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쟁이를 조심하라

[파울 플레이] 도입부에서 골디 혼의 캐릭터는 자동차가 고장난 한 남자를 만나게 됩니다. 그들은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영화관에서 데이트까지 하게 되지요. 하지만 남자는 영화관 안에서 정체불명의 킬러에게 살해당하고 죽기 전에 골디 혼에게 속삭입니다. "난쟁이를 조심해요."

왜 난쟁이일까요? 물론 난쟁이 악당이 나중에 등장하니까 그렇죠. 하지만 이 "난쟁이를 조심해요! Beware of the dwarf!"라는 문장은 진상 자체보다 더 재미있습니다. 신비스럽고 어처구니없으며 환상적이죠. 물론 해답도 그만큼이나 신비스럽고 어처구니없고 환상적이면 더 좋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좋아요.

"난쟁이를 조심하라"로 대표되는 'dying message'는 추리물의 클리셰입니다. 살인사건의 피해자가 죽어가면서 필사적으로 살인범에 대한 마지막 단서를 남깁니다. 하지만 그들은 결코 그냥 이름을 말하지 않아요. 배배꼬이고 이해하기 어려운 수수께끼 같은 말을 남기고 죽죠. 그 때문에 주인공들은 영화나 소설이 끝날 때까지 그 뜻을 알아내기 위해 머리를 쥐어짜야 합니다.

왜 이들은 그냥 이름을 말하지 않는 걸까요? 이유야 많죠. 살인범이 남겨놓은 단서들을 파괴할까봐 걱정해서 그럴 수도 있고 경찰이 아닌 특정 인물에게만 단서를 남기고 싶어서일 수도 있어요. 범인의 이름을 모르기 때문에 자기가 가지고 있는 단서만 제공하는 것일 수도 있고 범인의 이름을 말했는데 들은 사람이 잘못 알아들었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진짜 이유는 이미 위에서 말했습니다. 신비스럽고 어처구니없으며 환상적이니까요. "난쟁이를 조심해요!"처럼 말도 안 되는 단어일수록 더 그럴싸합니다.

지금 이 클리셰는 진화 후반기에 접어들었습니다. 퍼즐 미스터리의 전성기가 지났으니 이게 진지하게 사용되면 우습죠. 맨 처음 언급된 [파울 플레이]에서도 농담이었어요. 하지만 이 설정을 진지하게 사용하는 작품들은 여전히 나오고 있습니다. 유명한 [다빈치 코드]의 오프닝도 그렇잖아요. 솔직히 말도 안되는 설정이었지만요. (07/06/12)

DJU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