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인―한의학

동양의학의 개념 (사상사)

동양 전통의학의 성립

춘추전국시대 편작(기원전 4세기)

  • 객사장 출신, 객사 손님 중 장상군이라는 도인을 만나 약물을 획득

"30일을 복용하자 담장 너머의 사람을 볼 수 있게 되었으며, 병자를 보면 장부 어디에 응어리가 맺혔는지 볼 수 있었다."

사마천, 『사기』

  • 편작의 6불치
    • …중 "무당을 믿고 의사 말을 안 믿는 자"
    • 편작은 주술 치료사인 동시에 합리적 의료 시술자

(pulse?)의 발견

  • 맥(박)의 발견
    • 기원전 2세기 양자강 중류 마왕퇴 무덤의 의서
    • 분류: 동정(뛰는 맥-조용한 맥), 허실(빈 맥-찬 맥), 활색(트인 맥-막힌 맥)
    • 어떻게 맥상으로 건강상태를 알 수 있는가?
  • 황제내경』(아직도 한의대에서 교재로 쓰임)에서 맥론 체계화
    • 고대 성인 황제와 기백의 대화편
    • 「황제내경 소문」(소박한 질문: 중국 자연철학의 우주관 설명)과 「황제내경 영추」(본격 의학 부분)로 구성

기가 흐르는 신체

(氣)

  • 황제내경의 핵심 결론: 신체에는 기가 흐른다
  • 에너지인 동시에 물질
  • 신체를 구성하며 순환함

경락

  • 기가 흐르는 통로
  • 12개의 큰 경맥과 무수한 작은 낙맥을 합쳐 "경""락"
  • 신체 곳곳을 연결
  • 신체 내부에 이상이 생기면, 그 기의 파동이 경락을 따라 전달되어 피부에서 감지된다는 것이 맥박의 개념
  • 초기 서양인들은 이것을 신경계(nerve system)으로 오독 내지 오역 (영화 황비홍;;)

오장육부: 신체 내부기관

  • "장" "부"란 몸 속의 "창고"들을 의미
  • 물질의 출입 유무를 가지고 "장"(무)과 "부"(유)를 구분
  • 오장: 심장(화), 신장(수), 간장(목), 폐장(금), 비장(토)
  • 육부: 위, 대장, 소장, 방광, 쓸개, 삼초(척추 언저리에서 물을 순환시키는 상초 중초 하초)
  • 삼초의 경우 구체적 위치를 몰라서 해부도에서 그리지 않는 경우도 허다. 동양 의사들에게 장기의 위치 같은 것은 중요하지 않음. 중요한 것은 정성적 기능

진단 — 맥진

  • 맥박으로 표현되는 질병: 환부의 기에 이상신호 → 경락을 타고 전파
  • 촌관척(손가락 세 개)를 짚어 이상을 감지
    • 촌(검지): 횡격막 윗부분 장기
    • 관(중지): 횡격막 근처 장기
    • 척(약지): 횡경막 아래 장기

치료 — 침구

  • 급소에 놓는 침과 뜸의 효과:
    • 기, 맥의 요동을 안정, 막힘을 소통.
    • 순환하는 기의 밸런스를 유지.
  • 『황제내경』의 목표: "병자가 약을 마시지 않아도 되게… 침을 써서 경맥의 유통을 좋게 하고… 침구로 모든 병을 고칠 수 있다"
    • 약의 처방에는 소극적
    • 약물이라는 외부 물질을 인체에 주입하는 것을 위험시 (약재와 독재를 가리려고 직접 맛보다 몸이 기괴하게 뒤틀린 신농씨 신화)

동양의학과 유교 정치철학

  • 인체 = 제국의 관료체제
    • 장부 = 창고
    • 경락 = 물류체계(운하, 도로)
  • 병의 원인: 창고의 허실, 도로와 운하의 물류장애
    • 치료와 예방: 기의 원활한 흐름을 유지, 과잉과 부족의 방지
    • 약물치료에 소극적임은 절제와 균형의 도덕적 생활이 중요하다는 뜻

동서양의 인체개념의 비교

본 단락은 쿠리야마 시게히사 저 『몸의 노래』의 요지를 요약하는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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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수, 『십사경발휘』(1341년) 베살리우스, 『인체구조론』(1543년)
  • 『맥경』에 나오는 24개 맥상 중 일부
    • 규맥:가운데를 누르면 비어있지만 가장자리는 실하다.
    • 부맥: 넉넉함이 느껴지지만 꾹 눌르면 부족하다.
    • 현맥: 아무 것도 없지만, 누르면 활시위 같다.
    • 활맥: 오가고 앞뒤로 움직이며 구슬처럼 구른다
    • 긴맥: 동아줄을 만지는 듯 하다
    • 혁맥: 깊이 숨은 듯하고 실하고 크고 긴 듯한데, 약한 현맥과 같다
    • 왜 이따위인가?
      • 맥진이란 신체를 직접 살피는 것이 아니라 "기의 흐름"을 전달받아 "느끼는" 것이기 때문에 그 느낌을 주관적으로 구술할 수밖에 없음
      • 한의학을 믿을 수 없는 이유가 이 맥상. 환자 한 명 갖다놓고 한의사 열 명한테 진맥 시키면 열 명이 모두 이야기가 다를 것.

서양 맥진법(?)

  • 동양 맥진법과의 차이는? 맥상을 표현하는 언어
  • 서양 맥진법(?)은 크기, 속도, 강약, 리듬으로 정량화 시도
    • e.g. 하펜레퍼 『현악 생리증상학』, 키르허 『세계의 음악』 인체편, 마르케 『새롭고 쉬운 음표맥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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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인체

  • 고대의 이상적인 몸: 근육 근육
    • 3세기 조각 『지친 헤라클레스』: 평범하게 살아서는 절대 달성할 수 없는 근육. 비정상적 식이요법과 운동이 필요한 몸
    • 이런 근육에 대한 당대인들의 생각은?
      • 히포크라테스: 근육돼지는 보기에는 좋지만 결국 건강을 해칠 것
      • 플라톤: 몸이 이상적인 건 인정하지만 영혼의 수양이 곁들여져야 하니 음악을 들으셈
      • 결론은 근육이 있는 몸이 전쟁을 할 수 있는 전사, 귀족의 몸. 근육의 유무로 전사와 노예를 구별
  • 중세에는 일시적으로 인체의 표현이 드물어짐
  • 문예부흥기 근육의 부활
    • 1543년 베살리우스 『인체구조론』 출판
    • 해부학이 정립되면서 외과의학을 통해 서양의학이 근대의학으로 보편화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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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인체

  • 동양의 이상적인 "건강한" 몸: 살이 처지고 배가 나온 중년 남성
    • 불룩 나온 아랫배가 "기의 바다"(氣海)로서 생명력이 집적된 장소라고 생각. (단전도 거기 있음)
  • 해부가 금기시된 동양에서는 해부학 지식이 간헐적으로 축적
    • 사형수, 적군의 시체 해부 기록
    • 호기심이나 학문적 동기보다는 공포정치를 위해 행해짐
    • 후세인들은 해부가 의학의 진보에 일정 기여를 했음을 인정하지만 인도(人道)를 저버린 잔인한 짓이라 규탄.
    • 해부를 했다는 사람들은 전후사정이 무엇이건 모두 비참한 말로를 맞는 것으로 전승됨

송 인종 무렵 두기가 광남 지방을 다스릴 때 투항한 도적 구희범을 잡아 배를 가르고 창자를 분해하여 낱낱이 그림을 그렸으니 지금까지 전해오는 오장도가 바로 그것이다.
얼마 후 두기는 갑자기 쓰러져 입과 코에서 피를 흘리며 "구희범이 주먹으로 친다"고 말하더니 3일만에 죽었다.
옛 사람이 의서를 지어 사람을 죽음에서 구하려는 뜻이 간절하였으나, 일찍이 죽은 시체를 해부한 일은 없었다. 해부는 잔인한 사람이나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익, 『성호사설』

의학의 본질과 동양의학의 역할?

  • 근대, 서구, 과학, 해부학의 승리
    • 서양의 해부학, 외과의학이 "보편지식"이 됨
    • 인도 의학(아유르베다), 동양의학(한방의학)은 "지역지식", "전통", "미신"화
  • 현대의료 "일부"세력의 화두:
    • 의학이란 무엇일까? 약물치료, 외과시술, 화학치료(병원체를 몰아내는 군인의 위상)가 전부인가?
    • 환자의 "고통"으로 시선을 전환, 의학이란 환자의 불안과 고통을 덜어주는 것(과거의 healer들의 위상)
      • 영양, 운동, 명상, 친절, 연민, 공감, 포용, …
    •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일부"고 주류 의학은 환자에 대한 감정이입을 금기시
  • 동서양 의학의 접점(?): 인체가 가진 치유, 회복의 능력에 대한 기대

"… 환자의 이익으로 간주하는 '섭생의 법칙'을 지킬 것이며, 심신에 해를 주는 어떠한 것도 멀리하겠노라."

히포크라테스 선서

  • 동양의학의 현대적 의미의 가능성(?)
    • 현대의학과 전통의학은 모두 "고통받는 환자의 구제"가 목표
    • "통합의학"의 요소?
    • … 라고 말하지만 교수자는 여태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계속 한방병원에 발도 안 들일 것이라고 (…)

의료 생활의 실제 (생활사, 문화사)

변강쇠가

변강쇠가에 드러나는 의학사적 주제

  • 19세기 서민들의 의료생활
    • 다양한 계층의 의료시술자들
    • 다양한 치료법의 중층적 시행
    • 약재의 보급 및 이용 양상
  • 독기의 전염과 시체 처리: 전염병에 대한 악몽
  • 도덕률이 지배하는 병인론: 발병 원인으로서의 "게으름"과 "음란함"

줄거리

  • 자기 절륜함(…)에 걸맞는 색녀 옹녀를 만나 전라도로 내려와 웬 폐가에 정착
  • 게을러 터진 변강쇠는 땔감을 구해야 하는데 산에 올라가기가 귀찮자 마을 어귀 장승을 베어감 (…)
  • 장승이 염라대왕에게 탄원하자 변강쇠는 귀갑묶기로 끌려와 저주를 받음
  • 조선 팔도의 장승들에게 병을 하나씩 받은 변강쇠는 시커멓게 타들어가 죽어가는데…

옹녀: "나무가 암만 귀하다 하되 장승 패어 땐단 말은 듣도보도 못하였소. 만일 진짜 저기 타는 나무가 장승이면 목신동질, 조왕동질 목숨 성치 못할 테니"

서민들의 의료생활: 변강쇠 부부의 사례

판수: "허, 조왕신, 북두칠성 조왕신, 남무나 칠성 조왕신, 이도칠성 조왕신, 저도칠성 조왕신, 나무남방 목살귀신, 나무서방 목살귀신, 나무북방 목살귀신, 나무동방 목살귀신, 사비야, 사비야, 처녀 죽은 몽달 귀신, 처녀 죽은 사귀 귀신, 총각 죽은 몽달 귀신, 아기 죽은 동자귀신, 너도 먹고 물러가, 나도 먹고 물러가거라, 방이 넓으면 죽고 살고, 부엌에 있는 넌 내 차지다. 명태 대가리 개 물어 간다. 허허 글렁 사파 췌!"

  • 1. 문복과 독경: 판수 점쟁이를 불러다 꽹과리 치고 북 치고 경을 읽으며 일종의 굿을 함
    • 의원의 경쟁자, 판수와 무당(Witch doctors): 양반들을 위한 의원, 상민들을 위한 판수.
      • 18세기 후반 유만주 『흠영』에 보면 유만주 일가는 절대 판수를 부르지 않고 의약만 사용.
      • 점쟁이 복채는 1냥(= 1880년대 기준 쌀 한 되)
      • 1910년대-1920년대 맹인 통계: 8792명 맹인 중 점쟁이 1737명. 1914년 의생 수의 3분의 1에 해당
    • 무당의 경우: 주술적 치료행위 자체는 판수와 대동소이.
      • 언제 무당을 찾을까? 천연두, 역병 등 불치병, 난치병 (왕실, 양반도 동일)
      • 엄청난 상차림 비용
      • 이미 알고 있는 귀신에 대한 구마. cf. 판수: 값싼 복채로 어느 귀신이 원인인지 파악해 대처법 모색

이 진사: "신방광맥이 침체허니 장냉성이 박한 것이요, 간담맥이 침체허니 절륵복통 날 것이요, 심수맥이 침체허니 기촉복통 날 것이요, 폐대장맥 부현허니 해수냉결 헐 것이며, 이내관이 외격하니 암만해도 죽겄구나."

  • 2. 의원을 부름: "의원이나 청해다가 침약이나 하여 보자"
    • 함양 명의 이 진사의 왕진과 처방
      • 탕약: 인삼, 녹용, 우황, 주사 등 40종 약재
      • 환약: 소합환, 청심황, 포룡환 등 13종 구급약
      • 민간요법: 지렁이즙, 굼벵이즙, 오줌찌꺼기, 생리혈, 올빼미, …
      • 침술: 온몸을 다 쑤심
    • 폐가에 살던 옹녀가 약값을 어떻게 조달했을까?
      • "백약이 무효함"을 보이기 위한 일종의 수사적 대목
      • 서민의 의약은 패독산, 쌍화탕 등 약종상도 지을 수 있는 약
    • 그런데 의원이 "진사(진사시 과거 급제자)"? — 유의(Confucian doctors)
      • "효": 가족의 질병을 돌보기 위해 사대부가 몸소 의술을 익힌 경우. e.g. 장중경, 정약용, 이제마
      • "인": 사람 살리는 의술이야말로 인자의 으뜸 선행. 백성을 이롭게 하므로 의 = 유
      • 진료비: 돈을 받지 않으며(이익을 탐하는 소인배나 할 짓), 소소한 현물을 사례 차원으로 받음

조선 사람들은 병이 낫지 않으면 약값을 치르지 않는다는 원칙을 따르는 것 같았다. 돈으로 지불하는 경우는 더욱 드물다. 나는 고맙다는 환자들로부터 몇 백 개의 계란, 돼지고기, 닭, 꿩 등의 음식물을 치료비로 받았다.

호레이스 알렌, 『조선견문기』(1885년)

독기의 전염과 시체 처리: 변강쇠는 결국 뒈짖

  • 변강쇠의 유언: "옹녀 옆에 사내가 얼씬거리면 즉각 급살을 헐 것이니" (심보 무엇;;)
  • 똥파리들 송장치레 돕는 사람들의 등장
    • 땡중, 초라니, 악공, 마부, 각설이가 나타나 시체 염습을 돕겠다는 핑계로 과부 어떻게 자빠뜨리려 수작질을 부림
    • 그렇긴 한데 이 파리들의 면면을 보면 망자의 넋을 위로하고 저승으로 인도하는 데 필요한 직업군이기는 함
  • 1. 프리스트 승려: 수륙재 집전
    • 고혼을 모아(역병은 제삿밥 못 얻어먹은 고혼들이 일으킨다는 믿음) 불법을 강설, 음식을 베푸는 장례의식
    • 유교국가 조선에서도 줄곧 성행
    • 역병 발발시 조정에서 주관하는 여제와 동시 시행: 수백 수천 명의 승려가 모여 동시에 목탁 쉐이킹
    • 땡중이 변강쇠 방 문을 열자마자 급살 맞고 뒈짖 — 옹녀가 치워야 할 시체가 두 구로 늘어남 (…)

초라니: "신사년(1821년, 순조 21년) 괴질통에 험하게 죽은 송장, 내 손으로 다 치웠다"

신사년 가을에 괴질이 유행했다. 10일 동안 평양에서 죽은 자가 수만이요, 한양에서 죽은 자가 13만이었다. 그 증상은 혹 교장사 같기도 하고 전근곽란 같기도 한데 치료법은 알 수가 없었다.

정약용 『목민심서』

  • 2. 제스터 초라니: 여장 광대
    • 섣달 그믐 액막이 나례를 하는 광대들 (방상씨탈)
    • 이 광대들은 장례에도 중요 역할을 함
    • 초라니도 변강쇠 시체를 보자마자 땡중처럼 뒈짖 — 시체 세 구로 늘어남 (…)
    • 신사년 괴질을 이겨냈던 초라니도 죽일 만큼 변강쇠 시체가 뿜어내는 독기가 지독하다는 것
  • 3. 바드 악공들과 변강쇠 시체의 내공(…) 대결
    • 가객과 가야금 콤비: 귀신도 울게 하는 왕소군의 출새곡
    • 퉁소쟁이: 사면초가를 만든 장자방의 곡조
    • 북 치는 놈: 장익덕의 북 치는 기개
    • 검무 추는 아이놈: 항장도 당하지 못할 일당백만의 춤사위
    • 역시나 몰살당하고 시체는 여덟 구로 늘어남 (…)

북 치던 늙은 총각 다시 치는 소리 없고, 칼춤 추던 어린아이 오도 가도 아니하고 선 자리에 꽉 서 있고, 퉁소 불던 얽은 봉사 송장 낯을 못 본 고로 죽음 차에 모르고서 먼눈을 번뜩이며 봉장추를 한창 볼 때, 무서운 기가 왈칵 돌고, 독한 내가 코를 찌르니 내불 힘이 점점 줄어 그만 자진하였구나

결말: 엽기호러영화(…)

  • 옹녀에게 흑심이 없다고 주장하는 마부 뎁득이가 변강쇠 시체를 가로로 지고(가루지기), 각설이패들이 다른 시체들을 지고 묻으러 감
  • 변강쇠의 마지막 저주 — 시체를 짊어진 사람들에게 시체들이 들러붙음
  • 무당의 굿으로도, 뎁득이의 기도로도 떨어지지 않는 변강쇠의 시체: 최후의 방법은…

뎁득이 분을 내어 사면을 둘러보니 꼿꼿한 큰 소나무 나란히 두 그루 서있는데, 한가운데 보인 틈이 사람 하나 지나갈 만했다.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울울울 달음박질, 솔 틈으로 쑥 나가니 짊어진 송장 짐이 우두둑 세 송강이 나서 위아래 두 도막은 땅에 철퍽 떨어지고 가운데 큰 한 도막은 북통처럼 등에 붙어 암만 해도 다른 수가 없겠다. 멀리 높은 하늘에 걸린 폭포가 보이는구나. 좋은 절벽 찾아가서 등을 갈기로 하는데…

그런 일을 당해도 "싸다"?

  • 19세기 조선 사회에서 성에 대한 적나라한 묘사가 대중 공연에서 가능했다?
    • 19세기가 성적으로 개방되었던 것일까? 그건 전혀 아닐텐데?
    • 변강쇠의 박복, 옹녀의 박명의 원인은? — 나태와 색욕 (욕망의 노예들)
    • 진짜 의도는 지나친 색정이 패가망신, 비참한 최후의 근원이 된다는 경고였을 것

사람의 정은 매우 귀하고 적어서 모두 한 되 여섯 홉에 지나지 않는다. 한 번 성교할 때마다 반 홉씩 손상되어 더함이 없으니 정이 말라 몸이 고달프게 된다

서유구 『임원경제지』

사람의 성교는 밤낮을 가리지 않으니 금수만도 못한 것이다 … 거기에서 미친 환해를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다

이익 『성호사설』

  • 변강쇠 부부 이외의 인간들(땡중, 초라니, 악공들)의 사망 원인은 변강쇠 시체에서 역병이 옮아서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상부한 처지의 여인을 탐한 음심
  • 뎁득이의 참회와 경고

"어기여라 갈이질 먼저 죽은 여덟 송장 전감이 밝았는데 철모르는 이 인생이 복철을 밟았구나. 어기여라 갈이질, 네 번째 죽을 목숨 간신히 살았으니 좋을씨고 공세상에 오입 참고 사람 되게 어기여라 갈이질"

"이 사설 들었으면 징계가 될 듯하니 좌상에 모인 손님들은 청춘불로 수부귀다남자에 태평성세하옵소서, 덩지덩지"

신재효 본

후일담: 변강쇠가와 근대사회

  • 근대성과의 충돌
    • 노골적인 성 묘사 vs. 성은 입에 올리는 것조차 터부
    • 비합리적 병리학 vs. 병은 세균 때문에 생기는 것
    • 시체에 대한 해학적 접근 vs. 시체는 권력의 감시 대상
  • 박동진의 "근대적" 변강쇠가
    • 비속어, 시체 처리(…) 부분 삭제
    • 수절(…)하여 자살한 옹녀와 시체가 멀쩡한 강쇠의 합장
    • 결말: 이거 다 웃자고 하는 얘기니까 생업에나 힘쓰셈

"이 모든 사설이 웃자고서 한 일이라. 더질더질 살아보자"

박동진 본의 마지막 구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