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죽었지?

'누가 죽었지?'는 주로 서부극이나 사무라이 활극에서 사용됩니다. 영화의 막판입니다. 주인공과 악당이 드디어 최후의 결전을 벌이죠. 빵하는 총소리가 들립니다. 또는 휙하고 칼을 긋는 소리가 들려요. 두 남자는 여전히 서 있습니다. 분명히 누군가 총에 맞거나 칼을 맞은 상태인데 말이죠. 잠시 뒤 한 사람이 끼익하면서 쓰러집니다. 십중 팔구 악당이지만, 선악의 경계가 불분명한 경우는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베라 크루스]의 다음 결말을 예로 들을 수 있을 것 같군요.

이게 현실 세계에서 얼마나 가능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전 총을 맞은 적도, 칼에 찔린 적도 없으니까요. 하지만 영화 세계에서는 유익합니다. 짧은 기간이지만 생과 사를 결정짓는 순간을 연장시키면서 여분의 서스펜스를 자아낼 수 있으니까요. 물론 관객들은 대부분의 경우 누가 총에 맞았는지(또는 칼에 찔렸는지) 알고 있지만 그런 경우에도 서스펜스는 남습니다.

이 트릭의 또다른 기능은 패배자인 악당에게 카리스마를 부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그는 잠시나마 죽음마저도 피해갈 수 있는 굉장한 악당인 것이죠. 죽는 사람이 주인공이라고 해도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09/02/25)

DJU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