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동아시아 과학관
  • "동아시아 과학사"의 기원
    1. 언제부터, 누구에 의해, 어떤 동기로 시작되었나?
    2. 어떤 상식들이 만들어졌나? 그것은 적절했나?
  • 오늘의 주제
    • 조지프 니덤이 누구인가?
    • 유교와 관료제는 과학기술 발전을 어떻게 방해했나?

동아시아에 과학은 있었다 vs. 없었다 논쟁

중국의 근대화 노력과 결말(1860년-1894년)

  • 목표: 서양이 가진 "선견포리(船堅砲利)"의 성취
  • 결말: 청일전쟁의 북양함대 궤멸 (1894년)
  • 승리의 정당화, 패배의 원인성찰
    • 승자: 동아시아에는 과학문명이 부재, "문명화 사명"의 자각
    • 패자: 승자 입장에 동조, "우리에게는 왜 과학이 없는가?

풍우란(馮友蘭, 1895년-1990년)

  • 미국에서 학위를 받고 유교를 근대식으로 해석
  • 『국제윤리학학술지』에 투고한 논문 "Why China has no Science ― an interpretation of the history and consequence of Chinese philosopy"

설복성(1838년-1894년)

서양인들은 … 증기, 빛, 전기, 화학을 연구함으로써 물, 불, 전기를 자유자재로 다스릴 수 있게 되었다. [반면에] 불행히도 중국 청년들의 기력은 과거시험 답안을 작성하거나 글씨연습을 하며 대부분 소진되고 말았다.

1890년 5월 19일자 일기

이광수(1892년-1950년)

유교가 이렇게 과학을 천히 여기므로 다만 과학이 발생, 발달치 못하였을 뿐더러, 인민의 생활방식이 전혀 비과학적이 되고, 인민의 사상이 전혀 비과학적이 되어, 그 사회에는 과학적 조직이 없고, 그 생활과 사업에는 과학적 근거와 경륜이 없이 오직 황당한 미신과, 무계한 상상과, 일시적 생념에만 의지하게 되었습니다.

1918년 『매일신보』 「신생활론」

동양인들 스스로의 보편적인 생각: "우리한테는 과학 그런 거 원래 없었고 그래서 망했어"

냉소에 대한 반동―자랑과 열광

  • 조금이라도 과학스러운 흔적이라도 보이면 발굴하여 호들갑을 떨며 띄어주기
  • 1935년 1월 1일 『동아일보』 「세계에 자랑할 보배 열 가지」: 팔만대장경, 고금상정예문, 첨성대, 측우기, 직지, 금강산, 고려자기, 석굴암, 거북선, 비차
    • 팔만대장경: "7백년 전에 새긴 것이올시다"
    • 활자: "세계에서 제일 처음 발명"
    • 첨성대: "세계에서 제일 오래된 천문대… 1880년 전"
    • 측우기: "세계에서 제일 처음… 5백년이나 되엇습니다"
    • 석굴암, 고려자기: "세계에서 제1유명"
    • 금속활자: "금속으로 활자를 맨든 것도 우리가 처음이올시다"
    • 거북선: "세계해군에서 처음 쓴 잠항정입니다."
    • 비차: "세계 비행기 중에서는 맨 처음으로 생긴 것"
  • 선정 기준
    • "제일 오래 된 것" "제일 처음 만든 것"
    • 그러나 발전시키거나 계승하지 못해 화석처럼 남아 있는 것. 그런 것들에 열광

조지프 니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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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덤 신상명세(1900년-1995년)

  • 1924년: 도로시 모일과 결혼
  • 1925년: 케임브리지대학 생화학 박사
  • 1937년: 아내 제자 노계진(魯桂珍)과 만남, 불륜
  • 1942년-1946년: 중국에서 외교, 연구
  • 1948년: 케임브리지로 귀환
  • 1954년: 『중국의 과학과 문명』 총서 발간
  • 1995년: 뇌경색으로 사망

니덤과 한국

  • 우선 중빠, 맑시스트 → 한국전쟁 때 중공군 두둔, 한국에 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찍혀 오랫동안 연구 불가
  • 측우기 논쟁
    • 『중국의 과학과 문명』에서 측우기는 한국 것이 아니고 중국 황제가 선물로 준 것이라 주장 (근거: 현존 측우기에 새겨져 있는 건륭 연호)
    • 또한 빗물을 재는 우량계 전통이 중국에 13세기부터 존재했음. 근거:

"그릇에 받은 물의 깊이가 0.9척일 때 평지에 내린 빗물의 양은 얼마인가?"

진구소, 『수서구장』(1247년)

  • 혼천시계(국보 230호) 발굴
    • 하위헌스보다 먼저 진자의 원리를 이용했음 규명

중국의 과학과 문명

  • 동양 과학에서 좋아 보이는 거 다 발굴해 모은 27책짜리 총서
  • 권별 구성:
    1. 서론
    2. 과학사상
    3. 수학, 하늘과 땅의 과학
    4. 물리학과 기계기술
    5. 화학과 화학공학
    6. 생물학과 생명공학
    7. 결론

니덤의 중국 과학사 연구의 특징

  • 과학과 기술공학의 긴밀한 연속성
    • 마르크스주의 과학관: 과학은 인민의 물질생활에 봉사하는 자연지식.
      • cf. 도서관의 듀이 십진분류법: pure science 500, techology 600
    • 물리학은 기계공학에, 화학은 화학공학에, 생물학은 생명공학에 직접 연결되어야… 그리고 중국인들은 그것을 훌륭히 해냈다
  • 중국 과학기술의 성취 찬양
    • 서양 과학기술에 대한 Chinese counterpart 의 발견
    • 근대과학에 미친 중국 과학의 기여에 주목: 바다와 강물의 비유
      • 유럽 과학, 인도-이슬람 과학, 중국-한국-일본 과학 등 유럽에는 다양한 local science가 존재
      • local science들이 각자 가장 훌륭한 부분들을 modern science 라는 바다로 흘려보낸 것. e.g. 이슬람의 연금술, 광학, …
  • 니덤의 대전제: 보편과학의 지향은 인지상정
    • 모름지기 인간이라면 근대과학을 만드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음
    • 근대과학에 대한 니덤의 태도: "unitary science of Nature", "보편과학", 자연을 이해하는 유일하게 옳은 방식

”인간은 언제나 본질적으로 한결같은 환경 속에서 살아왔다. … 인간이 자신의 환경을 제대로 안다면, 그 지식은 일관되고 동일한 체계일 것이다.”

  • 니덤의 자기모순: 그렇다면 중국은 왜 근대과학으로 발전하지 못했나? why not question
    • 마르크스주의 관점의 재등장: 과학은 정상, 사회가 비정상
    • 니덤이 제시한 답: 유교와 관료제 때문
    • 자칭 "명예 도사(honorary taoist)"
      • 유교는 자연세계에 무관심, 극단적 정치 지향성
      • 도교는 자연 친화적, 화학·생명과학 분야의 민중기술에 강세

니덤 비판

질문의 부적절함 by 네이선 시빈(1931년-)

  • 이 질문 안 이상하냐?
    • "왜 쟤네 집은 불이 나지 않았나?"
    • "왜 네 이름이 오늘 신문에 안 나왔나?"
  • "why not E"에서 사건 E의 성격 때문
    • E의 발생이 보편적이고 필연적이지 않을 때 why not E는 어색해진다
    • "why E"를 묻는 것이 적절
  • 시빈에 대한 반론: 아무에게나 why-not 을 묻는 것이 아님.
    • 과학 기술이 고도로 성장한 문화권에서 과학혁명이 일어나지 않은 이유는 궁금할 수밖에 (니덤: 문턱threshold 비유)
    • 해당 문화권의 다른 영역들이 고도로 발달한 경우: 왜 과학은 해당 문화권의 다른 영역들만큼 발달하지 못했나?
    • 이 두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는 곳: 중국, 조선, 인도…
대답의 부적절함
유럽 중국
유교 관료제 X O
상인 자본주의 O X
대학 도시문화 O X
창조주 관념 O X
법칙의 존재에 대한 믿음 O X
기하학, 논리학 전통 O X
명료한 언어 구사 O X
실험과 실측 구사 O X
  • 토비 허프(1942년-)의 문제작 『사회·법체계로 본 근대과학사 강의』
    • 서양에는 있었는데 중국에는 없었던 것을 단편적으로 쭉 나열
    • 존나 욕먹음. 서양중심적, 문화적 편견?
    • 허프의 신경질적 반응: 학술적으로 사실들을 정리해서 내놓을 수도 있는 거지 PC충 새끼들이 지랄노 ㅗ
  • 생각해볼 문제:
    • 서양의 독특한 문화요소들이 동양에서도 같은 역할을 수행했을까?
    • 동양에 없었고 서양에 있었던 요소들이 동양에 있었다면 동양에서 과학혁명이 필연적으로 발생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몰역사적 결정론이 아닐지?

잠정적 태도

  • 질문을 포기해야 하나?
    • 요즘 과학사학계의 입장: 시빈 입장에 가까움. 논의 불가 or 무관심
    • 비전문가들에 의한 질문과 대답이 지속 → 불행한 결과 (…)
  • 여전히 같은 질문을 던지는 이유
    • 동아시아 문화 자체, 동서양의 차이를 이해
    • 과학의 발전이 이루어지는 다양한 양상을 이해

유교 관료제와 과학

유교와 관료제

중국 문명의 패권을 유지시킨 두 축

  • 유교: 사문(斯文, This culture of ours)
  • 관료제: 유학자에게 "참정권" 부여
  • 유교와 관료제 속에서 과학, 과학자의 존재 양태는?
    • 과학기술에 대한 유교 지식인의 태도는?
    • 과학기술 전문가의 사회적 지위는?

과학기술 전문가의 사회적 지위 — 장영실의 예

  • 출신성분
    • 고려에 귀화한 중국인 화약기술자 가문 (한국 장씨는 張, 장영실은 장개석이 쓰는 蔣)
    • 어머니가 하필 기생: 동래현 관노비?
  • 태종-세종 대 궁중 기술자 경력
    • 1425년 상의원 별좌(정5품)
    • 1433년 호군(정4품) - 자격루 개발
    • 1438년 대호군(종3품) - 옥루 개발
    • 1442년 어가 파손 사건과 처벌
  • 의문: 왜 복귀하지 못했나? 곤장 몇 대 치고 봉급 깎으면 될 일인데?
    • 통념: 장영실을 시기질투하던 양반 관료들이 옳다꾸나 찍어냈던 것
    • 면천 당시 관료 임용 찬반 비율 2:1
  • 어가 파손 사건에 대한 현대인의 인식
    • 과학기술을 천대하는 조선사회의 고질병
    • 과학기술 vs 유교관료제 문제로 환원
  • 세종대 천문학 정책의 국제적 맥락?
    • 하늘을 보는 것은 중국 황제의 몫
    • 외교적 마찰을 우려한 읍참마속?

유학자들의 일반적 지향

  • 전문가(specialist) 보다는 종합지식인(gerneralist)
    • 과학기술의 전문지식은 기술직 관료("중인")들이 전담
  • 경전의 근거들
    • 『주역』의 형이상 vs. 형이하. 도(道)와 소도(小道)의 위계구분
    • 『논어』위정편: 군자불기(君子不器) 군자란 단순한 도구(사회가 돌아가는 데 자신의 기능을 제공하는 존재)가 아니다. "군주를 보필해 천하대사 큰 방략을 짜는 안목이 있는 존재"가 유학자들의 자기정체성
  • 경전의 재해석 여지
    • 소도(小道): 작긴 하지만 여전히 도로써 학자가 알아야 하는 지식. "거기에도 살펴볼 만한 것이 반드시 있다" (논어)
  • 주희가 제시한 『대학』(大學, Great learning)의 길
    • 불교 승려들처럼 명상만 한다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게 아님
    • "격물(格物, investigation of thing)에서 시작해라"
      • 물이란 내 머리 밖에 있는 것은 모든 것. 형이하로써 감각할 수 있는 구체적 사물, 자연현상, 역사적 사실 등등…
    • "배우지 않아도 되는 책은 없다"
  • 경전과 역사 공부에 필수적인 과학 지식
    • 『상서』 "순 임금께서는 '선기옥형(혼천의)'을 살펴 '칠정(해, 달, 5행성)'을 가지런히 정리"
    • 정사에 역사적 사건 뿐 아니라 천문지, 지리지, 기타 자연 현상 구체적으로 기록

치국평천하를 위한 도구적 과학

  • 통치에 필요한 과학기술
    • 중앙에선 천문학, 지도학, 산수, 의학, …
    • 지방에선 농업, 원예, 치수, 건축, 군사, …
    • 중국사의 걸출한 과학기술자는 대개 관료가 업무 수행 와중에 문제해결을 하면서 탄생 e.g. 송나라의 심괄(1031년-1095년)
  • 제국 정부의 과학기술 담당 기관
    • 흠천감(천문), 태의원(의료) 등 — 해당 분야 전문가를 관료로 취직
    • 특정 과학기술 분야를 국가에서 후원

결론: 유교관료제의 양날

긍정적 영향

  • 과학기술은 사대부에게 필수교양 → 이과학문에 기본적 관심 유지
  • 국가가 필요로 하는 특정 과학기술 분야의 지속은 유리

부정적 영향

  • 사회 엘리트들이 과학기술 전문가가 되는 것을 억제
  • 정치, 윤리적 실용성과 무관한 지식 추구는 정당화되기 어려움 (니덤의 말이 완전히 틀리지 않음)
    • 만일 꿈에서 공자나 주자를 만나 "진공상태"에 대해 묻는다면?
    • 전통시대 학문은 사변적이었다는 편견이 있지만 오히려 지나치게 실용성 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