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출판사 초한지 인용문

제1부 도박(睹博)

제1권 사상 최대의 도박

난세는 영웅을 낳고 영웅은 시대를 연다고 했다.

그러나 아직 시기가 무르익지 않아서인지,

영웅이 탄생했다는 말도 없었고…,

새 시대가 도래했다는 말도 들리지 않았다.

다만 피비린내나는 전쟁의 소용돌이만이 천지를 뒤덮고 있는 가운데…,

천하는 바야흐로 일곱 나라(전국7웅: 연, 조, 제, 위, 한, 초, 진)가 주도하는 전국시대 말기….

제2권 상대가 성하면 내가 쇠한다

효문왕: 글은 열심히 읽고 있느냐?

정: 소자는 글은 읽기 싫습니다.

효문왕: 오라, 그러면 무예를 좋아하는 모양이구나?

정: 무예도 싫습니다.

효문왕: 무어라~? 장차 내 뒤를 이어 이 나라의 대통을 이어야 할 세손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다니…. 마땅히 학문과 체력을 단련해서 군왕의 자질을 갖추어야 하거늘, 학문과 무예가 싫다고?!

정: 소자는 왕이 되는 것도 싫습니다.

효문왕: 허어~, 이런 변이 있나. 세상에 왕이 되기 싫다는 놈이 다 있으니…. 이것이 어찌 한 나라의 세손 입에서 나올 소리란 말인가?

정: 도대체 입으로만 나불대는 글은 읽어서 무엇하고, 아이들 장난 같은 무예는 배워서 어디에 쓰겠습니까? 소자는 사람을 다스리는 법을 배우고 싶습니다. 그래서…. 중원을 다스리는 천자가 될 것입니다!

제2부 야심과 음모

제3권 자초의 세자 옹립

오뚝한 코!

쭉 째진 눈!

새의 가슴!

승냥이 목소리에 호랑이 같은 마음!

상황이 위급할 때는 필요한 사람에게 스스로 몸을 낮추고, 일단 뜻을 이룬 뒤에는 도와 준 사람을 잡아먹는다!

만약에 이 사람이 천하를 얻게 된다면 천하의 뭇 사람은 모두 그의 노예가 될 것이다!

제4권 진의 통일 천하

종래로 선비라고 하는 종자들은 말 많고, 탈 많고, 이유 많은 종자들이다.

그래서는 짐의 위엄이 서지 않을 뿐더러 백성들의 마음을 한 곳에 모으지 못하고 혼란만 가져올 테니 나라를 통일한 의미가 없지 않겠나!

그러니 말 많고, 탈 많은 종자들이 이유를 댈 수 있는 근거를 없애 버려야 할 것이다.

세상의 모든 서책을 불살라 버리되 의학·복서에 관한 책들과 진의 역사 및 짐의 공적을 기록한 책만을 후세에 전해 만행의 근본이 되게 하고 — 焚書(분서)

이에 반대하는 자가 있으면 모조리 잡아 죽여 내 말을 좆지 않는 자가 없게 하라! — 坑儒(갱유)

짐의 말이 곧 법이요, 진리일지니….

짐이 바로 천자 이니라!

제3부 역천(逆天)

제5권 제왕지상

가지려고 하지 마라!

가지려고 하면 상대도 가지려고 할 것이요,

서로 가지려 하면 적(敵)이 된다.

주어라!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주어라!

그러면 내 사람이 될 것이다.

누르려 하는 자는 반골(叛骨)을 키우고,

가지려고 하는 자는 적(敵)을 만드니….

적이 많은 사람은 싸움에 지치고,

베풀려 하는 자는 동지를 만드니 세상이 그를 따를지라.

그가 바로 천하를 얻는 사람이다!

베풀 수 있는 자만이 진정한 패자(覇者)가 될 수 있으니, 그것은 내 모든 것을 주었을 때 상대의 모든 것을 얻을 수 있으므로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

— 높은 콧날, 툭 튀어나온 이마, 멋진 수염을 가진 용을 닮은 사내 —

제6권 시황의 죽음과 들끓는 천하

힘이 산이라도 빼어 던질 만하고 세상을 덮을 정도로 기력이 웅대하다! 역발산 기개세(力拔山, 氣蓋世)!

누가 그를 당할 손가?

그가 한번 고개를 들어 쏘아보니 맹수가 달아나고,

그가 한번 발을 구르니 산천 초목이 떨었다!

그가 한번 떨치고 일어서니 세상 만물, 온 천하의 사람이 길을 열었다.

보아라! 그가 간다. 영웅(英雄)이 가는 길에 거칠 것이 그 무어냐? 그가 바로 역발산(力拔山) 기개세(氣蓋世)라 — !

제4부 환란시대(患亂時代)

제7권 진승과 오광

我愛你有多深
你想我有多深

나는 너를 얼마나 사랑하고
너는 나를 얼마나 생각할까?

心己向着你
天天想着你
心中的春兒
只爲你而來
心中的花兒
只爲你而開

마음은 너를 향해 있고
매일매일 너만을 생각해.
마음 속의 봄은 너를 위해 오고
마음 속의 꽃도 너를 위해 피니.

爲你我而生
爲你我而死

너를 위해 나 살고
너를 위해 나 죽으리.

제8권 장량과의 만남

일찍이 제의 현인 신포서가 말했다.

하늘이 정한 운수가 사람을 이긴다. 그러나 노력에 따라서는 사람도 능히 천운을 이긴다고!

나는 누가 싸움에서 이길 것인지 알고, 누가 천자가 될 것인가도 안다.

그렇기는 해도 나는 한번 한 약속을 어기고 주공을 바꾸지는 않겠다.

천운이 나쁘고 시운이 따르지 않는다고 해서 자신이 해야 할 일까지 하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느 때 뜻을 이루고, 어느 누가 천명을 받든 그 결과는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신포서가 말했듯이 나는 나의 주공을 위해 목숨 바쳐 천운에 도전할 것이다.

목숨을 바쳐 내 할 일을 하고 마음을 다하여 신의를 지킨 이후 천명을 기다리면 그만 아닌가!

사나이의 약속과 의리라고 하는 것은 그런 것이다!

전세가 불리하고 모든 사람이 몰려간다고 나 같은 늙은이까지 약속을 저버린다면 이 다음 태어날 후손은 무엇을 보고 인의를 배운단 말인가!

제9권 첫 발을 내딛는 한신

강태공이 80년을 고생하고 80년을 영달했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강태공의 고진감래를 욕하는 사람이 없다.

지난 시절의 외적 모습만을 보고 그 사람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 역경과 고난을 딛고 일어선 것은 상을 받으면 받을 일이지 욕을 먹을 일은 아니다.

그가 남의 사타구니 밑을 기어가고 밥을 얻어먹은 것은 고진감래를 위해서였지 그가 못나서는 절대 아니다.

겉만 잘나고 속이 못난 자를 어디다 쓰겠는가?

그는 겉은 못나 보여도 속은 잘난 사람이다. 고생도 할 만큼 했다. 그런 그를 세상이 알아 주지 않는다면 원망할 수밖에 더 있겠는가?

그를 써라! 그를 쓰지 않으면 그는 적이 되어 칼 끝을 네게로 향하리라!

잡아라! 무조건 그를 잡아라! 그를 잡는 사람이 천하를 잡을 것이다!

천하에 병법과 군 통솔력에 있어 그를 능가할 사람은 없다.

세상에 저 잘났다고 일어선 군웅을 모두 합쳐도 그를 당해 내지 못한다. 천하에 날뛰는 군웅을 모두 평정하고 통일할 사람은 그 사람밖에 없다.

그가 바로 비렁뱅이 출신의….

한신이다!

제5부 동진, 서진(東進, 西進)

제10권 불세출의 영웅, 항우와 유방

왕도(王道): 임금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 또는 자세.

안타깝다!

안타깝다고밖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무릇 세상에는 두 가지 유형의 군주가 있다.

그 하나는 성군(聖君)이라 하여 인의(仁義)와 덕(德)으로 백성을 다스리는 군주이고,

다른 하나는 패주(覇主)라 하여 무력과 억압으로 백성을 다스리는 군주다.

물론 그 뜻으로만 본다면 성군을 따르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전자를 왕도(王道)라 하고 후자를 패(覇道)라 하지 않는가!

그러나 성군에게 크나큰 결점이 있고, 패주에게는 더할 수 없는 장점이 있다면, 과연 누구를 택해야 하는가?

하물며 나의 선택이 천하의 형세를 바꿀 수도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어쨌든 단 한 번…, 단 한 번의 선택으로 끝까지 한 길을 가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나의 고민이다!

제11권 결의 형제

나는 그가 두렵고 무섭다!!

나는 그가 먼저 함양에 들어가서 공을 세우는 걸 절대 원치 않는다!!

그러니 그에게 빠른 길을 주어선 절대 안 된다. 그에게 동정(東征)의 길을 가게 해야 한다!

물론 그가 나를 왕위에 오르게 했고, 공이 많다는 걸 모르지 않는다!

그러나 마음이 가지 않는 걸 어쩌란 말인가?

난 그의 앞에 가기만 하면 두려워 떨리기만 할 뿐이다. 마치 호랑이나 맹수를 보는 것처럼 공포스럽기까지 하다!!

임금인 내가 이런데 백성들이야 오죽하겠는가? 마음이 가지 않는 거야 사람도 어쩔 수 없고 하늘도 어쩔 수 없는 법! 그것이 곧 천심이요, 민심이 아니겠는가!

제12권 홍문의 연회

표리부동(表裏不同)!

이는 겉과 속이 다르다는 말이다!

나는 이 말을 가장 싫어한다!

사람이 겉은 희고 속은 검다면 그 사람을 무엇에 쓰겠는가!

무릇 사내란 겉과 속이 같아야 장부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진나라 놈들은 도대체 믿을 수가 없는 놈들이다!

나는 놈들에게서 반역의 싹을 보았다. 놈들은 겉으론 항복했지만 마음 속까지는 나를 따르지 않는다!!

나를 따르지 않는 부하는 필요 없다! 20만 명 전원을 땅을 파고 생매장하라!

제6부 서초패왕(西楚霸王)

제13권 천하 분할

폐하…. 신첩에게는 오로지 폐하밖에 없습니다.

빛나는 보석도, 화려한 옷도 필요 없습니다.

오로지 생각하는 것은 폐하뿐이고, 오로지 바라는 것은 폐하와 같이 있는 것입니다. 소원이라면 그것만이 제가 간절히 원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옷을 직접 빨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밥을 짓고, 사랑하는 사람의 숨결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이 저의 기쁨이랍니다.

그리고…. 눈을 감고 있거나 뜨고 있거나 길을 갈 때도 밥을 먹을 때도 잠을 잘 때도 오로지…. 내 사랑은 당신뿐이랍니다.

오로지 바라는 것이 있다면 그것뿐이에요…. 오로지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뿐이랍니다. 오로지 그렇게 되기만을 바라고 바랍니다. 오로지 그것만이 소원이며 오로지 그것만이 제가 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꼭 한 가지 꼭 한 가지 희망이 더 있다면….

그것은……. 그것은 내 사랑, 당신의 품에 안겨 당신의 팔을 베고 당신과 함께 잠드는 것만이 제가 희망하는 것이랍니다.

그것만이… 그것만이 제가 오로지 간구하는 것이랍니다. 폐하….

제7부 파초대원수(破楚大元帥)

제14권 파촉으로! 파촉으로!

하늘을 나는 새도 나무를 보고 둥지를 친다고 합니다.

하물며 사람이야 오죽하겠습니까?

그런데 그대는 지금 어디에 둥지를 치고 계십니까? 그곳이 진정 그대가 머물 둥지라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아닙니다! 그곳은 절대 그대가 둥지를 칠 곳이 아닙니다. 새롭게 둥지를 쳐야 합니다!

그대는 수십, 수백 년에 하나 나올까말까 한다는 대원숫감이라고 했습니다.

새로운 둥지를 치십시오. 그러면 그대에게 새로운 하늘이 열릴 것입니다!!

그것은 파초(破楚)대원수라는 하늘입니다.

제15권 한군 출정

대원수(大元帥)라 함은 국가의 존망을 좌우하는 중요한 자리입니다.

그런 만큼 대원수를 모셔오는 절차 또한 한치의 소홀함이 있어선 안 될 것입니다.

우선 제단을 쌓고 대왕께서는 목욕 재계를 하시고 길일(吉日)을 택해서 친히 모셔 온 후에 의식을 치르고 정중히 임명하셔야 될 것입니다.

만약 전하께서 이 나라의 주인임을 내세워 그리할 수 없다면 이는 전하께서 한낱 제후로 머물 생각이라 아니 할 수 없습니다!

지금이 평화시대라 해도 대원수라 함은 엄중히 선택해야 할 만큼 중요한 자리입니다.

하물며 지금 나라가 살아 남느냐 없어지느냐 하는 국가 존망의 기로에 있음을 생각하신다면 어찌 그 중요함을 다시 말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이제 이 나라의 운명도, 전하의 운명도, 문무 백관의 운명도 그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그가 바로 사타구니 무사 한신(韓信)입니다.

제16권 함양 재입성

전하! 이 세상 어떤 일이든 그것을 하고자 함에는 명분과 소신이 따라야 합니다.

명분이 없는 일은 사람이 따르지 않고 사람이 따르지 않는 일은 성공할 수 없습니다.

또한 명분도 있고 사람이 따른다 해도 소신이 없으면 이 역시 성공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명분이 좋다 한들 믿음 없는 전쟁이 어찌 성공할 수 있겠습니까?

전하께서는 의제(義帝)의 시신을 거두시고 명분을 세우셔야 할 것입니다.

의제의 시신을 거두고 발상(發喪)하여 명분을 세우면 천하만민이 감동하여 전하를 따를 것입니다.

천하만민이 따르는 것을 보시면 전하 스스로도 소신이 생길 것입니다.

천하만민이 전하를 믿고 전하께서 그들을 믿는데 어찌 천하를 얻지 못하겠습니까? 부디 명분을 세우고 소신을 가지도록 하십시오, 전하!

제8부 초한전(楚漢戰)

제17권 팽성 대회전

좋은 나라, 평안한 나라라고 하는 것은 아이들이 노는 소리가 넘쳐나고 노인들이 행복한 여생을 보내는 나라를 의미할 것입니다.

또한 젊은이들이 열심히 일하고 교육에 힘쓴다면 나라는 절로 부강해지고 튼튼해질 것입니다.

그런데 그 기회를 매번 뒤집어 놓는 사람이 항우라고 하는 자입니다.

나는 비록 죽음을 눈앞에 둔 늙은이지만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잘 알고 있씁니다.

내 자식에게 분명하게 전해 주십시오. 늙은 어미는 의(義)를 위해 싸우는 자식에게 걸림돌이 되지 않기 위해 먼저 가겠노라고….

그리고 내 자식 역시 의를 위해서 목숨을 바치길 바란다고 전해 주십시오.

의(義)를 위해서 목숨을 바치라고….

제18권 한군의 반격

사람이라고 하는 것은 자신의 처지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입지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용의 꼬리가 되어서 입지를 넓힐 수도 있으나 뱀의 머리가 되어서도 입지를 넓힐 수 있는 것입니다.

지금 대왕께서는 뱀의 머리를 자신의 처지로 삼아야 합니다. 이제 초와 한의 운명은 모두 대왕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이건 바로 천하를 삼분(三分)하라는 계시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옛말에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는 삶아 먹히고[狡兎死走狗烹], 용기와 지략이 주인보다 앞서면 신변이 위험해지며[勇略震主者身危], 공로가 세상을 덮으면 상을 못 받는다[功蓋天下者不賞]고 했습니다.

이렇듯 대왕께서 한왕을 도와 천하를 통일하고 나면 그 다음엔 대왕의 죽음이 기다리고 있다는 걸 아셔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대왕께서는 절대 밖으로 나가 한왕을 도와서는 안 됩니다.

오로지 천하의 한 축을 잡고 삼분하는 것만이 대왕께서 살 수 있는 길입니다.

제19권 불사이군 한의 세 충신

안타깝구려. 이 밤이 지나고 나면 그대와 나는 영원히 만날 수 없을지도 모르오.

그런 말씀 하지 마십시오. 소첩은 언제까지나 폐하의 곁에서 떠나지 않을 것이옵니다.

허허허! 내일 결전에서 내가 죽을지도 모르는데 말이오?

죽음이 어찌 우리 둘을 갈라놓을 수 있겠습니까? 소첩도 따라가지요.

아니오, 아니 되오. 그대를 지켜 주지 못하는 죄를 하늘이 아는데 어찌 그대를 저승까지 데려간단 말이오!

아니옵니다, 아니옵니다. 폐하가 어디를 가시든 저는 죽는 한이 있더라도 끝까지 따라가겠습니다.

서로의 마음이 하나이면 죽음도 우리 사이를 갈라 놓을 수 없다는 것이지요. 소첩의 마음에는 오로지 폐하만이 계실 뿐이옵니다.

하늘은 끝이 없고[天長] 땅이 영원히 변하지 않듯이[地久], 제 마음도 죽으나 사나 오직 폐하와 함께 할 것입니다.

아아, 알고 있소. 그대의 마음을 내가 어찌 모르리요? 나 역시 오직 그대만을 생각한다오.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없이 오로지 당신만이 내 사랑이었다오.

천장지구[天長地久], 그것이 우리의 사랑일지니…. 설령 하늘과 땅이 사라진다 해도 그대와 나의 사랑은 영원히 변치 않으리….

천장지구[天長地久], 그것이 우리의 사랑일지니….

제20권 항우의 죽음과 천하통일

그자는 언제든 배반할 자입니다. 제거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승상?

그것은 안 됩니다. 그가 마음에 걸리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는 다시 없는 불세출의 명장입니다. 또한 그가 있었기에 항우를 꺾고 천하통일을 할 수 있었던 점을 상기해 주십시오, 황후 폐하.

그게 문제라는 겁니다, 승상. 나라에 영웅이 둘이 있으면 밥그릇 싸움이 일어나게 마련입니다.

오히려 그를 제거했을 때 일어날 국론분열을 생각하셔야 합니다. 그를 공신으로서 잘 대우해 주고 인정해 줘야 유능한 신하가 모여들지 않겠습니까?

사람은 편안하면 다른 생각을 하게 되어 있는 겁니다.

그자가 배신할 것임을 보여 주는 전력이 그자에겐 다섯 가지나 있습니다.

첫째, 한중에서 그자가 관직에 오르자마자 폐하께서 자신을 몰라본다고 도망친 것이며,

둘째, 수수대전 때 폐하께서 곤경에 처해 있는데도 달려와서 도와 주지 않은 점이며,

셋째는 스스로 제왕이 되려 한 점이고,

넷째는 동제왕이 되고 나서도 광무대전 후 폐하의 명을 어기고 출전치 않고 있다가 삼제왕으로 임명받고 난 후 출전한 것이며,

다섯째는 천하통일 후 제왕에서 초왕으로 전임되었을 때 반발한 것입니다. 이는 모두 그자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행동으로서 폐하와 함께 공을 나눠 가지자는 수작입니다.

전쟁시엔 명장이 필요하지만 평화시엔 유능한 정치가가 필요한 것입니다. 그자를 살려 두면 두고두고 화근거리가 될 것입니다.

회음후 한신을 제거하십시오, 소하 승상!!