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양사의 개념

역사의 아버지들

역사라는 게 요상한 학문이라 아버지가 한두명이 아님

  • 헤로도토스
    • 서양 최초의 역사서 저술
    • 소재: 페르시아 전쟁
    • 주제: 전쟁이 왜 일어났고 어떻게 그리스가 이겼냐는 의문
    • 특징: 1권 9책 중 전쟁이 시작되는 건 6책부터. 페르시아의 기원부터 해서 지중해 세계의 각종 재미있는 거 다 끌어모음.
    • 타고난 이야기꾼. 흥미진진한 이야기로서의 역사, 역사학의 문학적 성격을 대변
  • 투키디데스
    • 소재: 펠로폰네소스 전쟁
    • 주제: 당시 동지중해에서 가장 복잡한 전쟁이었던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이해하면 향후 다른 전쟁도 이해할 수 있을 것
      • 히포크라테스 의학파의 사상(인간 몸에서 일어나는 여러 증상을 분류, 자료가 누적되면 예후를 알 수 있음)을 인간 사회에 적용 — 인간 사회의 가장 심각한 질병은 전쟁. 그 질병을 치료하려면 자료가 필요함.
      • 그런데 전쟁 참여자들의 말이 다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진실을 포착하기 힘들다. 때문에 철저한 비판적 교차검증을 통해 진실에 접근하고자 함
      • 서문에서 헤로토도스를 깜 — 그 양반의 역사책은 듣기에는 좋지만 남는 게 없다. 하지만 내 책은 어렵지만 인류의 유산이 될 것이다(…)
    • 엄밀한 조사를 통한 역사, 객관적 지식이라는 성격을 대변
  • 역사학의 출발점부터 문학적 성격과 객관적 성격이 처음부터 긴장했고 충돌해왔다 — 이후 중근세 동안은 위 두 사람의 방법론을 뛰어넘을 사람이 나타나지 않음
    • 그리고 19세기에 아버지가 또 한 명 나타나는데…
  • 레오폴트 폰 랑케 (1798년-1886년)
    • 역사를 아마추어들의 취미생활이 아니라(동양의 관편 역사 전통과 달리 서양에선 각 개인들이 지멋대로 써왔음), 훈련된 특별한 기술이 있고 그 기술에 따라 훈련된 사람들이 엄격하게 써야 하는 것이라고 규정
    • 그 훈련된 사람을 육성하기 위해 대학에 역사학과를 만들고 지금까지 전공자들이 밥벌어먹고 살게 해 주심
      • Just as it really was — 과거를 있는 그대로 써라. 역사가는 객관적 진실을 전달할 뿐 판단은 독자의 몫인 것이다. 네 생각은 줄이고 자료를 제시해라. 그리고 그 자료는 아주 마아않이 수집되어야.
      • 역사학자가 배워야 할 첫 번째 훈련은 엄격한 사료비판 — 중세에는 위서가 판쳤기 때문에 랑케 등 독일학파는 거기에 학을 뗐고, 확실한 것으로 입증되기 전까지는 아무 것도 믿지 말라는 극단적 회의주의 견지
      • 정리하면, 내 생각을 쓰지 말고, 자료를 확보하고, 그 자료도 처음부터 믿지 말고, 엄격하게 비판하여 객관적 사실을 걸러내라. — 실증주의, 역사의 객관성
    • 랑케식 방법의 문제
      • 방법론적 문제: 이론상 과거를 있는 그대로 재현하려면, 이론상 필요한 시간은 무한대로 늘어나며, 실제로도 그 재현에 필요한 자료는 무지막지하게 많으나 우리는 대개 거기에 도달하지 못한다.
      • 내재적 문제: 참고되는 "객관적 사료"는 결국 국가에 의해 만들어진 각종 문서들인데, 자연히 엘리트와 국가에 관한 것(즉 정치사)만이 역사에서 중요시될 수밖에 없음. 실질적으로 권력에게 봉사하는 결과.
      • 위와 같은 맥락 때문에 극단적 상대주의자들이 나타나 랑케를 조롱하고 문학적, 주관적인 면을 강화
  • 에드워드 헬릿 카 (1892년-1982년)
    • a dialogue between past and present — 『역사란 무엇인가』 제1장 마지막 문장
    • 역사의 (절대적) 객관성 부정 — e.g. 루비콘 강이 형성된 이래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그 강을 건넜지만 "루비콘 강을 누가 건넜냐?"고 하면 "카이사르"라는 대답만 나온다. 이것이 역사의 선별성
      • 과거란 늪. 시간은 한 방향으로만 흐르고 과거라는 늪에 빠진 것을 모두 건질 수는 없다. 다만 낚싯대를 던져 건져낸("의미 있는" 또는 "내가 원하는") 것이 역사가 되는 것.
      • 역사란 주관이 개입되어("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선별된("비로소 와서 꽃이 됨") 과거.
    • 과거의 흔적이 사료, 현재에 존재하는 역사가, 이 양자가 대화를 해야 함. 사료가 혼자 떠들면 의미없는 데이터. 역사가가 혼자 떠들면 소설 내지 개똥철학. 그래서 양자가 상호작용 해야 하는, 객관성과 주관성이 혼재하는 "대화"인 것
    • 카식 방법의 문제.
      • 애초에 질문이 "역사가 객관과 주관의 이항대립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느냐"인데, 카의 대답은 "역사는 객관과 주관 사이에 있다"는 동어반복.
      • 우리에게 주어진 문제가 무엇인지 잘 보여줬지만,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함 (전형적인 영국 놈들 하는 짓거리)
  • 미셸 푸코 (1926년-1984년)
    • 해체주의(deconstruction): 근대 모더니즘이 의미로 세계를 구성해 가는 과정이라면 포스트모더니즘은 그 세계의 허위를 밝혀 해체하는 것(이라고 주장함).
    • 본인이 동성애자다 보니 "억압"에 대해 매우 예민. 근대의 기준은 "옳고 그름", "정상과 비정상"을 쪼개고, 푸코는 거기에 의해 고통
    • 아무튼 그래서 푸코가 권력에 대해 해체주의를 접근하다 보니 "권위"에 대한 해체가 이루어지면서 역사학이 유탄을 쳐 맞음
      • 역사의 권위의 근거는 사료(text)에 있었음. 그런데 포스트모더니즘은 그 사료의 진실성을 믿지 않음.
      • 사건이 터짐 → 사건에 대한 이미지가 목격자에게 남음 → 목격자가 그 이미지와 생각을 사료로 남김 → 먼 훗날 역사학자가 그 사료를 해독
      • 텍스트란 떠나면 의미가 모두 달라지는데, 실제 사건의 의미, 목격자가 의도한 의미, 역사학자가 의도한 의미, 최종적 소비자인 독자가 받아들인 의미가 모두 같을 수가 없음
      • 즉 역사학자들이 접근할 수 있는 것은 과거의 객관적 사실이 아니라 그 사실에 대한 목격자의 생각의 "의미" 밖에 없다. 극단적으로는 역사학과 문학이 다를 바가 없다.
      • 그러면 사학과하고 국문과하고 통폐합해야 되는데, 밥그릇 줄어드니까 그러면 안되고, 90년대에 치열하게 치고받음. 그래서 역사학과가 사라졌나? 아니. (사학과: 니체가 신이 죽었다 했지만 니체만 죽었고, 푸코가 역사는 죽었다 했지만 푸코만 죽었음 ㅋㅋ)
    • 포스트모더니즘이 남긴 것은? — 역사가의 겸손과 건전한 객관성. 자신의 서술이 결코 객관적 사실일 수 없음을 주지.

역사의 객관성

  • 그래서 역사는 객관적이냐 주관적이냐?
  • 아르키메데스가 원주율을 구한 방법을 상기
    • 원에 내접하는 다각형과 외접하는 다각형을 그리고, 원주는 내접 다각형보다는 길고 외접 다각형보다는 작다.
    • 삼각형이나 사각형이면, 범위의 최소값과 최대값의 차이가 너무 커서 근사값이 쓸모가 없음 → 그렇다면 어떻게? 다각형의 각을 늘린다.
    • 원주율이 무리수이듯, 역사에 완전한 진실에 접근할 수는 없다. 하지만 조금 더 진실에 접근하여, 쓸모 있는 지식을 만들어내는 과정.
  • 자연과학에서는 수학이나 물리학처럼 철저한 학문이 있지만, 천문학이나 고생물학, 지질학처럼 간접적 단서(몇 만 년 전에 출발해 도착한 별빛, 화석, 단층)를 통해 진실에 접근하는 학문들이 있는데 역사학은 이런 과정에 가깝다.
  • 역사의 비극성
    • 역사학자는 진실을 원하지만, 절대 객관적 진실에 도달할 수 없는 시시포스의 신세
    • 건전한 역사서술을 구분하는 방법은, 그 서술이 입각한 입장(좌파든 우파든 민족주의든 페미니즘이든 뭐든)이 아니라, 그 서술이 진실에 도달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여부

서양사의 대상인 "서양"이란?

제국주의적 관점

T. S. 엘리엇의 주장 — 서양문명 = 기독교문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