유산을 남기지 못함
    • 프랑크인은 벨기에 지역을 근거지로 삼고 부침을 반복하여 생존
  • 반달인이 북아프리카 차지
  • 프랑크인이 프랑스 지역 자지

기독교 개종

  • 로마 지역을 통치하기 위해서 필연적 선택
  • 근데 기독교 내부 불화가 아직 정리되지 않은 상태
  • 잠깐 돌아가서, 콘스탄티누스의 기독교 공인
    • 기독교 공인 이유는 "유일신의 유일백성" = "황제와 단일 제국" 이념을 이용하려 한 것
    • 그런데 웬걸 뚜껑을 열어보니 기독교 종파들끼리 치고받고 싸움
  • 4-5세기 삼위일체 논쟁(성부와 성자의 관계)
    • 아리우스: 성부 > 성자 "정의상 유일하게 가장 위대하신 성부에게서 나온 성자가 성부와 동급일 수가 있는가?"
    • 아타나시우스: 성부 = 성자 "성자가 완벽한 신이 아니시라면 우리는 구원받을 길이 없다. 완벽한 신만이 모든 인간의 죄를 대속할 수 있는 거다."
    • 아리우스파는 직관적이고 황제의 입맛에도 맞음(유일신께서 예수보다 높은 거라면, 황제도 교회보다 높은 거잖아ㅎ)
    • 하지만 기독교도들은 그동안 예수를 계속 신으로 모셔 왔고, 아리우스의 해석에 반발. 대부분의 기독교도들은 아타나시우스의 해석에 따름.
    • 공의회 소집: 로마의 모든 주교들 다 모아서 가두고 알아서 하나로 합의해서 나오라고 강요. 공의회 결과는 아타나시우스파의 승리였지만 아리우스파가 황실의 비호를 받아 흥함
  • 그리고 이 아리우스파가 흥하던 때에 동고트인이 들어와 아리우스파에게 세례를 받음.
    • 아타나시우스파였던 대다수 피지배 민중과의 불화.
    • 나중에 들어왔던 프랑크인은 아타나시우스파 = 가톨릭을 받아들였기에 이점이 있었음.

프랑크인 — 다음 시간의 주인공

  • 이거 뭐 왕국이라고 하기도 민망하고 사실 무슨 부족집단 수준에서 출발.
  • 800년경까지 다른 게르만족이 모두 망하는 와중 영역을 확대하면서 단일 정치체제를 만들어감

이 시대에 대한 당대인의 생각

  • "말세다." 고전주의자들에게 게르만족의 유입은 문명의 종식, 암흑의 도래로 받아들여짐

"내 불행은 한때 행복했던 것(로마 시절)이다"

보에티우스

  • 한편, 기독교도들은?
    • 사도 바울은 예수가 금방 재림할 거라고 여김 (그래서 결혼도 안 함. 주께서 금방 오실텐데 무슨 연애고 결혼질이야 ← 가톨릭 사제의 독신주의의 기원)
    • 근데 의외로 금방 안 오심 (…)
    • 그러던 와중 제국이 망하자 "이거다!!" 새로운 세계가 임하리! ← 종말론적인 환영
  • 게르만족의 입장 — 이후 유럽의 주인공이 되는 게르만족 입장에서 이 시대가 암흑기인가?

고전시대의 종말이란 — 전통적 해석

  • 이때 로마가 망하고 유럽이 로마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17세기까지 가야 함
  • 신석기 혁명 이래로 누적되어 절정에 달한 문명의 리셋
  • "공공" 개념의 소멸. 영토와 국가를 사유물화(카롤루스의 왕국 3분할 상속) — 국가가 사적 소유물이기에 법치나 행정이 불가능함

현대적 해석

  • 게르만족의 대이동과 중세의 시작은 곧 "유럽의 탄생"
  • 유럽은 매우 장기간에 걸쳐서 다양한 민족과 다양한 문화가 혼합되어 만들어졌다.
  • 미국이 "인종의 용광로" 라고 뺑끼치지만 사실은 철저히 분리된 사회인 반면, 유럽은 탄생부터 혼합적 사회, 진정한 인종의 용광로가 이 중세 초기 유럽이라는 시공간
  • 이 용광로가 지글지글 끓고 나니 로마 문명은 희미한 추억으로만 남아 버리고, 남게 된 것은 최후 패권자인 프랑크인과 로마 시절의 유일한 유산인 기독교
  • 그래서 프랑크인과 기독교가 결합하여 새로운 시대가 열리게 된다.

유럽의 탄생

비잔티움의 중흥과 망조

  • 비잔티움 제국은 정통 로마 제국으로, 게르만 왕들은 비잔티움 황제에게 형식상의 작위를 받곤 했음
  • 유스티니아누스의 이탈리아 수복 (동고트 멸망)
  • 6-7세기가 되면 페르시아, 이슬람 세력과의 교전 → 서유럽 포기

이슬람의 위협

  • 이슬람교 소략
    • 610년 무함마드의 계시 → 이슬람교 창시
    • 622년 헤즈라 (메카에서의 탄압을 피해 메디나로 도피)
    • 메디나에서 메카 공격, 단기간에 아라비아 통일
    • 무함마드 사망 이후, 이베리아 반도까지 진출하여 서고트 왕국 멸망
  • 이슬람교의 교리
    • 알라 = 야훼 = 성부
    • 오주(다섯 가지 의무사항): 자선, 금식, 신앙고백, 순례, 기도
    • 육신(여섯 가지 신앙대상): 유일신인 알라, 유일신의 말씀인 경전, 유일신이 부리는 천사, 유일신이 보내신 예언자, 최후의 심판, 모든 것이 유일신의 뜻인 숙명(인샬라)
    • 간단한 입교(기독교는 삼위일체가 어쩌고… 공부를 해야 하지만 이슬람교는 알라가 유일신임과 무함마드가 그 예언자임을 인정만 하면 30초땡)
  • 이슬람교가 지중해의 남쪽 절반을 장악, 게르만족 입장에선 지중해 문명로부터 고립됨으로써 로마(지중해 제국으로서 존재의의가 있던)와 완전히 단절

유럽의 사정

  • 732년, 메로베우스조 프랑크 왕국의 궁재 카롤루스 마르텔루스, 서고트를 무너뜨리고 프랑크로 쳐들어오는 이슬람 군대를 투르-푸아티에 전투에서 저지
    • 여기에 대한 프랑스 중심적 신화가 있지만 그건 다 구라… 이슬람의 주 목적은 번영한 지중해 세계지, 북서유럽은 관심 외.
    • 일단의 이슬람 모험가들이 시험삼아 싸움을 건 것일 뿐인데 겁먹은 유럽 입장에서는 국운을 건 대결 (…)
    • 왕은 무색해지고 궁재 집안이 실권 장악
  • 751년, 카롤루스 마르텔루스의 아들 피피누스 브레비스, 교황을 궈삶아 왕위 찬탈
    • "왕이라는 칭호는 있지만 왕의 역할은 못 하는 자와, 왕의 칭호는 없지만 왕이 할 일은 다 하는 자 중에 누가 왕이겠습니까?"
    • 피피누스의 기증: "로마의 수호자"로 기름부음 받고 대가로 교황의 땅을 보장해 줌
    • 이 이후로 프랑스, 독일의 모든 왕가는 근대까지 왕조가 바뀔 수는 있어도 역성혁명은 한 번도 일어나지 않음. 모두가 카롤루스조의 후예이기 때문.
    • 왜 역성혁명을 못 하는가? 왕 뒤에 신이, 기독교가 버티고 있음. 주교가 와서 기름부은 왕을 죽이면 신에게 저주받음 (프랑스혁명 때 탈기독교가 이루어지면서 비로소 왕을 죽임)
  • 봉건제의 성립
    • 카롤루스 마르텔루스는 중기병 돌격전법이 효과적인 것을 발견
    • 하지만 중기병은 매우 유지비가 많이 들었고, 게르만족의 미비한 제도로는 세금을 제대로 걷을 수 없음
    • 카롤루스의 해법 — 수도원 토지를 빼앗아서(…) 기사들에게 돈 대신 나눠줌
    • 피피누스는 이것을 정식화함 → 땅을 매개로 군사적 봉사와 보호가 오가는 체제

기독교와 프랑크인의 결합

  • 800년 — 이탈리아 원정을 온 카롤루스 1세(피피누스의 아들), 로마 주교(교황)에게 기름부음 받음. 서로마 제국의 부활 선언
  • 동로마는 빡쳤지만 뭐라고 할 힘이 없음. 심지어 태후 이레네가 카롤루스에게 청혼을 하기도(실현되기 전에 이레네 실각)
  • 카롤루스는 그래도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기 위해 교회의 도움을 받아 이것저것 열심히 해 봤음
    • 교회의 소망: 든든한 단일 군주가 보편적 통일제국을 수립하여 교회를 보호해 주는 평화체제
  • 하지만 카롤루스가 죽자 카롤루스 제국은 신기루처럼 무너져내림
    • 베르됭 조약 — 루도비쿠스 1세(카롤루스 아들)가 죽자 세 아들이 나라를 갈라먹음 (교회: 안돼!)
    • 메르센 조약 — 동, 서 프랑크가 작당해서 중프랑크의 큰형을 쳐죽이고 갈라먹음
  • 9-10세기: 유럽의 제2차 리셋 (아니 또 망할 게 있어?)
    • 남쪽에선 이슬람 — 심심하면 와서 찔러봄
    • 동쪽에선 마자르 — 동유럽 초토화
    • 북쪽에선 바이킹 — ← 얘네가 근본적 문제. 해적인데 해안지방에 그치지 않고 강을 거슬러 올라가며 약탈, 그리고 물이 끊어지면 배를 들고 다니며 약탈.
      • 초기에는 돈 먹고 떨어져라(영국의 데인겔트). 안 되자 땅 떼줄게 거기서만 놀아라(영국의 요크, 프랑스의 노르망디 공국)
      • 노르망디 공작의 아들들, 애비에게 땅 달라 요구. 게르만족과 달리 분봉하지 않고 니들이 자수성가하라고 내몸. 일부는 지중해로 가서 시칠리아 정복, 일부는 영국을 통째로 정복…
    • 카롤루스 제국에서 기대했던 "질서, 권위"가 산산이 깨지고 또다시 무정부 시대 도래 → 거기에 대한 대응으로 봉건제의 발달 촉진

봉건제

  • 동양의 봉건제와 서양의 봉건제는 전혀 다름

봉건제(Feudalism)

  • 법적 측면: 봉건제란 계약.
    • 주군(lord)은 봉신에게 생계 유지를 위한 땅(Feu)과 보호를 제공하고, 봉신(vassal)은 충성과 봉사를 바침
    • 충성과 봉사의 내용은 계약마다 제각각
      • 이런 관계를 규정하는 제도 일체가 봉건젭니다~~ 라고 했다가 B 받음
    • 땅을 분봉했을 때, 그 땅은 누구의 소유인가?
      • 봉신이 죽으면 주군에게 돌아간다. 그럼 주군 거 같기도 함
      • 그런데 불수불입권(immunitas — 주군이 봉신의 영지에 허락 없이 들어갈 수 없고, 봉신이 자기 봉토에서 하는 짓거리에 간섭할 수 없음)이란 걸 보면 봉신 거 같기도 하고
      • 그리고 주군은 자기보다 상위 주군에게서 자기 땅을 받아서 봉신에게 분봉한 것
      • 중세의 소유권은 현재의 자본주의적 배타적 소유권이 아님. 봉신 것이기도 하고 주군 것이기도 하다.
  • 정치적 측면: 지방분권 또는 권력파편화
    • 근대국가 형성기에 "봉건제"가 욕설로 사용되게 된 배경
    • 리슐리외가 절대왕정 세울 때 했던 짓이 동네마다 돌아다니며 성 깨기
    • 성이 있으면 성 안에 틀어박힌 지방 귀족은 왕명을 쌩깔 수 있음
    • 왕권 강화를 가로막는 지방의 분권
  • 경제적 측면: "봉건적 생산방식" by 마르크스주의
    • 고대 노예제가 변증법적 한계에 달했을 때 일어난 변혁으로 중세 봉건 농노제가 성립
    • 농노를 이용한 장원경제
    • 여기서 가장 중요한 권리는 영주권 (경제외적 착취) ← 마르크스주의자가 보기에 타파해야 할 대상
  • 사회적 측면: 그래서 이걸 다 포함한 "봉건사회"가 무엇이냐?
    • 사회 꼭대기부터 밑바닥까지 모든 것이 사적 유대(의탁과 보호)로 이루어진 사회
    • 사회를 구성하는 근본 원칙이 로마 때처럼 보편추상적 정의, 도덕이 아니고, 모든 것이 사적 관계(조폭 사회)
    • 봉건제의 형성은 고대 로마 말기의 자영농 몰락부터 시작할 수도 있지만, 대개는 제2차 민족 대이동 시기에 마자르, 바이킹, 이슬람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수단이 없어지자 자구책으로서 사람들이 만들어낸 것(혼자서 생존할 수 없으니 강한 자에게 의탁)으로 파악
    • 이런 면에서 봉건제는 "최소한의 사회" ← 개판이긴 하지만 그래도 사회는 사회다

봉건제의 작동양태

  • 더 큰 권력을 원하는 반란 따위 일어날 수 없음
    • 하극상을 일으킨 자는 사회적으로 매장당함 (아무도 그놈과 계약해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 등작이 상승하기 위해서는 딸밖에 없는 상급귀족이 죽었을 때 그 딸과 결혼하는 방법밖에 없다
    • 충성, 기사도라는 이념이 야만적 사회에 일정한 규범을 제공 (이걸 지켜야 건달이고 안 지키면 그냥 깡패다)
    • 역으로 기사도가 그렇게 강조되었다는 것은 기사라는 놈들이 오죽 깡패가 아니었다는 뜻
  • 그럼 권력 못 구하면 뭘 원하지?
    • 답은 재산. 그리고 중세의 모든 재산은 땅에서 나옴
    • 그래서 그 땅을 얻고자 한다면 방법은 봉건계약을 통해 분봉을 받는 것
    • 그리고 땅을 더 얻고자 한다면? 다른 영주와 중복계약을 할 수가 있음
    • 만일 중복계약을 한 영주들 사이에 싸움이 나면 난 누구 편? 그래서 있는 게 "최상위선서" 개념. 그럴 경우 누구 편을 들겠습니다
  • 계약파기: 하급영주가 의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계약을 파기하고 봉토 몰수. 반대로 상급영주가 비실비실해서 제대로 된 보호를 제공하지 못하면 하급영주 쪽에서 계약을 파기하고 땅을 먹음 ← 이런 게 가능함
  • 특수주의
    • 동네마다 화폐가 다르고 영지를 지날 때마다 관세를 내야 함
    • 상인 입장에선 개방된 균질한 시장이 장사하기 좋은데 씨발 이게 뭐야
    • 이 특수주의가 극복되어야 근대 자본주의가 들어서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